현재 시각 5월 21일 밤 11시, 현 종단 사태와 관련해서 포털사이트의 최신 기사가<일요시사>의 “<충격>조계종 승려들의 끝없는 진흙탕 폭로전 전말” - “이러다간 오시려던 부처님도 안 오시겠네~”이다. 연일 언론의 뭇매를 맞는 조계종, 두려운 마음마저 든다.

종단과 관련한 사건이나 사고도 문제이나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너무나도 안일하게 대처하는 현실이 더 큰 문제다. 솔직히 조계종과 같이 답답하고 전근대적인 조직이 세상에 또 있을까? 종단의 파국이 수년째이며, 근자는 벌집을 쑤셔 놓은 형국인데 속수무책이다. 임시변통이 통하기를 바란다면 오산이다.

승려들의 비리보다 더 큰 문제는 수십 년간 반복되는 종단의 위기관리능력과 지도력의 부재 그리고 유신의 외면이다. 한마디로 무책임과 무능력하고 근본이 허하다. 국가의 공무원과도 같은 교역직들은 현 사태를 종(정)책의 전환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사회언론과의 인터뷰로 허송세월하고 있다.

‘자성과 쇄신 결사본부(본부장 도법)’는 밤을 새워서라도 ‘자성과 쇄신안’을 만들어서 세상에 내 놓아, 불교가 자정 능력이 있으며 건재함을 과시해야 하는데 그 수장은 언론과 그야말로 여담이나 하고 있다.

현 상황을 전 종교계의 혁신으로까지 승화한다면 전화위복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추락한 불심, 상실한 조계종의 위상, 꺼져만 가는 영험을 살릴 큰 계기를 당장이라도 마련해야 하는 책무가 일차적으로 현 집행부에 있는데 말이다.

# 2005년 봄, 그 이후의 연속 된 작태

지금부터 7년 전인 2005년 5월 15일 필자는 수경 스님과 같이 “청정 교단 수호” - “부패근절 왜 해야 하는가?” 라는 홍보지를 만들어 배포했다. 당시에도 원정도박 등 종단비리 문제가 사회에 큰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2005년 4월 22일자<동아일보>는 “원정도박…횡령… 잇단‘파계’에 조계종 뒤늦은 자성” 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의 주 내용은 ▲경주 불국사 내 골프연습장 불법 건립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된 모 주지 스님의 해외 원정 도박과 외환관리법 위반 의혹 ▲조계종 임시 중앙종회에서 제기된 동국대 일부 이사진의 부정 의혹 ▲조계사 옆 한국 불교역사기념관 내 불교중앙박물관 전시실 인테리어 공사 관련 의혹 ▲전남 구례 화엄사 주지 스님의 국고 보조금 횡령 혐의 수사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사찰 도난물품에 다이아몬드 시계와 골프 회원권이 포함된 사실 등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근래의 사태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서 2005년 4월 13일자<불교신문>은 “자정노력 없으면 공멸”우려 라는 기사에서 “종단 안팎에서는 불교계 스스로가 참회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지 못하면 외부에 의한 ‘정화’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며 강도 높은 지적을 했다.

7년 전 상황과 자금의 사태는 종단 고위급들, 즉 거대 사찰의 재정을 좌지우지하는 일부 승려들에 의한 누적된 악습이 원인임이 잘 증명되고 있다. 즉 비리의 대부분이 종단행정과 사찰경영라인에 의한 것들이다.

2005년 4월 13일자<불교신문>의 지적대로 조계종은 공멸해 가고 있으며, 우리 스스로가 아닌 외부에 의한 ‘정화’를 막을 수 없다면 조계종은 문 닫아야 한다.

# 조계종 근원적인 유신을 단행 하자

우선 현 집행부가 안일한 생각을 한다면 절대 오판이다. 국민과 불자 그리고 종도저변에 조계종과 불교 전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 결코 시간이 약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수년간 누적된 종단의 피로도에 더해 도박사건이 첫 보도 된 지난 5월 4일 이후의 상황 -여론-은 돌이킬 수 없게 악화돼 있다. 무엇보다 집행부가 추락한 불심을 회복시킬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 청정교단으로 탈바꿈하고 난국을 상쇄 시킬 대안은 오로지 ‘강도 높은 종단 유신’밖에 없는데 말이다.

현 상황에서 조계종이 할 일은 대유신이라는 희망의 역사의 장을 여는 것이다. △절대 삼가 할 것은 집행부의 막무가내식의 버티기와 지속되는 폭로다. △현 사태에 전 종도는 모두가 공범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현 사태의 대처에 있어서 위로는 원로의원 스님으로부터 종단의 고위급등 누구를 막론하고 하심해야 한다. △사부대중은 종단 유신을 단행해야 한다는 깊은 인식과 대종단 주문을 해야 한다.

집행부는 냉철한 자세로 현 상태를 반조해서 그야말로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해야 한다. 어디까지나 총무원장 스님의 몫이다.

또한 종단의 원로 및 그래도 양심 있는 대중들은 조계종의 이와 사적 모델을 새롭게 정립 한다는 자세에서 접근해야 한다. 얽히고설킨 인맥이나 인연, 혹여 미진만큼이라도 이기심을 버리고 임시봉합이 아닌 ‘근원적인 조계종 유신의 단행’이 가능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것이 원로회의의 유시던, 승려들의 집합된 공개 주장의 천명이던, 아니면 개인적 표현이던 말이다.

지금의 조계종과 우리를 1,700년 불교사가 지켜보고 있다. 우리가 출가 때 가졌던 순수한 마음이 지금의 나를 지켜보고 있다. 1,200만 불자와 국민이 지켜보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자신이 아닌 조계종과 한국불교를 위해 큰 죽음(大死底人)을 선택하자! 그리고 당당하게 종단 유신의 깃발을 높이 치켜들어 추락만 하고 외면당한 불심의 당간지주를 헌걸차고 드높이 세우자!

/法應 (불교사회정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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