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별 나누는 것 없이 예를 갖춰 뜻 기려야
문중별 나누는 것 없이 예를 갖춰 뜻 기려야
  • 성철 스님 문도대표
  • 승인 2012.03.1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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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성철대종사 탄신 100주년 문도 기념사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 땅에 전해져 한국불교의 역사가 초석을 다진 지도 어느덧 1700년이 흘렀습니다. 그 긴 세월동안 한국불교는 영광과 발전의 시대를 거쳐 왔으나, 아시다시피 조선조에 이르러서는 유교 국가를 천명하며 불교는 참담한 질곡의 역사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회암사’라는 절을 기억하십니까? 경기도 양주에 있는 회암사라는 절은 본래 이태조가 머물던 국찰이었습니다. 그러나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 회암사는 화마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발굴 도중 하나같이 목이 잘린 석재 불상들이 발견되는 것만 보아도 이곳이 얼마나 아픈 역사를 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회암사 폐사지를 청담 대종사와 성철 대종사께서 둘러보시는 여러 장의 사진이 남겨져 있습니다. 그 사진들을 살펴보면, 회암사의 영광과 쇠망을 회상하시면서 만감이 교차하셨을 두 분 큰스님의 모습이 역력하게 드러납니다. 아마도 큰스님들께서는 회암사 폐사지를 둘러보시며 조계종의 밝은 미래를 다짐하셨을 것입니다.

한국불교의 역사, 그 가운데서도 조계종의 역사는 올해로 50년이 되었습니다. 조계종단에서 교조로 받드는 도의국사 다례를 올리는 예식도 근년에 와서야 이루어졌습니다. 불교역사의 전통을 잇고 정통성을 더 높이는 일은 결국 우리 시대의 큰스님들을 더 높이 존경하며 그 뜻을 받드는 일일 것입니다. 회암사 폐사지를 둘러보시는 두 분 큰스님의 사진을 보며 더욱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조계종단은 전국의 사찰을 통합하는 한국불교의 유일한 조직이면서 단일한 종단입니다만, 내부적으로는 문중과 문도의 집합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큰스님을 존숭하는 일도 종단이 아니라 문중 중심의 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문중별로 나누는 일 없이 큰스님으로 존숭 받는 어른스님들을 종단이 앞장서서 예를 갖추고 그 뜻을 기리는 것이 마땅하리라 생각됩니다. 그것이야말로 조계종의 전통과 정체성을 더 높이는 길이 될 것입니다.

다행히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종단관계자분들께서도 저희 의견에 적극 동의해주셔서 오늘 이러한 기념법회를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법회를 효시로 삼아 역대 종정예하와 각 시대에 공적을 끼친 큰스님들의 뜻을 기리는 기념법회를 종단에서 계속 이어가 주실 것을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이렇게 성철대종사 탄신100주년 기념법회에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저의 인사말을 가름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2년 3월 11일
성철문도회 대표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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