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불교닷컴>이 2009년 12월 1일 부터 전 부산의 기독교계가 ‘제1회 부산크리스마스트리 문화축제’를 개최해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여는데 부산불교계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러자 부산 불교계가 흥분했으며, 이에 필자는 기독교계가 “2013년 부산에서 세계 개신교계의 '영적(靈的)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열린다.”며 범어사를 중심으로 한 부산불교계가 청소년 교화 등 일대 혁신은 물론 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3회째로 접어든 ‘부산크리스마스트리문화축제’는 지난해 12월 1일 개막해 지난 1월 9일 막을 내렸다. 기독교계 언론은 “전국 및 동남아등 국가에서 500만 명이 참석, 성공적인 국제적인 축제로 안착됐다”고 보도했다. 축제기간에 모인 성금을 개성공단의 ‘그린 닥터스 어린이병원’에 전달할 예정이란다.
타 종교계가 의지를 갖고서 벌이는 행사에 방해는 물론 시기할 이유가 없다. 단지 타종교계는 시민과 사회 속으로 새롭게 녹아들어 가는데, 전국에서 인구수 비례로 하여 유일하게 불교인구가 타 종교계 보다 많은 부산 및 경상권에서 지금과 같은 불교계의 행태가 지속된다면 수적으로나 내용적으로 타 종교계에 추월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임을 지적한다.
그동안 범어사와 부산불교계의 발전을 위해 직 간접적으로 여러 의견을 냈다. 지금과 같이 부산불교계가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중심인 범어사의 위상은 추락할 것임을 공적인 자리에서 누차 강조했다.
답은 간단하다. 종단이든 범어사든 어려울 때 일수록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일은 사람이 한다. 조직이 번성하려면 무엇보다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제아무리 좋은 안이라 해도 조직과 수장이 안 받아 들이고 딴 생각이나 한다면 허사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불법(佛法) 홍포를 책임지는 것이 교구본사다. 범어사를 비롯한 본사의 주지가 책임의식을 갖고 석가모니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르게 펼 수 있는 틀, 곧 본사의 운영철학과 각 말사와 단체 간 유기적 짜임새를 공고히 해야 한다. 주지의 신뢰성과 참신성 그리고 혁신의 자세가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총무원은 거시적 포교전략의 수립을 위해서라도 교구본사주지에 대한 인사고과제도를 실시해야 한다. 직할교구의 말사보다 우선 시행돼야한다. 당해 교구본사의 불자수 증감, 지역불교의 인지도. 대사회 기여도, 교구 행자와 대중 그리고 재산의 증감 현황, 대언론 보도유형과 사례 등 다양한 분야의 점검록을 작성해 교구본사의 활동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평가와 불교발전의 기초자료로 삼아야 마땅하다.
필자는 2009년 12월 10일 기고한 글의 마지막을 “불교가 타종교와 대립하거나 다투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긴장과 혁신을 통하여 타 종교보다 사상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수승함을 보여주는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함은 너무나 지당하다. '지금 여기' 한국불교가 위기인 현실임을 인식한다면 옳은 지적을 곡해해선 안 된다. 그것은 전도몽상이다.”라 했다.
비록 3년 전의 주장이나 특히 올해 범어사 주지에 나서는 분들은 한번쯤 새겨주기를 바란다. 교구본사 -주지-가 변해야 한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