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예경실장께 보내는 편지-법안 스님
[전문]예경실장께 보내는 편지-법안 스님
  • 법안 스님
  • 승인 2011.12.28 15:43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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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경실장께 보내는 편지

법체 평안하십니까? 가야산에도 분분히 날리는 백설과 함께 혹독한 삼동의 추위가 찾아왔겠지요. 종정예하와 예경실장, 해인사 대중들의 건안을 기원합니다.

예경실장인 스님과의 첫 만남은 제12대 중앙종회 활동공간으로 기억됩니다. 개인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저 또한 종단활동을 한 지도 제법 길어 허물도 많고 부족하고 모자람이 많습니다. 종단활동을 하기 전에는 오랜 시간 불교시민운동을 하였습니다. 이 말씀을 굳이 드리는 이유는 종도와 국민의 시각에서 대의기관에 몸담고 있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달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이 유보되는 일련의 사태가 전개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느끼고 생각한 점을 예경실장께 전하고 싶어 서신을 띄웁니다. 저는 이 문제를 결사추진 본부장 도법스님과 예경실장 간에 벌어진 감정싸움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단호한 배격의 입장을 먼저 밝힙니다. 이것은 종단의 미래, 구체적으로 자성과 쇄신 결사의 성패를 좌우할 중대한 문제라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단의 장래를 엄중하게 걱정하는 사람으로서 사태의 본질을 확연하게 밝히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감계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사적으로는 예경실장께 고통을 줄 의도나 감정은 전혀 없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스님이 공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자성과 쇄신 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으로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음을 헤아려 주셨으면 합니다. 따라서 문제를 잘 풀어가기 위해서는 불편하지만 스님을 바라보는 시각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겠습니다.

종정예하의 당부 말씀이 계신 이후, 결사본부장 스님이 종교평화 선언과 관련한 구체적 말씀을 듣기 위해 종정예하를 찾아뵙겠다는 청을 예경실장에게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예경실장은 그런 청을 받았으면 성실하게 종정예하의 본의를 잘 파악하여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이 도리일 것입니다. 그런데 예경실장은 종정예하께 제대로 여쭈지도 않고 마치 본인의 생각이 종정예하의 말씀인 것처럼 질문의 취지를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여 ‘불경, 무례’ 운운하며 ‘회광반조’ 하라고 동문서답을 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문제를 투명하게 다루셨고 “법에 의지하고 지위나 사람에 의지하지 말라”(依法不依人)고 유언하셨습니다. 부처님 말씀 어디에도 궁금하고 답답한 것을 물으면 잘 물었다고 칭찬했지, 묻는 것 자체를 불경·불충·무례하다고 나무라지 않았습니다.

이런 전후 사정과 맥락으로 미루어봤을 때 종교평화선언에 대한 종정예하의 “당부 말씀” 또한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경실장이 종교평화선언에 대해 종정예하께서 직접 문제 삼으신 것처럼 꾸미지 않았나 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더 구체적인 이유를 몇 가지로 제시하겠습니다.

첫째, 종교평화선언은 그동안 종정예하께서 하신 법어의 정신에 합당한 일이란 점입니다. 종정예하는 지난 6월 불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종교간 갈등 등에 대해 “지금 우리사회는 모두가 자기 목소리만을 내고 있습니다. 모두가 이기집단이 돼버렸습니다. 이러한 이기집단 간의 충돌로 사회는 온통 불협화음만이 들려올 뿐.”이라고 걱정하셨습니다. 또 얼마 전 발표한 신년법어에서도 "비우지 않고는 일체를 포용하는 기략(機略)을 얻을 수 없으며 낮추지 않고는 바다 밑 소리를 듣는 귀가 열리지 않습니다."라며 포용과 비움을 강조하셨습니다. 종정예하의 법어가 곧 종교평화선언에 이르고자 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둘째, 기억을 되살려보면 아마 십여 년 전 여름 하안거 때 일이었을 것입니다. 예경실장이 주도한 해인사 청동대불에 대해 실상사에 계셨던 수경스님의 비판 글이 신문에 보도되었습니다. 당시 청규를 바르게 세워야 할 선원장이었던 예경실장은 하안거 결제 중인 해인사 선원 대중들을 버스로 동원하여 지리산 실상사를 찾아갔습니다. 그때 그런 방식은 적법하지 않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예경실장과 선원 대중들은 수경스님의 책과 컴퓨터 등 여러 가지 기물들을 파괴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그 이후 스님은 중앙종회 본회의 석상에서 정중하게 참회했지만 비불교, 비수행자적인 무례와 무모함의 폭력을 저지른 것입니다.

셋째, 10여 년 전 그 일을 벌인 이후 오늘날까지 예경실장은 한국불교의 상징이자 종정예하께서 주석하고 계신 법보종찰 가야총림 해인사의 주요소임과 행정의 총책임자인 주지로서 여법하게 종무를 이끌어야 함에도 각종 문제를 일으켜 오고 있습니다. 고불암 무량수전 경매위기, 가야산 골프장 옹호, 토지처분, 남양주 무량정사 등 논란이 된 것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며 산내 대중과의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예경실장은 능히 그런 일을 하고도 남을 분이란 판단을 다수의 대중들이 하고 있습니다.

넷째, 종정예하께서는 과거 예경실장 등이 잘 모시지 못해 불행한 사태를 겪은 역사를 잘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94년을 비롯한 종단의 격변시기에 종정예하의 일부 측근들이 사부대중의 결의와 염원을 외면하고 종정의 지위와 권위를 앞세워 종단을 극심한 혼란에 빠뜨린 아픔의 역사가 있습니다.

다섯째, 종정예하께서 내용과 상황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셔서 절대 그런 당부의 말씀을 하실 리 없을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결사본부(화쟁위원회)는 원로의원, 종회의원, 본사주지, 총무원, 불교종단협의회, 불교시민사회 등 스물다섯 차례의 대중공사와 보고를 통해 사부대중의 의견을 반영하고 그에 따라 종교평화선언 최종본을 완성했습니다. 그 과정에 저 또한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습니다. 초안이 언론에 공개되어 보도가 나갔을 때 많은 종도와 국민들은 우리들의 선언을 담은 음성에 크게 주목했습니다.

일부 문제제기 하는 분들이 있어 그분들의 의견을 담아 초안을 추가로 다듬어 최종안을 공포하기에 앞서 종회의장스님과 총무원장스님께서 각각 원로의장스님과 종정예하를 직접 찾아뵙고 설명을 드리면 예를 갖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종교평화 선언의 초안을 미리 말씀 올리지 못한 점은 용서를 구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종단의 종책을 총무원장 스님의 보고 말씀으로 대신했기에 칭찬과 격려로 이어질 것으로만 예상했지 종정예하의 다른 말씀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종정예하께서는 종교평화선언 말고는 지난 9년 동안 봉은사 문제를 비롯해 극단적인 대정부 대처에 이르기까지 단 한 차례도 구체적 사안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이번 일처럼 표현하신 적이 없으셨기 때문입니다.

헤아려 보건대 종정예하께서 설령 다른 의견이 있으셨다면 당연히 초안이 나가서 회자될 때 종단에 직간접적으로 의사가 전달될 것으로 사료되며 백번 양보해서 그렇지 못했다 해도 의당 예경실장께서 결사본부에 궁금한 점을 물어서 종정예하께 보고해 바로잡았어야 합니다. 그것이 예경실장 소임의 직분입니다. 때문에 종정예하의 법어정신으로 보나 종헌 종법의 정신으로 보아 종지와 대중의 공의를 못 모았다는 이유로 종정예하께서 선언을 유보하실 아무런 이유가 없어 보이는 것입니다.

예경실장께 정중하게 청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위해 자성과 쇄신 결사가 차질 없이 진행돼야 하며 더 이상 지지부진해선 안 될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본인을 위해, 결사를 위해, 예하를 위해, 해인사를 위해,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발로 참회 하실 것을 간곡히 청합니다. 이번 일만이 아니라 그동안 예경실장이 지은 모든 종무행정상의 과오에 대해 진심 어린 참회가 있어야 합니다. 구차하게 다른 이유를 든다면 예경실장 마음대로 무례하고 무모하게 행동했음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종도들과 시민들은 불신과 냉소, 분노와 원망의 눈으로 종단 고위 책임자인 종정, 원로, 총무원, 종회, 본사, 결사본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기로 내몰리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을 책임져야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니고 바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예경실장 역시 종정예하를 제대로 모시지 않았고 나아가 해인사 주지를 잘못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정직한 발로참회야말로 스님이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선원에서 수행 정진한 면목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또 그것이야말로 종정예하의 신성한 권위를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길입니다.

끝으로 총무원장스님과 결사본부장 스님께도 간곡히 청합니다.

지난 번 결사본부장 스님이 공개편지에서 짚었던 문제에 대한 분명하고도 명쾌한 해결방안을 이른 시일 내에 제시하고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결단이 필요합니다. 종단 지도부가 앞장서서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한 자성과 쇄신 결사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봅니다. 결사는 공염불로 끝날 것입니다. 정말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 모두는 정법의 당간을 쓰러뜨린 큰 죄인이 되고 말 것입니다. 모든 종도가 간절한 마음으로 결사의 성공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제 본분사에 맞게 위법망구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백척간두에서 진일보하는 마음으로 크게 발심해야 합니다. 부처님은 어떤 질문이든 그 사람이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입적하신 순간까지 중생 삶의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질문의 본뜻은 헤아리지 않은 채 지엽말단적인 형식을 핑계로 중요한 문제를 피해 가려고 해선 안 됩니다. 달은 바라보지도 않고 손가락만 탓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허물이 많았습니다. 부디 청건하십시오.

불기2555(2011)년 12월28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법안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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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2012-01-01 21:51:19
과대망상이라니요.
불안전한 인격체라니요.
댁이 그러하듯 남을 평가하시는 당신은 뭡니까?
남의 글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시는 당신의 수준과 균형없는 생각에
지켜보는 제3자도 코웃음만 나옵니다.
정신들 차리시죠?

부끄럽습니다/ 2011-12-30 09:26:38
"허물이 많았습니다. 부디 청건하십시요." 속이 역하지 않습니까?
댁은 과대망상이나 너무 후해 균형이 잡히지 않은 불안전한 인격체의 소유자 같아 보입니다.이런 경우나 내용의 글도 용기라고 평가하시고 "글의 내용이 맞건 틀리건 이 정도의 글을 쓸 줄 아는 스님이 과연 몇분이나 계실까 의심입니다."
앞뒤 없이 남의 인격을 모함하고 사실을 호도하는 이런류의 글을 명문으로 보는 당신의 수준과 균형없는 생각에 그저 웃음이 나네요...

부끄럽습니다 2011-12-30 01:43:38
저는 불자입니다.
미천한 불자의 입장에서 법안스님의 글은 용기라는 생각이.....
글의 내용이 맞건 틀리건 이 정도의 글을 쓸 줄 아는 스님이 과연 몇분이나 계실까 의심입니다. 댓글의 수준을 보면 스님들의 감춰진 두 얼굴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참 묘할 때가 많습니다. 내용으로 보건대 도저히 스님이 아니고서는 쓸 수 없는 내용의 글들.....
불자가 아니더래도 다 눈치챌수 있을 것입니다. 댓글의 수준이 부끄럽지 않으신지요?
댓글을 화풀이 용으로 사용하진 않으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불자이고 스님이이시라면 말입니다.

법안 2011-12-29 15:18:06
법안시님서울에그만살고,선방에가서참선좀하소,앉아서함번종단을살펴보소,얼마나종단이잘돌아가나안돌아가나,,,

후안무치의 전형 2011-12-29 13:49:53
이런 조악한 글로 뭇 대중의 눈과 귀를 피곤하게 하는구나

우선, 무슨 문제가 있으면 종단이나 국가의 사법기관에 의뢰를 해라.

그런 기관들을 활용해야지 마녀사냥식으로 전제국가의 군주도 아니고 이게 뭣들하는

짖이냐?

인과관계나 사실관계도 불확실하고 논리의 비화도 심하고 거의 주관적인 추측으로...

이런 걸 글이라고 썼나?

"종정을 잘못모시고 해인사 주지도 잘못하고..." 그러니 무조건 참회하라.

본인한테 물어봐라 다 잘했다고 하지 누구말이 맞을까 과연...

나는 당신 말을 진실을 떠나 앞뒤 문맥으로 봐 전혀 신뢰 할 수 없다.

이런 앞뒤 없는 조악한 글을 대중매체에 일방으로 공개하며 함부로 싣지마라.

대중들의 유쾌한 평상심을 더이상 희롱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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