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구니계 큰별 묘엄 스님 원적
한국비구니계 큰별 묘엄 스님 원적
  • 박봉영 기자
  • 승인 2011.12.02 09:1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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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랍 67년, 세수 81세…비구니회·봉녕사, 장례절차 논의

한국불교 비구니계의 산 역사이자 큰별인 봉녕사 세주당 묘엄 명사(世主堂 妙嚴 明師)가 원적에 들었다.

청담 스님의 딸, 성철 스님의 유일한 비구니 제자로 널리 알려진 묘엄 스님은 2일 오전 9시경 주석처인 수원 봉녕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67년, 세수 80세.

장례는 전국비구니회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수원 봉녕사에 마련됐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6일 수원 봉녕사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결혼 후 출가한 청담 스님은 대를 이을 아들 하나 낳아달라는 노모의 간청에 못이겨 아내와 하룻밤 파계로 낳은 것이 인순이다.

인순은 열네살 되던 해 봄 어머니의 편지를 품고 문경 대승사를 찾아갔다. 당시 청담 스님은 평생의 도반인 성철 스님과 함께 쌍련선원에서 수행 중이었다.

▲ 묘엄 스님 모습. 사진=봉녕사 홈페이지

그곳에서 성철 스님의 권유로 머리를 깍은 인순은 그날부터 비구니 묘엄이 됐다.

스님은 비구니로는 드물게 1947년부터 청담 성철 향곡 자운 스님이 주도한 봉암사 결사에 참여했다. 7-8명의 비구니 스님들은 봉암사 뒤 백련암에서 '부처님 법대로' 수행정진했다.

스님은 조계종단 비구니 역사에서 숱한 기록을 남겼다.

한국 불교 계율의 중흥조로 불리는 자운 스님으로부터 비구니 가운데 첫번째로 ‘식차마나니계’를 받고 ‘사미니율의’ ‘범망경’ ‘비구니계율’ 등을 배웠다.

당대 최고의 강백인 운허 스님을 따라 공주 동학사, 부산 금수사,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등으로 옮겨 다니며 7년여 동안 경전 공부를 했다.

운허 스님은 1957년 묘엄 스님에게 ‘전강(傳講)’을 했다. 전강이란 불교에서 경전을 가르치는 자격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정식으로 인가를 받아 강맥을 이은 비구니는 묘엄 스님이 처음이다.

묘엄 스님은 동국대 불교학과에서 교학을 배워 강사의 길에 들어섰다. 운문사 비구니 강원에서 4년여 동안 스님들을 가르쳤다. 봉녕사로 옮긴 것은 1971년. 묘엄 스님은 대대적인 불사와 운력으로 오늘날 국내 대표적인 비구니 도량으로 키워냈다.

스님은 99년 국내 첫 비구니 율원인 금강율원을 열어 지금까지 1천여명의 제자를 키웠다.

1931년 경남 진주 태생인 묘엄 스님은 14세 때 1945년 문경 대승사에서 월혜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이래 1945년 당대의 대선사였던 성철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수지했고 1961년 자운 율사로 부터 비구니계를 수지했다. 전국비구니회 부회장, 봉녕사 주지, 봉녕사 승가대학 학장, 강주를 맡았다.

2007년 수행력과 지도력의 상징인 비구니 최고법계 명사(明師)를 품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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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모아 2011-12-03 01:25:48
아직도 그 자상한 미소 손길
기억이 생생한데
어찌 그리 서두셨습니까
서슬퍼런 가르침 목이 메이건만
무에그리 저희 손을 놓으셨습니까

큰 별이 지셨는데
어디에 의지 하며 이 먼 길을 가라 하시는겐지
좀 더 계시면 아니 되었는지요

어느생 복전 회상에 다시 뵙고
그 가르침 또 받을 수 있는 있을지
멀고 또 그저 멀 뿐입니다

스님! 큰스님!

智털 2011-12-02 18:15:50
...
오가심이 없는 길.
본래로 그러한 길.
차가운 밤하늘 별빛따라 이어지는 시선의 길목에 잔잔히도 이슬이 맺힌다.
뵙지도 못했는데 그리움이 이는 것은 무엇입니까?
기대지도 않았는데 허전히 시린 것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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