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위빠사나 ‘通’하였는가?
간화선-위빠사나 ‘通’하였는가?
  • 서현욱 기자
  • 승인 2011.04.10 21: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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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상좌부 수행자 만남 소통부재 아쉬워

고우 스님 “간화선 짧지만 경사 가파른 수행”
파욱 스님 “점진·지속 수행 중요, 돈오 없다”

한국불교의 대표수행법인 간화선 수행과 상좌부불교의 대표 수행법인 위빠사나를 수행한 두 고승이 깨달음과 그 방법에 대해 맞붙었다.

조계종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과 조계사 선림원이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만남과 소통’을 주제로 국제연찬회를 마련했다. 10일 오전 충남 공주 조계종 전통불교문화원(원장 혜오 스님) 다목적홀에서는 200여명의 대중들이 간화선 수행자로 꼽히는 고우 스님과 위빠사나 수행의 대표적 수행자 미얀마 파욱 스님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경청했다.

고우 스님과 파욱 스님은 4시간여에 걸쳐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방법에 대하여’, ‘깨달음과 사회적 역할에 대하여’ 등 3가지 주제에 대해 설명하고 청중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위빠사나 평탄하지만 단계가 길고,
간화선은 짧지만 굉장히 가파른 것”

우선 고우 스님은 위빠사나 수행에 대해 열린 시각으로 접근하며, 간화선과 위빠사나 수행의 차이를 설명했다.

고우 스님은 “산에 비유한다면, 큰 산을 오르는데 초기 불교(위빠사나)가 서쪽에서 오르는 길이라면 대승불교(간화선)는 동쪽에서 오르는 것이다. 서쪽 길은 평탄하지만 긴 반면, 동쪽 길은 짧은 대신 굉장히 경사졌다고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깨달음이라는 목적은 같지만,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은 하나의 방편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고우 스님은 파욱 스님의 강연 내용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위빠사나 수행의 단계와 세세한 설명이 간화선 수행의 방법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결국 목적은 깨달음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욱 스님 “갑자기 지혜를 꿰뚫을 수 없다”

파욱 스님은 달랐다. 간화선이 말하는 ‘돈오’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고, 간화선을 전혀 인식하고 있지 않았다. 위빠사나 이외의 불교수행법은 접하지 못했고, 접할 이유도 없다는 인식은 빨리 문헌에 기초한 상좌부불교의 전통에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파욱 스님은 ‘돈오’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님은 “부처님은 개구리가 깡총 뛰는 것처럼 깨달음을 한 번에 얻을 수는 없다고 하셨다. 깨달음은 점진적, 지속적 수행을 요구한다”며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점진적 지속적 수행이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제자가 간화선 수행한다면?
“그런 제자 알지 못 한다”

파욱 스님은 “바다에서 (밀물과 썰물이) 서서히 들어왔다가 나가는 것처럼 점진적인 수행과 닦음이 있다. 갑작스럽게 지혜를 꿰뚫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만약 ‘돈오’를 이룬다면 이것은 십만겁을 수행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고우 스님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물창고에 보물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사는 게 우리다. 그걸 깨닫는 빠른 길이 간화선”이라며 간화선 수행의 수승함을 강조했다.

고우 스님은 파욱 스님의 돈오 부정에도 불구하고 “좀 길더라도 서쪽으로 평탄하게 가겠다는 분은 그 쪽(위빠사나)으로 가고, 길이 험하더라도 짧은 길을 선택하겠다 하면 그 쪽(간화선)으로 가면 된다.”고 했다.

간화선 수행을 하는 제자가 위빠사나를 수행하겠다면 어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고우 스님은 “상관없습니다. 목적이 같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위빠사나 수행을 하라고 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파욱 스님은 위빠사나를 수행하는 제자가 만약 간화선 수행을 하겠다고 하면 어찌하겠냐고 질문하자, “그런 제자를 알지 못 한다”며 위빠사나 수행법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아나빠나 사띠 등 수행법 친절히 설명

파욱 스님은 이날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법의 대강을 설명하고, 아나빠나 사띠(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를 닦아 사마디(삼매)에 이르는 방법에 자신의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시 호흡법에 대한 설명에 매우 ‘집중’했다. 특히 스님은 각 수행단계에 맞는 ‘명상주제’와 아나빠나 사띠를 닦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니밋따(표상)에 대해서도 친절히 설명했다.

파욱 스님은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은 궁극적 물질과 궁극적 정신을 꿰뚫어 보고, 계청정 마음청정 견청정 등 삼청정을 실현하고 연기법을 알고 봐야 하며, 유위법을 알아 사성제를 완전히 깨닫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고우 스님은 간화선과 위빠사나 수행의 다른 점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 했다.

스님은 “간화선 수행은 본래부처인 중생이 미혹에서 벗어나 착각을 깨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고우 스님은 “우리는 원래 부처다. 착각을 깨야 한다. 착각을 깨는 과정이 쉬운 사람도 있고 어려운 사람도 있다”며 “고봉 스님은 간화선을 절벽을 점프하는 것에 비유했다. 백척간두 진일보와 같은 것이다. 간화선 공부는 절벽에서 점프하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우 스님 “목표는 같다. 방법만 다를 뿐”

고우 스님은 “목표점은 분명히 같다. 길이 좀 길고 평탄한 쪽과 험하지만 길이 짧은 방법이 있다. 두 수행법은 바로 그 차이다”며 “화두는 간단하면서 바로 진입해 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우 스님과 파욱스님의 인식의 차이는 ‘깨달음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설명에서 더 큰 차이를 보였다.

고우 스님은 “개인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와 국가가 좋은 방향으로 가도록 불자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스님은 “부처님의 출가동기가 핍박받는 중생들의 삶을 보면서 개인적 고뇌와 ‘물전쟁’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종교를 통해 심성을 바꾸는 방법을 선택했다. 출가한 동기에 ‘사회성’이 있는 것”이라며 “개인 삶과 국가의 삶, 국가간의 삶이 좋은 방향으로 가야한다. 파욱 스님이 위빠사나를 알리는 것이 바로 불교의 사회성”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 사회 참여 vs 비구 본분 지켜야

특히 스님은 “고위공직자들이 개인의 욕망을 위한 수단으로서가 아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금을 낭비하는 사람들이 발을 못 붙이도록 투표를 통해 권리행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교의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파욱 스님은 군부 독재의 미얀마 수행자이지만 ‘출가 수행자’가 사회를 이롭게 하는 방법은 ‘법’을 전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파욱 스님은 비구의 사회참여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파욱 스님은 “비구가 사회를 이롭게 하는 방법은 좋은 길, 곧은 길, 옳은 길, 적합한 길을 수행하는 것. 이 네 가지는 세상에서 모두 비견할 바 없는 공덕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비구나 아라한 모두 부처님의 율장을 지켜야 한다. 잘못된 생계 방법에는 그 어느 것에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 사회와의 부적절한 연관에도 참여해서는 안 된다”며 ‘수행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는 것’이 깨달은 자의 사회적 의무와 목표라고 했다. 아울러 스님은 “수행을 잘못하는 승가는 종말을 가져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만남과 소통 국제연찬회’는 간화선과 위빠사나를 대표하는 수행자가 한 자리에서 각자의 수행법을 통한 깨달음에 대한 이해를 소개하는 자리여서 시작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만남 있었지만 ‘소통 부재’는 아쉬워

사회자 금강 스님(미황사 주지)은 “미얀마의 큰 스승 파욱 스님과 간화선 전통이 살아있는 고우 스님을 모시고 마련한 자리이며, 수행의 우열을 가리고자 만든 자리가 아니라 소통을 하고 평화를 만드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연찬회는 ‘만남’만 있고 소통은 거의 부재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간화선과 위빠사나의 대표적 수행자라고 하지만 상대 수행법에 대해 깊은 고민이 없었다. 고우 스님은 간화선의 수승함을 지키면서도 위빠사나 수행법과의 ‘합일점’ 내지는 ‘유사성’을 설명하려는 데 시간을 치중했다. 스님은 ‘용어가 달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지 내용의 ‘본질’이 다르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할 뿐이었다.

파욱 스님은 ‘간화선에 대해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간화선 수행을 하겠다는 제자가 있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런 제자를 본 적이 없다”는 말로 위빠사나 수행자로서의 자존심을 드러냈다. 또 ‘단박에 깨우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깨달음은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수행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고, “만약 단박에 깨닫는 것은 수십 겁의 수행이 윤회를 거듭해 현재에 아라한을 얻은 것”이라는 말로 사실상 간화선 수행의 ‘돈오’를 인정하지 않았다.


소통의 부재는 간화선 수행자와 위빠사나 수행자 사이에서 수행법과 과정, 내용 등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가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대부분이 사전에 준비된 주제에 ‘강연’하는 형식이어서 두 수행자의 진검 승부를 볼 수 없었다. 4시간에 걸쳐 위빠사나 수행의 방법에 대한 긴 설명은 매우 세세하고 친절하지만 두 수행의 소통을 위한 자리로는 충분해 보이지 않았다.

특히 파욱 스님이 간화선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띤다.

미얀마 파욱 사원의 조실인 파욱 스님은 1934년 미얀마 양곤 인근 마을에서 태어나 10살 때 출가, 20살인 1954년에 비구계를 받았다. 이후 숲속 안거(forest dwelling)하면서 수행에 정진했으며 1981년 파욱 사원의 사원장이 된 뒤에도 대나무로 된 오두막에서 명상하며 수행에 매진해왔다.

1994년 1월에는 미얀마 정부로부터 ‘높이 존경받는 명상스승(Agga Maha Kamma tthanacariya)이라는 칭호를 받았으며 현재 미국, 독일, 일본, 대만 등 세계 각국을 다니며 위빠사나 수행을 전하고 있다. 60여년 이상을 위빠사나만 수행한 파욱 스님이 간화선을 모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간화선을 비롯한 다른 수행에 대해 알지 못 한다”는 말로 오직 위빠사나 수행만 강조하는 태도는 상좌부불교의 전통에 대한 자부심만 드러낸 것으로 ‘소통’은 애초부터 가능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조계사 선림원에서 강연한 파욱 스님은 오는 12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대중을 위해 또 한 차례 법문한다.

/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 = 서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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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 2011-04-14 15:44:44
녹화된 동영상도 올라오지 않는다는 게 참으로 아쉽다. 어찌보면 역사적 사건인데, 불교방송과 불교 언론 등 어느 곳을 돌아봐도 동영상을 볼 수 없다. 대체 왜 이런 자리를 마련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저 한 집단의 홍보를 위한 일이었는가?

서광 2011-04-11 19:54:05
대화의 내용을 보니..파욱스님은 수준이하이다.이런 인사를 초청하여 고우스님과의 대화를 주선한 주최측의 안목이 심히 염려스럽다.이것은 고우스님을 욕보이는 것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