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수스님의 영롱한 사리 30과 수습
[단독] 문수스님의 영롱한 사리 30과 수습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0.06.05 15:07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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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 "문수, 두문불출 일종식 수행 등 용맹정진 결정체…유지 받들어야"

 

▲ 문수 스님 다비장인 연화대에서 4일과 5일 이틀동안 수습한 사리 30과. 불가에서 사리는 수행의 결정체라고 일컬어진다. ⓒ2010 불교닷컴

5월 31일 '4대강 개발 즉각 중지' 유서를 남기고 낙동강 지류에서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의 다비장인 연화대에서 사리 30과가 수습됐다.

1,000일 넘게 면벽수행과 일종식 등으로 소신공양을 미리 준비해 온 결과라는 게 스님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지보사 주지 원범, 총무원 재정국장 각운, 고란사 주지 관행 스님 등 문중과 도반 대표들은 4일 밤10시께 습골 과정에서 사리 7과를 수습했다.

원범 스님은 "사리 수습을 별도로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에 불이 꺼지기를 기다려 4일 밤10시부터 습골을 시작했다"며 "습골하던 중에 반짝거리는 알맹이 같은 게 있어 습골을 멈추고 사리 7과를 수습한 뒤 다음날 날이 밝는대로 사리를 수습키로 했다"고 밝혔다.

스님들은 다음날인 5일 새벽부터 수습을 시작해 진신사리 2과, 치아사리 등 모두 30과를 얻었다. 이어 낮12시까지 습골작업을 마치고 연화대를 완전히 정리했다.

▲ 지보사 대웅전에 마련된 문수 스님 분향소에서 수습된 사리를 도반 스님들이 모셔놓았다. ⓒ2010 불교닷컴
각운 스님은 "처음 수습할때보다 정점 영롱한 빛이 나는 것으로 보아 사리가 틀림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것은 어른 스님들의 검증을 받아봐야 안다"고 밝혔다.

도반인 관행 스님은 "문수 스님은 청도 대산사 주지를 스스로 그만두고 2007년 8월께 지보사로 왔다"며 "대산사 주지 당시 천도재를 지내는 것을 비롯해 주지 소임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말했다. 스님은 '나 자신도 천도하지 못하는 데 내가 누구의 천도재를 지내준다는 게 옳지 않다는 말도 했었다"고 회고했다.  문수 스님은 대산자 주지직을 맡은 뒤 1년여 만에 본사인 동화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지보사로 들어왔다.

지보사 관계자는 "문수 스님은 이곳에 온 이후 두문불출하며 수행에 전념했다"며 "방 안에서 면벽수행만했고, 최근 1년동안은 발우(스님의 밥그릇)도 방밖으로 내놓지 않았고, 몇일에 한번씩 해우소(화장실) 가는 것 외에는 걷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보사 신도 가운데 문수 스님의 얼굴을 본 이가 한사람도 없다. 스님은 방과 3m가량 떨어진 해우소를 간간히 다녀왔을 뿐이다.

스님은 지난 1,000일동안 일종식(하루에 한끼만 먹는 것)을 해왔다고 지보사 측은 설명했다.

그러던 스님은 5월 30일 천일만에 문을 열고 나와 아침부터 자신의 방에 쌓여있던 발우 300여개를 공양간으로 날랐다. 총무국장 견원 스님이 발우 닦는 것을 도와주려 하자 스님은 "괜잖다"고 말한 뒤 발우를 손수 닦아 정리하고 자신의 방도 정갈하게 정리했다고 한다. 이발을 하지 않아 산발이 머리도 이날 스스로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은 이어 이날 밤 10시께 지보사에서 한 도반을 찾아가 30여분동안 얘기를 나눴다. 워낙 말수가 적고 말이 느려 30분동안 나눈 얘기는 수행자의 태도와 소신공양을 앞 둔 스님의 소회만 간단하게 언급했다고 한다.

문수 스님은 "수행자가 벽만 쳐다보고 있는게 옳으냐, 사회적 문제에 대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옳은냐"고 자신에게 반문하듯 말하고는 "스님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내일 내가 소신공양을 해야 4대강 등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스님에게 뭐를 남겨뒀다"고 말했다. 문수 스님이 이 스님에게 남긴 '무엇은' 방 안에 놓여있는 유서였다고 도반들은 짐작했다.

31일 스님의 행적은 오전6시께 군위읍 한 편의점과 7시22분께 주유소 CCTV에 찍힌 것으로 미뤄 유추해볼 뿐이다.

스님은 이날 사찰에서 6km 떨어진 편의점에서 캔커피 10여개를 사서 주변에서 청소 중이던 환경미화원 등에게 나눠줬다.

이어 7시22분께 주유소에서 14.5리터의 휘발유를 사서 천천히 주유소를 빠져나가, 오후2시30분께 주민 이모씨가 주유소에서 20여분 거리인 위천 제방에 불이 난 것으로 보고 119에 신고했다.

관행 스님은 "3년동안 거의 걷지도 않았고, 먹지도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오전6시께 군위읍까지 나갈려면 새벽 일찍 걸어갔을 것으로 보이고, 주유소에서 나간 이후 기름통을 들고 제방으로 가서 몇시간동안 기름을 마시면서 자리를 정돈한 뒤 소신공양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오전 내내 기름을 마신 것은 몸안에 기름이 퍼져 소신공양을 제대로 하려는 준비과정이라고 한다.

한편 도반과 문중 대표들은 스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지보사에 무문관을 마련하는 방안과 사리를 봉안할 부도의 위치 등에 대해 논의했다.

스님들은 6일 지보사에서 초재를 지내고, 2재는 은해사, 3재는 해인사, 4재 월정사, 5재 개운사, 6재 동화사를 거쳐 7재는 조계사에서 회향키로 했다.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 등은 5일 오후7시에서 문수 스님 국민추모제를 조계사에서 개최한다.

/ 군위 = 이혜조기자 

▲ 다비장에서 수습한 문수 스님의 사리. 도반들이 가사 위에 모아 놓고 지보사 신도들과 도반 스님들이 친견할 수 있도록 했다. ⓒ2010 불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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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2017-11-16 21:48:05
나무관세음보살

불자 2010-06-13 09:38:53
물부족이니 여러가지 핑게를 대고 죽은 유럽의 수로로 만드는가 한때도 독일이 강을 우리의청계천 처럼 만들고나서 되돌리는데 5,6배이상의돈과 시간을 들이고 잇는데,,그리고 과연 청계천이 성공한 것인가 많은 시간을 가지고 햇다면 청계천의 모습은 더좋게 달라졌을것이다.

혜공 2010-06-11 20:27:17
더욱 더 발심하여 초발심 잃지 않겠나이다 나무아미타불

승가대도반 2010-06-09 18:58:36
깨어 있어던 찐짜 중 살아남은 자들을 너무 부끄럽게한 이 시대의 진정한 수행자

극락왕생 2010-06-08 15:11:50
나무 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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