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부터 국립공원입장료 폐지에 따른 문화재관람료 징수문제로 불교계가 고심중인 가운데 문화재관람료를 폐지하는 대신 지자체에서 예산을 지원키로 해 사찰 예산확보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4일 금정산을 찾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범어사의 입장료를 폐지하는 대신 시가 그에 해당하는 돈을 사찰측에 지원하기로 하고 내년 예산에 3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14교구본사 범어사는 부산 금정산 북문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 많은 시민들이 등산을 위해 이 사찰을 통과하고 있는데 사찰 내 문화재 관람 여부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어른은 1,000원, 청소년은 700원, 어린이는 500원의 입장료를 거둬 이를 둘러싼 시비가 잦고 상당수 등산객들은 입장료를 내지 않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범어사의 입장료 폐지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았던 데다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국립공원입장료 폐지와 맞물려 사찰문화재관람료 징수에 대한 저항이 우려돼 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범어사가 연간 징수하는 문화재 관람료가 3억수천만원대인데 징수에 필요한 인건비를 제외하고 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범어사를 찾는 불교신도들은 입장료를 내지 않기 때문에 유료관람객 대부분은 사찰내 문화재를 관람하기 위해 찾기보다 금정산 등산을 위해 거쳐가는 사람들"이라며 "시의회의 심의를 거쳐 예산이 확정되면 내년 1월1일부터 입장료 징수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범어사를 찾은 유료 관람객은 36만여명으로 사찰측이 징수한 입장료는 3억3,700만원이다.
이에 따라 다른 사찰들도 관광객이나 시민 편의차원에서 문화재관람료를 폐지하는 대신 예산 지원을 약속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 등과의 조기 협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