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직영사찰 지정관련 봉은사 신도회의 입장
[전문] 직영사찰 지정관련 봉은사 신도회의 입장
  • 이혜조 기자
  • 승인 2010.03.25 14:13
  •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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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총무원이 지난 3월 3일 종무회의를 통해 봉은사를 총무원의 직영사찰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처음 접하고 봉은사의 모든 사부대중과 신도들은 경악과 함께 분노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11일 열린 종회에서는 법정스님의 입적소식이 전해지고 다함께 문상 준비에 마음이 바쁠 때 무엇이 그리 급한지 논의중이던 모든 안건을 제치고 봉은사 직영화 건만을 상정하여 서둘러 결의해 버렸습니다.

원력과 신심으로 불교의 전법과 수행을 위해 묵묵히 정진하고 있는 봉은사 신도들은 봉은사의 어려웠던 역경과 고난의 세월을 다시금 떠올리며 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40년 전 총무원의 잘못된 판단으로 천이백여 년 유지되었던 봉은사의 삼보정재가 대부분 유실되었고, 그 대가로 오늘날 봉은사 도량의 뒷산에는 고등학교 건물이 흉물스럽게 봉은사를 짓누르고 있는 모양새가 되었습니다.

원력보살이신 영암스님께서 신명을 다하여 간신히 현재의 도량을 회복하시고 가까스로 봉은사의 숨통을 트인 것도 잠깐, 1988년에는 총무원의 종권과 이권 다툼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로 인해 봉은사는 종단 분규로 대변되는 불교계의 부정적 이미지 사찰로 각인되어 왔습니다.

왜 열심히 기도하고 수행하는 신도들이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상처를 받아야 합니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봉은사 사부대중과 신도들은 지난 20여년간 종단의 각종 이권 다툼과 크고 작은 간섭들에 의연히 대처하면서 일심으로 봉은사를 청정 도량으로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나 2006년 11월 새로 부임하신 명진 주지스님의 천일기도의 원력과 수행을 기반으로 한 사찰 운영에 저희 신도들은 다시 한번 불교 중흥의 기치와 도심 포교 선도사찰로서의 봉은사 만들기에 적지 않은 희망을 가졌습니다. 이제 그 결과가 재정의 투명화와 예산 확대, 신도들의 사찰 운영 동참, 3년 동안 1만 세대가 훨씬 넘는 새 신도 가입,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진행되는 봉사와 교육, 수행의 열기로 확연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나온 봉은사 총무원 직영이라는 날벼락과 같은 결정은 다시금 봉은사를 종단의 이권다툼의 장으로 만들어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게 될 것이라는 절망감이 들게 합니다.

직영사찰 주지는 임기도 보장받지 못한 채 총무원의 각종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교체될 수 있고, 가중된 분담금과 봉은사가 받는 무언의 압박은 봉은사 신도들을 더욱 힘들고 참담하게 만들 것입니다. 이제 비로소 마음을 열고 신뢰를 회복한 봉은사 신도들은 다시 등을 돌리게 될 것이며, 도심 포교의 쇠퇴는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소통과 화합’을 내세운 현 총무원 집행부가 이러한 봉은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일에 대해 봉은사의 주체인 봉은사 사부대중과 일말의 대화와 의견수렴도 없이 강압적이고 독선적인 결정을 한 것은 열심히 살고 있는 봉은사 사부대중이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은사 신도들은 주지스님의 간곡한 당부와 불교계가 분열된 것 마냥 비쳐질까 우려해 입장 표명과 집단 행동을 자제해 왔습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월 21일 주지 명진스님께서는 일요법회를 통해 봉은사 직영화의 이면에 정치권의 외압이 있었음을 밝히셨고, 23일에는 김영국 거사의 기자회견을 통해 부당한 외압의 현장을 생생히 지켜보면서 신도회 입장을 조금이라도 밝히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봉은사 사부대중은 당혹스러움과 함께 치미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정교가 분리된 법치 국가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더구나 현 정권들어 끊임없이 제기된 종교 편향 문제가 이런 부당한 외압으로 이어지고 있음에 우리 봉은사 신도들은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첫째, 이런 외압에 당당히 대처하지 못하고 봉은사 사부대중과 소통없이 졸속 추진된 봉은사 직영은 철회되어야 합니다.

둘째, 불교계의 분열과 내분을 조장하는 현 사태의 진상이 명백해진 만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 대표를 비롯한 당사자들은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간절한 바람을 왜곡하거나 직영을 강행할 경우에는 봉은사 신도들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향후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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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영 즉각 시행하라 2010-04-02 11:50:55
총무원은 쾌도난마(快刀亂麻)같은 결단력을 보여라! 봉은사의 직영은 이미 중앙종회에서 의결된 사항이다. ... 총무원과 중앙종회를 욕되게 하는 (명진측의) 반란적 저항이 있다면, 총무원은 쾌도난마(快刀亂麻)같은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 총무원은, 조속히 원로회의와 중앙종회의 뜻을 받들어 봉은사가 직영사찰의 역할을 여법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바란다. (전재 및 배포 허용)

원광 2010-03-29 22:52:27
조게종 총무원 에무고십씀니다 자율사찰에서 직영 사찰로 전환 할때에는 무슨기준에의해결정 돼나요 현재 봉은사는 그어느사찰보다 예산내역을공개 해서 예산올바으계쓰 이는된포교할동 도한 열과성의 다하고 있는되 신도일동이반대한는 직영사찰로가려함니까

ㅎㅎㅎ 2010-03-27 07:53:00
세간의 화제가 봉은사문제라 봉은사홈피 자유게시판에 갔다가 깜짝 놀랬습니다. 모 대선후보 측근인사가 봉은사의 신심깊은 신도셨네요. 연일 홈피 자유게시판에 오르는 글을 보며, 명진 스님은 인복이요, 자승스님 안상수의원은 괴롭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찰의 홈피에선 자주 보기 힘든 선거전략가의 고도로 계산된 파괴력 있는 글. 보는 이는 즐겁고, 당한이는 괴롭고. 지난 대선 보선때 생각나네요. 하루에 십수개의 글을 속사포로 올리는 글 실력. 이번 봉은사직영사찰지정건, 저도 OOO님의 견해와 같기에 박수보냅니다. 불교닷컴에도 가끔 들러주십시오. 신도회기자회견장 OOO님의 모습도 보이더군요. 당당한 체격 여전하시구요. 28일 봉은사에 저도 갈건데요. 뵙고 차한잔하시죠.

기적의 천재 2010-03-26 00:39:26
사실 이게 다 근본적으로 이명박과 개독과 뉴또라이의 이간질입니다.

결국은 불교 파괴행위지요

부산에서 사찰이 무너져라 라고 주장하던 저들입니다.

한쪽으론 당근을 주면서 회유하면서 한쪽으론 좌파척결이다 뭐다 하며 내치는 그런 작전입니다.

양심을 버리고 회유당하는 스님들 이건 분명히 당신들에게도 이득이 안될 겁니다.

원래 그런 사냥개들은 잡을게 없어지면 다시 버려지는 겁니다.

당신네들의 적은 바로 이명박과 개독과 뉴또라이들입니다.

중앙종회의 합리적 결정을 존중 2010-03-25 21:45:31
안상수란 여당원내대표 정치인이 불교와 승려무시하고 종단의 자수성을 해치는 발언을 자행해오는 것과 별개로
봉은사 직영 지정은 종단의 오랜 기간에 걸친 합법적 절차와 과정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수도권 포교의 활성화 전략의 일환으로 거시적 안목에서 강남포교의 한축으로 봉은사를 지정하여 이 지역 일대에 포교와 교육의 활성화를 기하려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아래 종단(중앙종회)의 입장 주요 요지

1.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에 대한 일은 장자종단이 하루아침에 한 것이 아니며, 종단 발전과 포교를 위해서 수년 전부터 논의되어 오다가 이번에 이루어진 것임에도 사실이 곡해되어 외압이나 밀통 등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세간에 회자되어서 유감스런 일입니다.

2. 구체적으로 지난 2005년 중앙정기종회에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 건의 결의안을 채택한바 있으며 그때 거의 만장일치로 채택됐었으며, 총무원에서 그것을 논의하고 또 논의해서 이번에 회기에 올려 종회의원 다수에 의해 채택된 사항입니다.

3. 이 안건 통과 과정에는 그 어떤 사적인 것이나 외압이 개입되지 않았고, 중앙종회가 총무원의 종무 집행에 대하여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승인하여 의결한 것입니다.

4. 그럼에도 봉은사의 직영사찰 지정이 본질을 떠나 주지 연임과 관련하여 정치적인 공세등으로 ‘외압’이나 ‘부적합’이라는 왜곡된 주장으로 논쟁거리로 도배되는 작금의 언론계와 정치권의 현실에 깊은 유감을 금할 수 없습니다.
중앙종회의원들 스스로 판단하여 무기명 비밀투표로써 결의된 사안마저 세간의 권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중앙종회의 권위와 중앙종회의원들의 자주성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5. 또한 2005년 11월에 열린 제169회 중앙종회 정기회에서도 봉은사를 직영사찰로 지정할 것을 건의하는 결의를 한 바가 있음은 본 사안이 지극히 합당한 종단 내부의 오래된 의지와 필요성에 의해 이루어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봉은사 직영사찰 지정은 종단 내의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것이기에 어떠한 외압도 있을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6. 이에 공연히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 유입되어 종단의 사안이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심히 우려하오며 정치권은 물론이고 봉은사 주지 명진과 신도도 현재의 무차별적인 정치공세를 자제하여 주시고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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