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 문제점

종정사서실장과 원로회의 사무처장 지낸 덕산원두 스님

2018-06-29     조현성 기자

1994년 종단개혁 당시 원로회의와 종단개혁위원회 사무처장과 종정 사서실장이던 원두덕산 스님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이 쇠멸해 가는 이유를 장문의 글로 정리해 <불교닷컴>에 보내왔다.

앞선 27일 스님은 설정 총무원장 단식 등을 촉구하면서 단식 중인 설조 스님(94년 당시 개혁회의 부의장)을 위문했다. 

원두 스님은 ①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이하 위원회) 출범, 구성과 문제점 ②94년 개혁과정의 종정과 원로 배제와 종헌 종법 개폐의 문제점 ③<PD수첩>이 지적한 설정 총무원장과 현응 교육원장의 퇴진 이유 등 세부분으로 나누어 한국불교를 진단했다.

이 가운데 원두 스님이 진단하는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 출범, 구성과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종단 원로 무력화한 종단운영이 문제

스님은 "조계종은 석존 이래 출가승단의 법통과 조계선종의 종통을 계승한 한국불교 대표 승단이지만, 오늘의 조계종단 현실은 출가승단도 아니고 조계선종으로서 지도자도 없다"고 했다.

스님은 94년 종헌 종법 개폐를 통해 총명 유능한 원로(장로) 중심의 통할 기능을 중앙종회 중심으로 역행시켜 원로회의와 종단 원로를 무력화시킨 때문으로 진단했다. 

이어서 원로의원이 총무원 뜻과 다르면 호법부이 중앙종회와 같은 공식석상에서 징계 협박을 하거나, 최근 총무원 호법부장이 단식 중인 설조 스님을 찾아와 단식 중단을 종용하면서 비리 조사 운운한 사실 등을 예로 들었다.
 


사건 떄마다 불교적 방법과는 거리 멀어
 
스님은 종단에 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94년 종단기획자들은 불교 승단 최상의 가치규범이자 질서규범인 여법화합갈마의 3대 원칙에 반해 불교적 기본질서와 종단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해 왔다고도 했다.

조계종은 지난 2012년 백양사 도박사건 때 종단쇄신을 한다면서 승가공동체 쇄신위원회를 발족시켰다. 당시 원로회의 부의장이던 밀운 스님(현 교권자주 및 혁신위원회 위원장)이 위원장이던 이 위원회는 승랍과 연령을 법계로 통일하는 방안을 냈다가 원로회의에서 부결되었다.

원두 스님은 "승랍과 연령을 법계로 통일하는 방안은 불교승단 기본질서 파괴를 위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위원장을 맡은 밀운 스님의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했다.

석존의 법·율 어긋난 100인 대중공사

스님은 서의현 전 총무원장 재심파동 때 자승 집행부가 출범시켰던 100인 대중공사(상임위원장 : 도법 스님)'와 사부대중위원회(공동위원장 : 도법, 조성택 교수) '의 구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불교승단의 고유한 의사 결의 방식인 승가갈마와 현행 종단법에 명시된 것처럼 사미와 비구니와 재가자는 비구의 해죄 갈마와 현 총무원장의 의혹과 관련문제는 물론 사소한 문제에도 증언 등 직접 해당사항이 아닌 이상 비구에 관한 갈마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러면서 스님은 "'법대로 살자'고 한국불교 방향을 제시했던 성철 스님의 문도 일감 스님이 법이 아닌 비법, 율이 아닌 비율, 종헌종법이 아닌 '도법'에 놀아나고 있다"고도 했다.


간담회나 개최하고 위원 선출하는 게 전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지난 5월 1일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의 '큰스님께 묻습니다' 방송 후 '범종단' 차원의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와 관련, 원두 스님은 "(종정의) 범종단 차원의 대책위원회 구성지시는 종정 주위에는 용어 개념도 94년 범종단개혁추진위원회(이하 범종추) 폐단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단의 눈과 두뇌여야 할 원로회의가 종단이 사회악(범죄·폭행·도박 왕국의 집단으로 인식케 하는 방송이 나가는데도 간담회나 개최하고 4사람의 위원을 선출하는 것이 전부였다"고 했다.

대책위원회 위원 면면을 봐도 아쉬워

원두 스님은 "위원회 구성원들의 면면을 보면 94년 종단 사건의 전위조직인 범종추와 개혁회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했다.

스님은 "불교적 문제 해결과 혁신을 추진할 인재도, 불제자로서의 지적 이성을 가진 양심인도, 승단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가추고 역할을 할 수 있는 지도자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위원회에는 이번 총무원장의 의혹과 관련한 사안과 PD수첩이 방영한 승려들의 타락상과 관련해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승도승(勝道僧)도 설도승(說道僧)도 없다. 94년 종단개혁 선언문에 나오는 사찰투쟁과 종권투쟁의 전력을 가진 정치·행정 승려들과 동몽승(童蒙僧)들이 주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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