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이사장 눈가리고 아웅" 발언에 비대위 분통
대한불교진흥원 이사들과 불교방송 이사들이 방송 사장 추천을 둘러싸고 설전의 날을 세웠다. 이 과정에 일부 진흥원 이사들이 노조와 이사장이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발언으로 노조 비대위와 진흥원 이사간 마찰도 있었다.
주요 안건이었던 불교방송 사장은 선임하지 못했고 직무규정, 정관, 정년해제 등 방송과 진흥원 이사회 문제에 대한 경과와 진단부터 실시키로 결의했다.
불교방송은 17일 오전10시30분 서울가든호텔 백합홀에서 이사장 영담 스님을 비롯 16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제70차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장 영담 스님은 먼저 진흥원에서 추천한 사장 후보자들의 이력과 경영계획서 등을 바탕으로 준비한 보고서를 읽은 뒤 두 후보자가 자격미달이라고 했다.
진흥원이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불교방송이 분석한 두 후보자의 이력과 경력, 경영계획서 등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학 후보의 경우 라디오코리아에 근무한 이력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했다. 근무 당시 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라디오코리아(대표 김정학)는 자체 특별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기독교문화를 전파하기 위한 복음방송을 매일 3시간씩 방송하고 있고 토론토의 각 교회와 함께 다양한 찬양행사도 주관한다"고 돼 있다.
보고서는 김 후보자는 이외에도 자신이 근무한 회사들 대부분이 경영난으로 방송이 중단되거나 매각됐다고 밝혔다. 일부의 이력은 사실 확인이 안돼 과장됐을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윤태원 후보의 경우 본인이 대표이사인 회사가 모 언론사닷컴과 공동사업을 진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해 다른 언론사 닷컴으로 파트너를 교체했으나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분석됐다. 윤 후보가 운영중인 회사의 경영상태도 썩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보고서에 기재돼 있다.
영담 스님이 이러한 내용의 자료를 읽고 이사들의 의견을 묻자 김규칠 이사(진흥원 상임이사 겸직)는 의사진행 발언임을 전제로 "방송법에 따라 민주적이고 합법적이어야 하는 이사회 진행이 절차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의사를 진행할 의장이 후보자들의 이력 등을 평가한 자료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도 문제인데 '자격미달'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가치판단을 미리 해버리면 이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반론했다.
김 이사는 이어 "후보자들의 경력에 문제가 있다면 본인들을 이사회 자리에 불러 물어보는 게 수순인데 왜 부르지도 않고 후보들을 평가한 자료를 미리 주지 않고 이사회 자리에서 나눠주느냐"고 항의했다.
송석구 이사(진흥원 이사 겸직)도 영담 스님에게 "여보시오. 내 말 좀 들어보쇼"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화이부동이라는 말처럼 방송과 진흥원이 화합해야 하는데 이사장 스님이 진흥원 추천 후보자들을 폄하하면 우리들(진흥원 이사) 얼굴이 뭐가 되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영담 스님은 "후보자들의 이력 등에 대해 추가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분명히 얘기했고, 진흥원에 추가 자료를 요청했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다가 어제(16일)서야 자료를 줄 수 없다는 공문이 와서 우리가 준비한 자료를 바탕으로 오늘(17일)에야 후보자들에게 대한 자료집을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명호근 이사(진흥원 이사 겸직)는 "평소에 비공개로 하다가 오늘은 왜 공개를 하느냐. 이사장(의장)이 비공개로 할 것을 의사들에게 물어야 하지 않는냐"고 따졌다.
이사장 영담 스님은 "이사 여러분들이 비공개로 할 것을 요청해야 내가 의견을 물을 것 아니냐. 비공개 여부를 어떻게 내가 먼저 제안하거나 결정하느냐"고 받아쳤다.
이용부 이사(진흥원 이사 겸직)는 "이사회 자리에 어떻게 '진흥원은 사장 추천권 반납하라'는 노조 비대위 자료가 놓여 있을 수 있느냐. 이사장 승인 없이 노조가 유인물을 배포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영담 스님은 "노조가 하는 일을 이사장이 어떻게 해라 말아라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송석구 이사는 "무슨...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 안다"고 말해 노조의 분노를 샀다.
정우 스님(통도사 주지)은 "사장복무규정이나 무보수 등은 사장을 뽑기 힘들게 만든게 사실이다"면서도 "진흥원 이사들은 극단적 표현을 쓸 것이 아니라, 사장후보를 추천하는데만 진흥원 이사들이 참여하는 것인데 여기와서는 투표행위만 해야 한다. 이사장을 몰아부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설전이 오가자 영담 스님은 "추천된 후보자들 보고 내가 어이가 없어서 말을 못했다. 한마디로 (진흥원의 후보 추천 수준이)형편없다. 불교방송을 뭐로 보기에 진흥원에서 이런 후보자를 추천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규칠 이사는 김정학 후보자의 라디오코리아 이력과 관련 "미국은 다종교 사회여서 (복음방송을 한 것은) 있을 수 있다. 특히 김정학 후보가 모든 것을 결정할 위치에 있던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당시 미주한국일보와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정학 후보자는 라디오코리아 대표로 명시돼 있다. 김 후보자가 진흥원에 제출한 이력서에는 '캐나다라디오코리아(토론토) 책임PD, LA라디오코리아USA 방송이사·본부장' 이라고 기재돼 있다. 영담 스님은 "이 부분에 대해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10여분 동안 정회한 뒤 비공개로 속개해 "사장 후보자 추천이 문제가 아니라 정관, 사장복무규정, 정년해제 등 전반적인 현황와 경과를 짚어보고 양 이사회의 운영에 대해 우선 논의하고, 이 때 사장 후보자들의 추가 자료도 함께 조사하자"고 결의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이사회 일정과 결의 내용에 대한 시한은 정하지 않았다. 대신 진흥원 민병천 이사장, 김규칠 상임이사와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 스님, 감사 종훈 스님 등 각 2명씩의 이사들로 실무소위를 구성키로 했다.
이사회는 무외정사와 춘광 스님 등 두 명의 이사를 재임시키고 도후 스님의 사퇴로 공석이 된 이사에 정념 스님(전 낙산사 주지)을 선임했다. 내년도 예산안도 통과됐다. 사장 임금은 <불교닷컴> 보도대로 전액 삭감했다.
한편 장용진 노조 비대위원은 폐회 직후 이용부 김규칠 명호근 등 진흥원 출신 이사들에게 "노조와 이사장이 눈가리고 아웅한다는 식으로 노조를 비하한 것에 대해 사과하라"며 "어떻게 그런 식의 발언이 가능하냐"며 거칠게 항의했다. 한 진흥원 이사는 장용진 기자에게 "직장 생활 그 따위로 하면 안된다"고 맞받았다.
장 기자가 "이건 명예훼손이다"라고 말하자 김규칠 이사는 "이용부 이사 등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가 사실을 확인한 뒤 발언을 시인하고선 "명예훼손이라면 법대로 하라"고 했다.
비대위는 언론노조 등과 연대해 이사들에게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날의 열기를 반영하듯 폐회 직후 호텔 회의실 천장의 전구가 터져 위험천만한 순간을 아슬하게 피했다.
(기사 계속됩니다)
여보시오 내말좀 들어보소...? 이사람 불자 맞나..? 불교 진흥원이 뭐하라는 곳인지,불교를 널이 떨처 일으켜 흥하게 한다는뜻아닌가? 설립자의 설립취지에 충실해야지 그럴려고 이사가 되는것 아닌가? 이사가 정관의 목적에 당연히 충복해야지, 그렇지 못할때는 필이 사표를 내야한다.,요즘 진흥원 이사들의 성향을 알고도 남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