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단의 위상이 이것 밖에 안 되는 현실에 비통함을 느낀다.”
말사 주지 임명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한 마곡사 주지 일행의 예방을 받은 종정 예하는 이같이 말하고 총무원장과 본사주지의 참회와 검찰에 대한 항의를 촉구했다.
마곡사 주지 진각스님과 본사 삼직스님들은 16일 오전 7시30분부터 40여 분간 해인사에서 종정 법전 스님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진각 스님은 “마곡사가 야간에 압수수색을 당하는 죽을 죄를 지어 면목이 없으며 제불보살님과 모든 사부대중에게 깊은 참회를 올린다.”고 말했다.
이에 종정예하는 “종단의 위상이 이것 밖에 안 되는 현실에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하고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본사주지스님들은 각성하고 향후 이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참회와 더불어 (검찰에 대해)강력하게 항의함로써 재발 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종정예하는 “마곡사 주지는 이번일로 절대 위축되지 말고 일로 참회정진과 가람수호를 잘하여 만회의 기회로 하라”고 설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은 “오늘 개최하는 본사주지회의에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해 총무원 종무회의에서 종단차원의 대응을 자제하기로 했던 방침과는 달리 검찰에 대한 종단차원의 항의 등이 예상된다.
그러나 해인사와 총무원은 "마곡사 주지스님 일행이 해인사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나 종정예하를 만나지는 않았다"며 불교닷컴의 기사를 전면 부정, 그 배경을 두고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불교닷컴은 종정 예경실과 총무원 기획실의 항의 전화를 받고 종단내외 소식통을 확인한 결과, 마곡사 주지스님 일행이 종정예하를 만난 것은 확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검찰에 고발한 측의 한 스님은 "이런 일로 불교계의 정신적 지주인 종정스님을 찾아간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종정 마저도 범죄자인 진각스님을 두둔하는 발언을 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번 주중에 진각 스님에 대한 개인비리를 추가 폭로할 것"이라며 격앙했다. 이 스님은 "내부 문제를 외부로 퍼뜨리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많이 듣는 것은 사실이지만 총무원 호법부 등에 조사를 요청했으나 해결의지와 능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대검에 고발한 것"이라면서 "현 상황에서 불교가 사는 길은 파사현정 정신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무원은 당초 19일 예정이던 교구본사 주지회의를 16일 오후2시로 앞당겨 마곡사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한 문제를 논의중이다.
한편 마곡사 주지스님은 종정예하를 예방한 직후 이번 사태에 대해 사부대중에게 참회하는 글을 발표하고 지난 14일부터 대웅전에서 참회 7일 기도를 봉행중이다.
다음은 마곡사 주지 참회문 전문이다.
마곡사 사태에 대한 참회문
귀의삼보 하오며.
존경하는 종정예하와 원로회의의원스님,총무원장스님 그리고 각본사주지스님과 중앙종회의원, 수행과 포교에 전념 하시는 중진대덕과 사부대중께 삼가 참회의 글을 올립니다.
소승이 부덕하여 본사가 압수수색 당하는 초유의 화를 불러왔습니다. 이에 소승은 진심으로 시방삼세의 제불보살님과 모든 사부대중에게 참회를 올립니다. 이번 사태는 그 어떠한 참회로도 삼보에 끼친 누를 만회 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종정예하, 대중 여러분
이 시점에서 일련의 사태에 대하여 잘 잘못이나 무고를 따지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시비를 불러 오고 이는 종단과 대중에게 역시 또 다른 누를 끼치는 결과를 가져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승으로 인해 무너진 종단과 대중의 명예를 회복하고 결자해지의 각오로서 그간의 물의를 만회코자 더욱더 성찰과 수행으로 본사의 발전과 불법의 홍포에 분골쇄신 할 것을 삼보 전에 맹세 합니다. 거듭 제불보사님 전에 참회를 올리는 바입니다.
불기2550(2006)년 10월 16일
마곡사 주지 진각 합장
마곡사 대중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