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문화재도 만드는 판에 우리는...
없는 문화재도 만드는 판에 우리는...
  • 이기표 원장
  • 승인 2009.11.19 16:1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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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표의 세상이야기] 불교문화재의 위상
 우리나라의 문화유산 가운데 불교문화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큽니다. 나라의 보물로 지정된 유형문화재 대부분이 불교문화재이니까요. 그뿐이 아닙니다. 세계문화의 중심축인 유럽권역에 한국을 처음 알린 것도 불교문화재를 통해서입니다.

세계적인 석학이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버트란트 러셀, 일제강점기의 암울했던 한국 땅에 날아온 그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앞 석등(국보17호)을 보고는 ‘20억 동양인의 정신과 사상을 가장 잘 표현한 걸작’이라며 경탄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부석사 석등을 가리켜 ‘자신이 선정한 조선의 국보1호’라고 소개한 것이 유럽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알린 최초의 사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20여년 뒤, 초대 주한 프랑스대사 ‘로제 샹바르’가 서울에 부임하자마자 달려간 곳이 합천 해인사였습니다. 그는 거기서 고려대장경판을 보았고, 우리 민족의 장엄하고 거룩한 호국정신에 감복해 자기가 죽으면 유골을 가루 내어 해인사 부근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게 됩니다.

그리고 1978년 1월, 마침내 그가 죽자 유언을 받든 가족들에 의해 그의 유해는 해인사가 한 눈에 내려 보이는 가야산 천불동계곡에 뿌려졌습니다.

이처럼 한국인보다 더 한국의 문화를 숭상했고, 한국인보다 더 한국의 자연을 사랑했던 이들에 의해 한국불교문화의 웅혼함이 세계에 알려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여러 불교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이 한층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경제대국이라 해도 내세울만한 민족문화가 없으면 별 볼일 없는 나라 취급을 받습니다. 그래서 나라마다, 민족마다, 없는 문화도 만들어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말입니다.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훼손하고 파괴하는 어리석은 민족이 있습니다. 폐사지에 남아있는 국보급 석조유물에 돌팔매질을 해대고, 외딴 산중에서 천년세월을 버텨온 마애불에 붉은 페인트를 뿌려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바로 우리민족의 얘기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종교적 편견으로 그처럼 우매한 행동을 하겠지만, 우리의 불교문화유산은 이미 불교의 상징물을 떠나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여주는 민족문화유산이자 인류가 자랑하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자리했습니다.

그처럼 소중한 불교문화유산을 훼손하는 행위는 민족과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고, 모든 인류에 대한 죄업임을 국민 모두가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진정한 문화대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56년 남해에서 태어난 그는 불교방송 부산사업소장, 진여원불교대학 학장을 거쳐 부산보현의집 원장을 맡고 있다. 부산노숙자쉼터 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 등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Fact 포럼 대표, 한국전력공사 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제로에서 시작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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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한 2009-11-23 23:57:32
우리민족은 누구나 그인자속에 불교가스며들어있음에도 선조와 민족혼을 말살한채 찬란한우리민족문화와 역사를 부정하는 무리들에게 준엄한 꾸짖음이 참와닫는것 같습니다.

아쉬움 2009-11-19 21:09:39
인물이나 사건을 소개한 내용에 연도표시가 빠져있습니다.
연도는 역사적 사건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가장 초보적인 정보일텐데
아쉽게도 이 글에서는 연도가 빠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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