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학위 팩스' 예일대에 보관돼 있었다
'신정아 학위 팩스' 예일대에 보관돼 있었다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11.02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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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 사실 알고도 2개월간 쉬쉬 동대 명예훼손
▲ 셔마이스터 예일대학원 부원장의 파일에 보관돼 있던 신정아 관련 서류들. 이 가운데 셔마이스터가 2005년 9월 신정아가 예일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팩스를 동국대에 보냈다는 팩스전송 일지가 포함돼 있다. ⓒ2009 불교닷컴

예일대를 상대로 5천만불의 소송을 제기한 동국대 측이 2일 언론에 공개한 새로운 증거들은 모두 6가지다. 동국대 한진수 경영부총장은 "이번 소장에 추가된 내용은 동국대의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명백한 증거가 확보된 사실들이다"고 밝혔다.

소장에 적시된 새로운 증거들은 첫째, 예일대는 사건 초기부터 이번 사건이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사건 초기 조의연 경영관리실장으로부터 신정아 학위확인요청을 받은 예일대 미술사학과 학적담당 사무관인 수잔 에머슨이 "예일이 이런 일들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이 사건이 법적 문제의 소지가 다분한 것 같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내부 직원에게 발송했다.

특히 오영교 총장이 보낸 신정아 학위확인요청에 대한 회신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예일대 법무실장인 수잔 카니는 예일대가 동국대에 신정아 학위확인을 해준 팩스가 진짜일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에드워드 바나비 예일대학원 부원장보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한진수 부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니는 동국대에 학위를 인정해준 팩스가 '진짜'가 아니라는 서신을 발송했다"며 "이 사안의 법적인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을 법무실장이 이같은 행위를 했다는 것은 예일대 대응방식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일대는 사건 초기부터 내부대응팀을 구성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사건에 대응해왔다는 사실도 이번에 밝혀졌다.

2007년 6월 15일 바나비 예일대학원 부원장보는 홍보실에서 사건에 대한 모든 언론 응대를 담당할 책임자를 내정할 것이니, 언론에 대해 응대를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파멜라 셔마이스터 대학원 부원장, 에머슨, 카니 에게 보냈다. 바로 그날 톰 콘로이 홍보담당관이 배정됐다.

예일대는 미국 법무부의 소환장이 발부되기 전까지 사건진위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고 동국대는 주장했다.

2005년학위확인을 위해 동국대가 발송한 등기우편 내용 및 셔마이스터 부원장이 동국대로 방송한 팩스(신정아가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증명)의 원본 등이 셔마이스터 부원장의 파일 안에 고스란히 보관돼 있었다.

조의연 경영관리본부장은 "심지어 예일대가 이러한 사실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동국대의 팩스가 위조됐다고 언론에 발표함으로써 동국대는 극심한 여론의 비난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수 개월동안 동국대와 여러 언론의 확인 요청에도 아무런 조사도 진행하지 않던 예일대는 2007년 10월 17일 미국 법무부가 소환장을 발부하자마자 즉각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예일대는 하루만인 18일 '예일대가 수 개월 동안 받아본 적도 없고 동국대가 위조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던 문건의 원본(9월 5일자), 즉 동국대의 학위확인 요청 등기우편과 팩스원본(9월 22일자)이 셔마이스터 부원장의 보관파일에서 확인됐다.

예일대는 이 사건으로 동국대의 명예에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즉각적인 문제해결을 모색하지 않은 점도 이번에 새로 밝혀졌다.

미 법무부의 정보 소환장에 하루 만에 사실 확인을 마치고도 11일이 지난 10월 29일에야 회신을 했다. 동국대에는 이보다 늦은 한 달 반 뒤인 2007년 11월 29일에야 자신들의 착오를 인정하는 짧은 이메일을 보냈다. 당시 예일대는 이메일에서 자신들의 잘못을 '바쁜 업무(the rush of business)'때문이라고 변명했다.

또 잘못된 사실을 전달했던 국내 언론에 대해 아무 시정이나 해명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동국대가 12월 27일 사실 확인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한 지 이틀 후인 12월 29일에야 공식적인 성명 발표를 통해 잘못을 시인했다. 예일대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지한 지 2개월만의 일이다.

동국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일대는 이후에도 계속 허위사실을 유포해오고 있는 점은 놀랍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일대 홍보실을 12월 29일 졸업학위를 검증하는 절차를 바꾸었고, 사건 당시 동국대가 요청한 사항에 대해 철저히 조사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학위검증 절차는 바뀌지 않았고, 미 법무부의 소환장을 받기 이전에 '철저한 조사'를 한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한진수 부총장은 "동국대는 새로 밝혀진 6가지 사실을 바탕으로 법원에 소장 변경 신청을 접수했다"며 "예일대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소송의 지연을 유도하고 있지만 올 12월 초로 예정된 증인심문과정에서는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셔마이스터 예일대학원 부원장이 동국대측의 요청에 따라 팩시밀리로 2005년 9월 22일 전송한 공문. 신정아가 미술사학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기술하고 자신의 서명을 날인했다. 신정아 학위를 동국대측이 믿게 만든 문건임에도 예일대측은 사건 초기 이 문서를 작성하거나 동국대에 팩스로 전송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다 뒤늦게 보낸 사실이 들통났다.<동국대 홍보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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