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부 "사실 무근" 주장…현원 스님 부인 "모르는 일"
가산불교문화연구원 기획실장 현원 스님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다"며 전면 부인했다.
<불교닷컴>은 지난해 몇차례에 걸쳐 포살계본인 <범망경보살계포살본>,<도의국사 입당구법 기념비 건립자료집> 등을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이하 가산불교)에서 발행하는 것은 특혜이며 가산불교의 지나친 종무행정 간섭이라고 보도했다.
<불교닷컴> 보도 이후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편향적인 종무행정에 대해 수많은 불자들의 지적이 잇따랐으나 최근들어 지관 스님은 가산불교에 대한 감싸기를 노골화하고 있다고 총무원 관계자가 주장했다.
<범망경보살계포살본>이 간행된 계기를 아십니까
가산불교 기획실장 현원스님은 '대중회의설치시안'을 기획, 총무원 실장 부장스님들을 불러 브리핑함으로써 현재 시행중인 결계포살법의 단초를 제공했다.
총무원 관계자는 "지관 스님과 현원 스님은 서울시내 한 호텔 중식당에서 총무원 집행부의 한 스님을 불러 공양을 함께하며 한 권의 대학노트를 건넸다"며 " 당시 현원 스님은 '이거 스님이 만든 건데, 가산에서 할 수 있게 잘 좀 도와주세요'라는 요지의 말을 건넸다"고 증언했다.
지관 스님이 직접 쓴 원본을 건네받은 이 스님은 총무원 부실장들과 논의한 뒤 해당부서 국장 스님에게 건넸고, 이후 감수를 거쳐 가산불교가 종단 예산으로 수 만 권의 책을 발간해 전국 주요사찰과 중진 스님들에게 배부했다. 이 책이 <범망경보살계포살본>이다. 종법으로 규정한 포살법회에서 사용하는 공식 경전으로 채택된 셈이다.
그 사이 지관 스님이 중앙종회 초선의원 스님들에게 50만원씩의 여비를 지급하며 포살결계법(결계포살법)의 종회 통과를 요청, 별 이의없이 제정돼 현재 몇차례 포살법회를 시행했다.
현원 스님은 <불교닷컴> 취재진과 한 통화에서 "(호텔에서 초안을 교역직종무원에게 전달한 사실)그것은 대답할 수 없다. 지나간 일이고 난 기억이 없다. 다른 좋은 기사나 써라"고 말했다.
"결계록까지 가산불교서 발행, 또 종단 예산 집행" 주장
몇 차례의 결계신고 내역을 담은 결계록이 현재 총무부 주관으로 간행 중이다.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임기만료일이 오는 30일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이전에는 결계록이 발간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 봉정법회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무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결계록마저 가산불교에서 주도적으로 간행작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겉으로, 공식적으로는 총무부에서 간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그러나 총무부에서는 별 관여하지 않고 가산불교에서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종무원은 "총무부에서 결계록을 만든 경험이 없어 전문기관에 간행을 의뢰했다"면서도 '그 전문기관이 가산불교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다. 원장 임기 말년에 기사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총무부 관계자는 "임기 열흘을 앞둔 상황에서 꼭 기사화해야 겠냐. 가산불교에서 하는 것은 맞다. 예산은 3천여만원 잡혀있는데 실제 간행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여 필요하다면 예산을 증액할 것이다"고 밝혔다.
총무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결계록 편찬을 왜 가산에서 하느냐. 총무부가 다 했다"면서도 "왜 (원장 스님 임기)마지막까지 (이 문제를 기사화하고)그러느냐"라고 말했다.
<범망경>을 가산불교에서 발간한 이유를 물은 지난해 불교닷컴의 취재진에게 총무원측은 "조계종출판사가 능력이 부족하고, 포살결계를 처음부터 주도해 흐름을 잘 아는 가산불교에 맡겼다"던 변명과 별다를게 없어 보인다.
현원 스님은 "가산에서는 그런 것 안한다"고 짧게 답했다.
사적비·조계사 8각10층 석탑도 가산불교 공로?
조계사는 주지인 총무원장 지관 스님의 지시로 부처님 진신사리탑과 사적비를 지난 8일 새롭게 조성했다.
지관 스님은 봉행사에서 "이 불사를 회향하기까지 애써 준 조계사 주지 세민스님을 비롯하여 도안 기획 등 총기획을 맡아준 가산불교문화연구원 등 여러분들께 거듭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가산불교에 대해 스스로 감사의 뜻을 밝힌 것이다.
법회에 참석한 불자들에게 나눠 준 소책자에도 "가산불교문화연구원 기획팀, 8각10층사리탑의 구조 및 기본 도상 마련, 세부도상인 8여래상 8보살상 8신중상 8길상도 8사자도 등의 기본그림 마련함"이라고 적었다.
"가산불교 기획실장 현원 스님에게 종정표창 결의" 주장
총무원장 지관 스님이 최근 종무회의에서 가산불교 기획실장 현원 스님의 이러한 노력을 치하하기 위해 종정표창을 수여키로 결의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현원 스님이 이를 고사함에 따라 지난 8일 제막식날 표창패는 현원 스님을 제외한 4명에 대해 수여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 종무위원은 "종무회의서 결의했으나 현원 스님이 고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종무위원은 "종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내용을 모른다. 나중에 현원 스님이 고사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총무부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다. 처음 4명 결재올렸고, 결재안대로 4명에게 종정표창을 수여했다"며 현원 스님에 대한 종정표창 결의를 부인했다.
현원 스님은 "그런 것을 왜 취재하느냐. 나는 모르는 일이다. 다른 기사나 써라. 난 할말 없다"고 답했다.
사설 연구기관을 활용해 종단 주요종책을 맡긴 것도 모자라 종정표창까시 수여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양식을 가진 사부대중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지난해 <범망경> 발간과 결계포살법 시행 과정에서 가산불교의 관여 등을 보도한 <불교닷컴>은 140여일 동안 조계종 종헌종법 어디에도 없는 전대미문의 출입금지 등 악의적인 조치를 당했다. 종단은 현재 또 다른 기사를 트집잡아 무기한 취재지원을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