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1,300년 교류사 불교가 잇는다"
"한중일 1,300년 교류사 불교가 잇는다"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10.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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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한중일 문화교류 포럼 성황리 개최

▲ 제5차 한중일불교포럼에 참석한 각국 불교대표단들이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중국 양주시 대명사 인근 감진도서관 광장에서 지난 15일 개최했다.ⓒ2009 불교닷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국이 불교를 매개체로 문화 사회 경제 등 전반에 관한 긴밀한 교류를 다짐했다. 한국측은 경제계를 대표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불교계에서는 영담 스님, 최씨종친회에서는 최재천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중일 3국 정치 경제 문화 종교인등을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중국 강소성 양주시에서 '평화로운 동북아, 평화로운 세계'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다섯 번째로 열리는 ‘한중일 문화교류포럼’은 1,300여년전 최치원 선생과 감진 선사를 모태로 삼국이 새로운 협력과 교류를 다짐하는 자리였다. 지금까지 주로 경제와 문화 등을 다루다 올부터 불교가 포함됐다. 행사는 불교법회, 논단, 문화교류,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3국의 불교대표자들은 지난 15일 불교포럼 직후 '한중일불교 양주선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들은 선언에서 "3국 불교의 교류, 평화로운 동북아 그리고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사자가 되자"고 주창했다.

행사를 주최한 중국 양주시는 한 때 세계 10대 도시였을 정도로 문물 교류가 활발했다. 문물 교류를 상징하는 인물이 신라의 최치원 선생, 이탈리아 마르코 폴로, 일본에 불교를 전해준 감진 스님 등이 꼽힌다. 당(唐)대에는 신라, 아라비아, 일본의 상인과 승려의 수만도 5,000명이 넘었다.

당나라 말 13세 때 신라에서 유학 온 최치원선생은 18세에 예부시랑 배찬의 고시에 급제했다. 율수현위로 근무하는 등 공직자 생활을 한 그는 879년 황소(黃巢)의 난이 일어나자 '토황소격문'을 지어 무력이 아닌 문장으로 난을 제압, 중국 전역에 문장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그 곳에서 <계원필경>등 많은 문학적 사료를 남겼다.

그는 귀국 후 해인사 등 전국 각지를 유랑하며 여생을 마쳤다. 최치원이 찬술한 경남 쌍계사 진감선사비(851 이후). 만수산 성주사 낭혜화상 백월보광탑비(890년), 초월산 대숭복사비명(886년 이후), 희양산 봉암사지증대사적조탑비명(893년) 등을 ‘사산비명’(四山碑銘)으로 부른다. 최치원이 선종에 상당한 깊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삼국사기> <삼국유사>보다 앞서고 다른 전적에서 볼 수 없는 역사 사실이 많아 한국학 불교 연구에 필수적인 금석문이다.

해인사를 ‘금강석처럼 단단하며 우뚝 솟은 옥 같은 사찰(介如金剛 然玉刹)’이라고 찬탄했던 그의 말년 흔적은 지팡이가 자라 거목이 되었다는 학사대 전나무, 홍류동 계곡 곳곳에 남아있다. 해인사 말년의 행적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출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인사에서 모형(母兄)인 현준(賢俊)스님 등과 도우(道友)를 맺고 지냈다. 또 희랑스님과도 친분을 맺었다. 그는 해인사에서 사찰 관련 여러 전적과 함께 불교관련 서적을 다수 남겼다.

당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감진선사는 일본 불교의 시조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기 위해 다섯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도일(渡日)에 성공해 일본에서 불교를 전파했다.

두 인물이 현대에 들어 3국을 잇는 거멀못이 됐다. 일본은 중국 개방이 본격화되기 전인 1980년 감진 선사의 등신불을 중국으로 모셔와 친견 법회를 열었다. 이 법회를 계기로 중국은 문화대혁명 때 파괴한 사원을 복구하고 불교를 중흥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천년고찰 대명사(大明寺)에 감진 선사를 기리기 위해 승려교육기관인 감진학원, 도서관 등을 지었다.

양주시는 지난 2007년 최치원 기념관을 만들었다. 기념관에는 한국과 중국의 문화 사상 교류가 역사적으로 잘 나열돼 있다. 기념관 1층 정중앙에는 부산 해운대구청에서 기증한 최치원의 동상이 우람하게 자리잡고 있다. 우측에는 경주 황룡사와 첨성대 모양이 새겨진 동판이 벽면 전체를 장식했다. 2층에는 그동안 양주와 기념관을 찾은 한국과 북한의 주요 정관계 인사들의 사진을 비롯해 양주에서 출토된 가야금 고려청자 등 한국문물들이 전시돼 있다.

행사 참가자들은 각 국의 스님과 불교신자, 정부관계자, 문화인사 등 다양했다. 한국에서는 불교방송이사장 영담스님, 전 태고종 교무부장 재홍스님, 최재천 전 국회의원, 서영교 전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한 20여명이 불교를 대표해 참석했다.

행사를 주최한 중국은 대명사 주지 능수스님, 대만 불광사 묘사스님, 중국양주시불교협회 부회장 법용, 용문스님, 감진불교학원 은병건 부원장을 비롯한 진감학원 관계자들과 손아명 중국불교문화교육기금회 회장을 비롯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일본은 감진선사가 주석했던 일본 나라의 당초제사(唐招提寺) 스님 신도들을 주축으로 약사사, 법융사 스님이 참석했다.

정 관계 및 문화 경제계 인사들로는 한국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한중우호협회회장) 회장, 최성홍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임성남 주중 대사관 정무공사, 정구종 한일문화교류협회위원장, 이원태 한중우호협회 부회장 등이 자리를 했다. 중국에서는 류덕유(劉德有) 문화부 전 부부장, 왕옥신(王玉新) 양주시 서기겸 부시장, 서익민(徐益民) 양주시 정무수석, 선주용(沈祖榮) 강소성 종교국 부국장, 진원관(陳雲觀) 중국 양주시민족사무국장 등 정부와 종교국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행사는 첫날 양주시 정부가 주최한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양주시내 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만찬회에서 중국측은 환영사를 통해 “한중일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이웃”이라며 “이번 행사에 서는 특별히 불교가 함께해 의미가 깊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왕욕신 양주시서기는 “이번 행사에서는 불교법회와 평화와 교류를 모색하는 포럼, 예술가들의 공연, 한중일 가요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며 “460만 양주시민들이 열렬히 환영하며 양주시장 부인께서도 불교 기도회에 참석해 행사가 원만히 진행되기를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측을 대표해 인사한 임경남 공사는 “3개국의 우호 증진을 위해 우리 한국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튿날 아침에는 영빈관 국제회의장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장소를 대명사(大明寺)로 옮겨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법회를 열었다. 대명사는 당나라 때 건립한 천년고찰로 감진선사가 일본으로 가기 전 까지 머물던 사찰이다. 대명사 감진도서관 앞 마당에서 열린 기원법회는 축원문 낭독, 삼국대표 스님들의 헌향, 기원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기원법회에는 삼국에서 온 대표단 및 대명사 스님 신도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대명사스님 신도들은 사찰 일주문에서부터 악기를 연주하며 한 일 불교도들을 환영했다. 참가자들은 부처님의 법력으로 세계평화를 희망하고 불제자들이 자비 봉사에 앞장설 것을 다짐하는 기원문을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기원문에서 “중국 한국 일본 불자들은 세계평화, 동북아 평화를 위해 노력하고 대중을 깨치고 자비를 베푸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기원법회가 끝난 뒤 사찰에서 마련한 음식으로 공양을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에 감진학원에서 불교포럼을 개최했다. 불교포럼에서 발표자들은 삼국불교 교류 역사를 살펴보고 향후 계획을 밝히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왕옥신 양주 부시장은 “중국은 감진 선사를 일본에 보내고 최치원을 받아들였다. 오늘날에는 문화도시로 발전하고 특히 공업이 놀랍도록 성장했다. 세계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발전을 이룩했다. 문화 증진에도 나서 불교문화 박물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불교 육화경사상은 포용과 원융을 강조한다. 그 사상을 따라 서로 화합 포용하자” 고 말했다.

선주용 중국 강소성 종교국 부국장은 “ 삼국 불교계는 공동의 근원을 갖고 한 혈통으로 이어졌다. 비록 국가는 다르지만 불교는 같다. 각기 나라서 발전을 이뤄 3국 국민들 사이에 우의의 다리를 놓자”고 말했다.

태고종 재홍 스님은 "최치원 선생이 이룩한 업적을 근간으로 한중불교가 먼저 쌍계사 진감선사대공탑비를 원본대로 복제해 양주시 최치원기념관에 모시는 사업을 구체화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올 5월 왕예문 양주시장에게 영담 스님이 먼저 제안한 내용이다. 재홍 스님은 "비의 일부 각자가 마멸되어 있고, 향후 훼손도 우려되는 만큼 한국의 문화재 관리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속도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중국 측 능수 스님은 △상호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법사와 불교대표를 교류해 대화하고 방문△ 상호 교사 방문, 유학생 교환 △ 문화학술 교류 강화, 문화 학술서 발간 등 3개항의 교류 실천사항을 제안했다. 대만불광사 묘사스님은 “과거 삼국의 교류를 따라 앞으로도 더 많이 교류하며 단합하여 세계 평화와 공존을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 중국 양주 = 이혜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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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11-05-16 22: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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