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법사 생활 10년만에 처음 본 "기적"
교법사 생활 10년만에 처음 본 "기적"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09.09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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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경시대회 열풍 "학생들이 스스로 교리 공부"


오는 12일 실시하는 제1회 청소년 불교교리 경시대회가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불교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법사 두 명의 시선으로 교리경시대회가 불러온 신풍속과 경시대회의 의미를 살펴본다.

한편 대회운영위원회는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전국 모든 고시장에 보건교사를 상주시켜 응시생 전원을 대상으로 발열검사를 실시해 발열자에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또 모든 응시생은 교실에 입실하기 전에 손 소독을 실시한다. 이를 위해 각 고시장에 손 소독기를 배치하고 응시자 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할 예정이다.

 

▲ 이동배 정광고등학교 교법사
청소년포교는 미래를 위한 불확실한 투자다. 굳이 청소년포교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말하는 것은 ‘지금’, ‘당장’ 우리 눈앞에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5년, 10년 뒤에나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투자가 곧바로 효과로 연결되지 못하기도 하다. 때로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위험이 따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년포교는 미래를 위한 불확실한 투자라고 하는 것이다.

청소년포교가 그런 분야다. 지금 열정을 쏟아 부어도 그 효과가 나타날지? 나타나도 언제 나타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런 불확실한 투자를 포기해야 하는가? 그럴 수는 없다.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은 아무런 이득과 효과가 없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지금 땀방울을 흘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가을을 위해 봄에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다.

그래서 청소년포교를 미래에 대한 중요한 투자라고 한다. 짧게는 10년 뒤, 길게는 50년, 100년 뒤의 우리 모습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확실한 투자이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 주변에 청소년포교를 위해 열정적으로 뛰어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청소년포교를 위해 시간과 재원을 투자한 단체는 더 더욱 적다. 아무도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지 않고, 아무도 잘 했다고 격려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칭찬과 격려가 없는 분야에 시간과 재원을 투자할 사람과 단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은정불교문화진흥원이 주도적으로 동국대학교와 파라미타, 불교신문사가 함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국 규모의 교리경시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놀랍게도 2천명이 훌쩍 넘게 응시했다고 한다. 고시장이 개설되지 않은 제주와 속초, 해남과 순천 등에서도 아이들이 응시를 했다고 한다. 제주와 속초에서는 시험전날 서울에 올라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얼마나 대단한가?

이 전국규모의 경시대회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걸린 일이다. 미래를 위해 한 일이기 때문에 눈앞의 결과를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지난봄부터 준비한 이번 경시대회가 결실의 계절 가을, 그 소중한 가을에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아니, 소중한 결실이 맺어져 우리 한국불교의 미래가 밝게 빛나기를 바란다.

/ 이동배 정광고등학교 교법사

▲ 백미나 청담정보통신고등학교 교법사
불교는 어렵다. 그래서 어린이법회나 청소년법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즐겁고, 쉽게 법회를 지도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교리공부를 하자고 교리책을 펼치자고 하면 곧바로 법회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든다. 제대로 신행생활을 지도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우선 아이들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법회가 유지된다. 어린이나 청소년 법회를 지도하고 있는 지도교사나 법사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그래서 흔히 말하는 것이 ‘인연법’이다. 어려서 불교와, 사찰과, 스님과 인연을 맺어 놓으면, 언젠가는 자라서 절에 올 것이고, 그때 교리공부를 하고 올바른 신행생활을 하면 된다는 논리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다. 한 번 잡힌 습은 잘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교학없이 올바른 신행활동은 쉽지 않다. 물론 묵묵히 기도 정진하는 참된 불자를 만나기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부처님의 참 된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신행활동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1회 교리경시대회를 앞두고 우리 주변에 특이한 현상이 생겼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교리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읽어보라고, 같이 공부하자고 그렇게 오랫동안 설득도 해보고, 은근히 압력도 넣고 했는데도, 전혀 미동도 하지 않던 아이들이 스스로 교리책을 펼치고 토론하고 외운다. 교법사 생활 1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동기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교리공부를 하라고만 했지, 왜 해야 하는지, 하면 무엇이 좋은지,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실감나게 말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교리경시대회를 앞두고, 아이들이 스스로 터득했다. 종립학교를 다니며 교리공부를 하면 어떤 이득이 있고, 무엇이 좋은지를 굳이 말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알게 된 것이다.

개학을 하자마자 시작된 교리 열풍이 학교에 가득하다. 흐뭇하다. 기쁘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울음이 날 지경이다. 이제 억지로 불교에 친근감을 가지라고, 부처님 가르침을 알라고 말할 필요가 없게 됐다.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찾아 물어본다. 얼마나 감격스러운가! “고맙다 교리경시대회야!” 크게 외쳐본다.

/ 백미나 청담정보통신고등학교 교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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