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피묻은 손으로 화해말라"
"MB,피묻은 손으로 화해말라"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08.26 14:28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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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1,000일기도 회향 "천일기도 모델적인 쑈다"
1,000일 기도를 회향하는 명진 스님은 할 말이 많았다. 회향을 앞둔 25일 만난 명진 스님은 '천일의 약속'이 "하루하루 조바심이었다"는 말부터 열었다.

"대책 없이 한다고 큰소리 쳐놓고 조바심이 일었다"면서도 "천일기도는 형식적인 거지만 공을 들인다는 것, 내용을 채워나간다는 것이 신도와 전체 불자와의 약속이었다"고 스님은 말했다.

스님은 산문 안에 몸을 가두고 새벽 4시30분 새벽예불, 오전 10시 사시예불, 오후 6시30분 저녁예불하며 하루 1,000배를 1,000일 동안 올렸다.

약속을 통한 긴장관계는 하루도 마음을 놓지 못하게 했다. 스님은 "1,000날을 하다보니 (회향하는 마당에)아쉽기도 하지만 다른 스님들도 이런 기도는 한번쯤 해보면 자기성찰을 통한 내면의 변화를 느낄 것이다"라는 말로 천일동안의 변화를 대신 설명했다.

'산문에 육신을 가두고서는 귀는 많이 열어놨더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스님은 "출입은 방편으로 안했을 뿐이고, 주지라는 게 개인적인 삶만 있겠는가"라며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세속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스님은 천일동안 몇몇 진보매체들과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에 대한 쓴소리를 수시로 내뱉었다.

이날도 많은 말 중에 MB에게 유독 날을 세웠다. "미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시위를 보고 '이건 아니다' 생각했다. 부산항에 이미 5천톤의 수입쇠고기가 클레임이 걸려있었다. 대통령이 어느날 갑자기 미국에 선물을 준 것이다.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이다. 일본은 20개월령 이상 수입 안한다. 우리는 굴욕적이다. 촛불과 재협상을 통해 건강주권을 찾자는 외침이었다. 조중동 모두 전 정권에서 수입을 반대했다. 어느날 태도가 바꿨다. '이건 아닌데' 마음속 번뇌가 일었다. 광화문 나가고 싶었다. 촛불 때도 그랬지만 종교편향 때는 정말 나가고 싶었다"며 거침 없이 말했다.

스님은 '천일기도' 회향 후 용산참사 현장을 찾는 게 첫 행보다. "불교가 이 시대에 어떻게 세상과 더불어 함께 할 것인가라는 의미에서, 저항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고자 한다. 기도 중에도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조의금을 조금씩 보냈다. 과일 떡도 자주 보내서 위로했다. 마음의 빚을 조금이나마 덜고 싶어 용산참사 현장에 가야겠다"고 스님을 밝혔다.

'용산참사' 해법에 대해 스님은 "(정부에서는) 처음 이들을 테러리스트라고 했다. 생존권을 위해 격렬하게 저항한 이들을 보고. 진압으로 경찰을 포함해 6명이 숨졌다. 전쟁터도 아닌데 보통 문제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충청도 농민시위 진압과정에서 2명이 숨지자 사과했다. '불법 탈법 행위였어도 공권력 집행에 신중했어야 했다'고 사과했다. 용산참사 수사기록 1만여쪽 가운데 3천쪽을 감추는 것은 앞으로 이 정권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바른 검찰상이 요구된다. 천성관 내정자를 봐라. 스폰서검사, 뇌물검사 아니냐. 1분 뒤에 드러날 거짓말을 하고 있다. 거짓말하는 사람을 검찰총장 내정자로 하고, 거짓말이 드러났음에도 사법처리를 하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적용한 혐의를 천성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그런 다음 화해와 용서를 해야 한다. MB는 피묻은 손으로 화해의 손을 내밀면 안된다. 평택 쌍용차의 경우 군인이 나와 민간인을 사찰했다. 거기에 대해 아무도 심각성 얘기 안한다. 한겨레 경향에서 조금 문제제기하다 만 정도다.

스님은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한 뒤 9월 3일 강원도의 한 선방으로 2개월동안 산철 결제에 들어간다.

'스님의 행적으로 볼 때 강원도 선방보다 용산참사 현장에서 수행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질문에 스님은 "오래전에 어른 스님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어렵다. 용산은 신부님들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일기도' 중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산문을 나선 것과 관련 스님은 "봉은사 재적신도였던 권양숙 여사가 봉하마을 내려가기 이틀전 들러 차를 마시면서 산중기도 회비 5년치를 모아왔더라. 120여만원이었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처럼 노환으로 별세한 것도 아니고 자살이어서 가슴도 아팠다. 개인 차원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에 동참하는 것이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불교의식을 매체를 통해 전국에 전파하고 싶었다. 불교적 방법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였다"고 설명했다.

명진 스님은 '차기 총무원장 선거'와 관련, "94년 종단개혁 때 가사를 벗어 원로스님에게 주면서 종단개혁 성공하지 못하면 산문을 떠나겠다고 결의했다. 그러나 의현 스님이 물러나고 81명의 종회의원과 본사주지 등에게 권력의 분산 외 아무것도 아니었다. 12-13대 때인가 간선의원하면서 중앙종회(에 대한 희망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스님은 "총무원장은 내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기자들은 이 말 꼭 써라"고 말하곤 대소했다.

스님은 "봉은사 주지로 우연히 들어왔다. 봉은사의 변화를 통해 종단 변화 이끌겠다는 생각했다. 불교에서 제일 예산이 많은 절에서 틀을 바꾸면 된다고 봤다. 천일기도하고 재산공개하고 재가자를 회의에 참석시켰다. 봉은사에서 차곡차곡 (94년)종단개혁안 실행해 왔다. 그동안 불교가 권력 앞에 비루했다. 잘못된 것은 지적해서 고쳐야 한다. 봉원사가 모델이 되어야 한다. 가사 벗고 산문떠나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 내 힘이 아직 종단을 좌지우지 못한다. 봉은사 잘 하는 것이 총무원장하는 것보다, 총무원장 인물론 역할론 말하는 것보도 낫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천일기도'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천일기도는 쇼다. 쇼를 하려면 이렇게 해라. 좋은 모습 보이면 따라올 것이다. 불교미래 밝히는 모델이 될 것이다"고 힘을 줬다.

스님은 '지리산 야단법석'에서 제기됐던 일단의 문제점들에 공감했다. 스님은 "한국불교 문제점 굉장히 많다. 한국불교는 선종으로 본다. 간화선 중심이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선종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 지금은 제사종, 기도종, 관광종, 입장료종이다."라고 한국불교 현실을 꼬집었다.

스님은 이어 "현정권의 일관적인 흐름은 거짓말이다"며 정권을 15분가량 비토했다. 스님은 이미 몇차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해 '허언필망'이라고 일갈했었다.

1,000일만에 찾은 봉은사는 정원수들이 한결 정리된 느낌이었다. 그러나 북파공작원 201명의 위패를 봉안한 영각과 해수관음상 주변에는 온통 하얀 영가등으로 가득했다. 스님은 인터뷰 내내 '불공'이라는 용어는 한번도 사용하지 않고 '기도'라고 했다. 인터뷰 약속 시간보다 15분 늦었던 명진 스님은 법당에서 49재를 지내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선종수사찰을 이끄는 명진 스님은 오는 30일 천일기도를 회향하는 대규모 법회를 연다. 총무원장, 호계원장, 원택스님과 종회의원 스님들이 다수 참석한다.

스님이 '천일기도' 회향 기념으로 취재진에게 나눠준 열쇠고리 선물함에는 송담 스님이 쓴 "但知不會"가 적혀 있었다.

'아는가, 다만 알지 못함을
진실로 알 수 없기에
아상은 부수이지고
번뇌는 사그라드네
모름 하나만 오롯한 마음
끊이지 않게 살피고 지켜
느리고 느린 발걸음
끝없이 나아가리라'

▲ 49재를 마치고 다래헌으로 돌아오는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뒤로 하얀 영가등이 지천으로 깔렸다.ⓒ2009 불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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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2009-09-07 10:24:37
MB의 피묻은 손... 분별시비를 없애는 수행을 하는 스님이 '피묻은 손'이란 표현을 쓰다니 좀 살벌합니다. 스님 기도회향때 보니 완전히 '정치승'이더구만요.개인기도나 절 기도회향에 웬 정치인 떼거리들을 그리 많이 초청합니까?

도곡동 2009-09-01 23:11:58
지난번 노무현 국민장때 원고 어설퍼요 그럴때 문구를 좀 지대로 쓰시구 참모를 두셔서 내용을 매끄럽게 하심 어떨까 해요 어느 사이트 에선가 스님을 비난 하기에 맘 아퍼 하는소리 임다

미미 2009-08-31 13:55:02
천일기도애쓰셨네요,좀 방하착 하셨으면 하네요, 등에땀이 식은뒤에 시작해도 될것같습니다.침묵의 미덕을 알아야 할것 같습니다.1000일을 더더욱 소중하게 말입니다.

성법이라~ 2009-08-29 23:21:14
~ㅋㅋㅋ
남의 바짓가랭이 잡는 버릇은 여전하시구려.
아님말구요.

성법호법 2009-08-28 17:23:50
명진님이 타고나길 연극 좀 하게 생기셨네요.
시방 우리 종단은 이런 스타가 필요합니다.
이조 500년 억불시절에 "당취"라는 비밀 결사조직을 통해 밀밀히 중생 구제를 펼치다
관군에 포위되어 어느 이름 모를 계곡에서 숨을 거둔 무명의 스님이 아닐런지.......
민중과 정권 사이에 노련한 가교 역할을 기대합니다.

성법스님 명진스님 두 분 다 우리 종단의 귀한 인재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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