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은 불상창고! 거기에 무슨 부처가...
법당은 불상창고! 거기에 무슨 부처가...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08.16 13:24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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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법석-3일 오전] 무비 스님, 불사·설법·중생 의미 토론

무비 스님은 3일째 계속된 '정법불교를 모색하는 지리산 야단법석'에서 이 시대의 불사의 의미, 진정한 설법, 중생의 의미에 대해 금강경을 바탕으로 사부대중들과 열린 토론을 펼쳤다.

무비 스님은 "불상 조성에 너머 집착하는 것은 조계종 소의경정인 금강경과 거리 멀다"며 "심지어 불상도 아닌 것을 갖다놓고 절을 짓고 절을 한다. 바위가 이렇게도 생길 수 있고 저렇게도 생길 수 있는데, 안되면 바위에 그리기도 한다. 금강경에 비견하면 너무 처참하다"고 심경을 피력했다.

스님은 "이는 경전에 따르지 않은 채 제멋대로 불교라고 간판걸고 사는 데서 기인한다"며 "그것도 돈 주니까 불교TV에 광고까지 하더라"고 꼬집었다.

"무릇 모양이 있는 모든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凡所有相 皆是虛妄)"라는 금강경 구절을 인용한 스님은 "성성하게 살아있는 부처의 음성을 부처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사도다. 헛된 믿음이다. 진정한 불교가 무엇인지 모른다. 요즘 법당은 불상 창고다. 거기가 무슨 부처님 모시는데냐"라고 비판했다.

몸 던져 어려운 사람 돕는 것이 설법이다

무비 스님은 설법의 의미와 관련 "법을 청할 때 조건을 단다. 경전을 읽고 생각을 일러달라는 거다. 소장사 얘기하라는 것 아니다"며 "금쪽같은 시간을 내서 부처님 말씀 들으러 왔는데, 불사하라는 광고나 하면 되겠나. 부처님말씀을 양심껏 일러야 한다. 몸을 던져 솔선수범해서 어려운 사람 돕는 것이 설법이다"고 정의했다.

이에 대해 진오 스님은 "금강경이 소의경전으로서 부족한 점이 여기에 있다. 사회적 의무를 구체적으로 담아내고 있느냐는 측면서 보면 부족하다. 불교가 천대와 멸시를 받는 것은 사회적 활동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며 "경만 수지독송할 것인가. 사회복지시설에서 반드시 봉사해야 한다. 교역직 종무원이 되려면 반드시 봉사활동한 경험을 가진자로 한정해야 한다. 야단법석으로 끝날게 아니라 사회에 뛰어들어야 한다. 스님들의 사고방식 수행태도와 재가자들의 신행형태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무비 스님은 "세상의 어렵고 힘들고 그늘진 곳에 뛰어드는 것, 이를테면 생명평화운동, 4대강 살리기 등 이 설법에 포함된다. 자기 분, 능력, 관심사에 따라서 다양하게 더 많은 관심 기울여, 국토를 장엄해야 한다"며 "국토 장엄은 어려운 곳, 소외된 곳을 돕는 것이다. 힘든 사람의 짐을 들어주고, 불행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사찰의 주변부터 이런 운동 펼쳐야 한다. 절은 이제 살만하다. 밖으로 한발두발 확대해 가면서 이웃을 살피는 일이 불자의 우선적인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설했다.

법인 스님은 "금강경의 핵심인 '응무소주 이생기심'은 생각의 덫에 갇혀있지 말고 적극적으로 마음 쓰라는 뜻으로 풀이하고 싶다"면서 "금강경을 소의경전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응무소주에 대부분 머물러 있는 것 같다.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상내지 마라'는 입장에서 응무소주에 머물러 있다. 마음은 '알 수 없는 것', '깨달을 수 없는 것'이라는데 갇혀있는 게 아닌가 싶다. 마음이라고 할 만한 게 육근 육경 등의 끊임없는 작용이다. 이생기심으로 활용해야 한다. 선인도 악인도 연기된 것이다. 실체가 없다. 과거 미래 현재에 붙들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마음을 쓰자는 쪽으로 금강경을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궁극적 차원의 본래인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없다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진행된 야단법석에서 무비 스님은 " 팔백사천만억 나유타의 무수한 부처님과 보살들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방편인가 근거가 있는 말씀인가? 석가모니부처님처럼 역사적인 실존인물인가?"라고 대중들에게 물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이시우 교수는 "부처님의 우주관을 비춰서 보면 세상만물이 다 부처다. 부처의 삼천대천시방세계로 나아가면 그 당시로 표현하기를 팔백사천만억으로 표현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삼라만상을 다 표현한 생명평등사상을 표현한 게 아닌가. 사람은 물론 사람 아닌 것까지 포함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화엄학림의 한 스님은 "이 순간에도 많은 부처님이 탄생하고 있다. 대승 소승 아무것도 틀린 것 없다. 내 마음이 대승이면 대승, 소승이면 소승이다. 대승이 아니라 소법이라는 번역 탁월하다. 대승을 표방하면서 자기 한몸 편하기만을 바라면 소승이고, 소승을 표방하더라고 광대무변한 원을 세우면 대승이다. 지금도 탄생하는 수많은 부처, 이들이 바로 무수한 부처다."라고 표현했다.

무비 스님은"제불제보살, 무수한 부처를 접하면서 불교공부의 큰 벽에 부딪쳤다. 어디서 달리 부처를 찾겠는가. 석굴암 부처가 아무리 위대해도 웃을 줄 모른다. 발언할 줄 모른다. 궁극적 차원에서의 본래인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없다. 그야말로 궁극적 차원에서의 자기 모습을 드러낸 것, 그래서 부증불감이다"고 일갈했다.

복(福)은 이웃을 섬기는 것, 섬기면 평화가 온다 

불교에서 복(福)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도법 스님은 "복은 공짜다. 눈 두개 공짜다. 땀흘려 얻은 게 아니다. 그러나 천금만금, 대통령과도 안바꾼다. 걸어다닐수 있는 두 개의 발, 공짜다"며 "공짜로 주어진 어마어마한 가치를 알고, 옆을 돌아보면 두눈 두발 멀쩡한 사람이 있다. 얼마나 큰 복이냐. 온몸을 전율했던 스님도 있다. 대단한 복이다. 아침에 맛있게 죽 먹었다. 이것도 복이다"고 했다.

무비 스님은 "안이비설신의 육근을 통해 마음껏 구가하는 사실이 무량개복이다. 두 발로 걷고 안되면 지팡이 짚고, 안되면 휠체어타고, 웃고 울고 생각하고...그 보다 더 큰 복은 없다"며 "복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받들어 섬겨야 한다. 모두가 복인이라고 생각하고 섬기면 사회의 평화가 온다."고 말했다.

'중생이 중생이 아니다'라는 금강경의 의미에 대해 순천출신의 한 비구니스님은 "교도소에서 재수자들을 만나는 이유는 그들이 중생이기 때문이다"며 "그런데 음식을 줬더니 양말에 감추더라. 감안방 동료들과 나눠먹기 위해서란다. 그래서 중생은 중생이 아니다"라는 일례를 들었다.

실상을 보면 관념을 버릴 수밖에... 금강경이 그래서 좋다

무비 스님은 "금강경에서는 어떤 명제든 걸고 나면 아니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21번의 즉비가 나온다. 선사들의 주해도 중생은 곧 부처이고, 부처는 곧 중생이라고 한다. 화엄경에도 마음 부처 중생은 차별이 없다고 했다"면서 "금강경에서는 무엇이든지 하나의 관념으로 마음에 남아 있을 때 잘못된 것이라 지적한다. 부처 보살 우주 먼지라고 하더라도 관념으로 마음에 남아 있으면 그것은 하나의 병이다"고 설했다.

무비 스님은 이어 "진보와 보수, 노와 사 등 온갖 인간관계의 갈등에서 벗어나는 열쇠를 즉비의 논리로 보는 것이다. 이 이치가 아니면 어떤 것도, 설산을 황금으로 만들어 두배로 키우더라도 한사람의 욕망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아함경에서 설했다."며 "관념을 버릴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은 연기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실상을 보면 관념을 버릴 수밖에 없다. 금강경이 그래서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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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둔 사람... 2009-08-19 17:31:33
왜 이 부분은 아무도 이야기를 안하죠?

무비 큰스님께 2009-08-17 11:28:58
무비 큰스님 말씀대로라면
이교도들이 빨간색 스프레이로 불상에 십자가를 칠해도,
벌건 대낮에 법당에 난입하여 흉기로 불상을 때리고 파괴하고 내동댕이치고,
전국박물관에서 조선시대 숭유억불 책동아래 목잘린 불상을 보더라도
분노하고 규탄해서는 절대 안되겠네요?
거기는 부처가 없는 곳이고 이교도들이 부처 없는 곳에서 장난친거에 불과하니..

불자 2009-08-17 10:48:28
말씀에 동의한다,.봉사가 곧 보시다.사찰불사는 불자들이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호화롭지 않으선에 불사는 괜찮다고 본다.
불교가 이땅에 멸시 받지 않고 존경 받을려면 사찰이나 불자가 봉사를 보시로 알아야 한다. 그러기위해선
불교적 정신을 구현 할수 있는 병원. 학교 사회 봉사시설등등에 스님들이 적극 나서야한다,그래야 불자들이 딸 오고 그게보시고 생명살리는 길이다.

기막혀 2009-08-17 08:18:23
그급승용차 타고 다니면서 고액 설법비 챙기는 설법사들의 말장난에 현혹되어선 안된다.
천도제가 나빠? 천도제 없으면 벌써 사찰은 문닫았을 것이라는 것을 모르나? 전국 사찰에서 진지하게 행하는 천도제를 평가절하 하는 자들은 악성 기독교인보다 더 나뿐넘들ㅇ,ㅣㄷ.

말은 바르게!! 2009-08-17 03:00:44
금생에는 중물이 안들겠다..
철없는 친구들, 잘 앉아있는 선방은 그대로 두고, 부족한 부분이나 보완 할 부분이 있으면 '움직이는 선방'(?) 을...하던지 하시지요.그리고 한 생각 쉬지 않고는 중이 아니고 속인 놀음이여,,,,한생각 쉬는데는, 금강경만한 경전이 다시 없고,,, 어허 큰일네겠네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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