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종찰서 천도재? 성철 스님이 곡할 노릇
무비 스님이 금강경이 조계종 소의경전으로는 미흡하다고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한지 하루만인 15일 이번엔 도법 스님이 조계종단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금강경을 통해 한국불교 현실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지리산야단법석 이틀째인 15일 법문은 오전8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도법 스님은 “겁이 많아서 종정 총무원장 등등 무섭다”며 “법주 스님이 마음대로 해보라 하니, 법주스님 백 믿고 해볼란다”고 서두를 꺼집어 냈다.
스님은 “조계종의 소의경전은 금강경이고, 이 정신을 담은 것이 종헌종법이다. 종헌종법에 따라 종단을 운영해야 한다.”면서 “종정 총무원장 본사주지 스님 등이 해야 할일은 소의경전의 사상과 정신을 실현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현실에서 금강경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종헌종법 운영되고 있는가. 금강경 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종정 총무원장 본사주지 종회의원 등이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해인사 사하촌 주민들이 스님 기피·불신하고 있다
이날 야단 법석은 비본질이 본질을 가리는 ‘전도몽상’에 대한 스님들과 재가자들의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다.
두번째 이슈는 승가의 보살행. 성철 스님이 심오한 법문을 했던 해인사의 사하촌 주민들이 스님들을 불신. 기피하고 스님들에 대한 불만이 가득하다는 예가 등장했다.
무비 스님은 “바람직한 불교는 보살행이다. 보살행을 하지 않는 불교는 외도다”라며 오전 법문을 시작했다.
도법 스님은 “스님들은 모두 부처병, 깨달음병 환자다. 보살행을 하면 반드시 부처가 된다. 깨달는다는 확신을 주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 고통받은 이웃을 위해 헌신하면 반드시 도인, 부처된다는 확신을 법주스님께서 주시라”고 말했다.
도법 스님은 이어 “해인사에 성철 스님이 있었다. 심오하고 고준한 법을 가르쳤다. 그런데 사하촌의 주민들이 사찰 스님에 대해 가장 두려워하고 불만스러워한다. 이걸 어떻게 봐야하나? ‘국민선사’라는 성철 스님이 있었는데 가장 가까운 한동네 사람들이 원망하고 기피하는 현상 어떻게 봐야 하나”며 해인사 사하촌 문제를 꺼집어냈다.
스님은 또 “조계종 특별선원이라는 봉암사를 가보면 외형적으로 크게 웅장하고 화려하다. 내가 선방 다닐 때와 비교하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다”며 “그러나 이웃과 주변 마을은 무참하게 무너져 있다, 법주 스님은 이런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무비 스님은 “너무 아픈 지적이다. 자해하는 마음으로 한마디 더 예를 든다”며 한 사찰의 주지가 설을 맞아 마을주민에게 쌀 90포대를 나눠졌더니 주민들이 ‘스님이 돌았냐, 딴 데 갈 것이 잘못 온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고 무척부끄러웠던 일화를 소개했다.
무비 스님은 “봉암사 해인사 같은 맥락이다. 중생에게 조금이라고 회향되지 않으면 아무 의미없다. 부처님이라고 하는 것, 불교라고 하는 것은 옆에 사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이다. 이것이 성불이고 견성이다. 당면한, 가장 취약한, 그래서 가장 우선해야 할 문제다. 이런 관심이 고조되야한다. 먼저해야 할 일이 단위사찰에서 이웃 먼저, 사하촌부터 보살필 줄 아는 각성이 스님들에게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비 스님은 이어 “우리는 이미 성불되어 있는 존재다. 보살행을 하면 되지 성불을 거기다 갖다 붙이면 안된다. 성불한답시고 앉아있는 스님들은 정말 성불하고 싶은 것인가.”라며 “정말 성불하고 싶다면 앉아 있지 마라”고 설했다.
총본산 조계사에서 1029천도재 "그런짓 말라"
이어진 비판은 천도재로 옮아갔다.
무비 스님은 “금강경 정신희유분에서 뗏목의 문제를 보자. 방편불교를 과연 방편으로 이해하는가? 그 많은 무당화된 방편불교와 거품불교는 무엇들이며 어떻게 할 것인가? 기도 천도 재일 행사불교는 또 무엇인가”라며 “방편이라는 미명하에 낯뜨거운 현상들 벌어진다. 기탄없이 자신을 반성하고 재점검하는 각오로 논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법산 스님은 “해인사와 조계사에서의 1029천도제가 방편이고 가능한지 법주 스님이 답해달라”며 “나도 천도제를 하지만 정말 극락으로 가는지 알 수 없다.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받으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하면서 한다. 그런데 과연1029 천도재 해야 하나”고 답을 청했다.
무비 스님은 “법주가 이런 자리인줄 알았으면 향봉 스님등이 세번 찾아와도 허락하지 않았을 텐데... 법산 스님 지적을 평소에 가슴 아파했다. 해인사, 조계사에서 49재도 아니고... 좌시해서도 안된다. 여법하지 못하다. 그런 짓 하면 안된다”며 “영가가 뭐냐. 우리가 전부 영가다 제정신 잃고 사는 게 전부 영가다”고 설했다.
스님은 “제사가 들어오면 해야 한다. 백중은 효도를 표시하는 것으로 여법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해인사가 대체 어떤 사찰인가. 세계 제1사찰이다. 법보를 모신 세계문화유산이다. 조계사는 한국불교1번지다.”며 “이곳에서 최상승의 법을 거량해도 모자랄판에... 오늘날 한국불교의 현실이다. 모두 한마디씩 성토해달라”고 말했다.
"외인 출입금지"팻말 걸어놓고 중생제도가 되나
보살행, 중생제도, 전법 등의 주제와 관련 76세의 익산출신 포교사는 “길에서 나서 길에서 열반한 부처님 정말 본받아야 한다. 대한민국의 많은 스님들이 천주교 신부나, 원불교 교무나, 기독교 목사들은 미사나 예배 끝나면 현관에 나와서 일일이 손잡고 인사한다”며 “흰고무신을 신고 중생을 제도하여야할 스님이 '수행중 출입금지, 외인 출입금지'라고 써놨다. 불자들이 사찰 왜 가나. 불교 알고 싶어가는데. 가슴이 미어진다. 법주 스님(무비스님)이 어제 "오늘 좋은 차 타고왔다"고 얘기한던데 이게 걸사정신인가?”라고 꼬집었다.
무비 스님은 “걸사정신이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판에 답해도 대냐”며 “사찰에 씌여있는 외인출입금지 지적, 참으로 좋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