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가 9월8일부터 11월 11일까지 열린다. 10여년 연륜의 광주 비엔날레는 세계적인 대회로 인정받고 있다. 매년 주제어를 설정하여 행사의 주체적 이미지와 이해를 더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은 주제어는 2004년도의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이었다. 올해 주제어는 ‘열풍변주곡’(Fever Variations)이다. 주최 측은 주제어를 ‘동서 현대미술에서 증폭되고 있는 아시아 미술문화에 대한 관심, 아시아 신흥도시들의 개발 및 일반 문화흐름에서 일고 있는 여러 '열풍' 현상들에 대한 진단과 그 상징적 함축, 팽창ㆍ확장하는 아시아의 내적 에너지와 비전을 담아내고자 하는 전시기획 의도를 나타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광주비엔날레를 알리는 첫 장의 ‘총감독과 주제’에서 불교가 소외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제어 설정 배경의 한 단락을 보면 “이동, 유동, 변화, 역동과 관계되는 아시아 판타지는 세계적 글로벌리즘에 대응하는 아시아 정체성, 지역공동체 질서로 실체화 된다. 특히 한자 문화, 동양화 문화, 선, 유교문화, 자연주의 등 문화 유산의 동질성을 보유하고 유사한 근대화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동북아 국가들은 그러한 문화적, 정서적 동질성이 과거 지향적으로, 아시아중심주의로 오도되지 않기 위하여 열린 민족주의, 개방적 지역주의, 문화공존주의를 표방하며 공동체적 비전에 입각한 아시아 정체성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돼 있다. 이 문장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한자문화’ ‘동양화 문화’ ‘선’ ‘유교문화’ ‘자연주의’로 대표되는 아시아 문화가 세계를 향하여 ‘열린 민족주의’ ‘개방적 지역주의’ ‘문화 공동주의’를 일깨워줌과 동시에 이러한 행위를 통하여 아시아의 정체성을 구축한다는 것쯤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문제는 “특히 한자문화, 동양화 문화, 선, 유교문화, 자연주의 등 문화”(중략)에서 ‘선’ 대신 ‘불교문화’ 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맞는 자리다(본시 원문은 ‘젠 사상’이였으나 필자가 ‘젠’은 일본어라 지적하여 그나마 ‘선’ 이라 교정 됐다). 왜냐하면 아시아에서 2,000여년 역사의 불교야말로 아시아의 문화와 동양적 정체성을 이루어 오늘에 이르게 한 초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은 어디까지나 불교의 틀 안에서 선이다. 그렇다면 2006광주비엔날레 주최 측은 왜 ‘불교문화’대신 ‘젠 사상’이라 했을까? 그것도 ‘유교문화’는 기술하면서 말이다. 불교적 색채의 단어를 넣기는 넣어야 동양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미술 등 각 분야의 문화를 논할 수 있음에 차마 송두리째 뺄 수는 없고 고민 끝에 찾아낸 단어가 ‘젠 사상’이 아니었을까. 유추컨대 ‘불교문화’라는 단어를 넣으면 ▶특정 종교를 홍보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기우 ▶타종교의 항의에 대한 염두 ▶불교문화에 대한 몰이해성 ▶작자의 종교성향이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주원인은 현 한국불교의 약세화라고 본다. 불교를 떠나 동양철학을, 미래 대안을, 문화와 예술을 논할 수 없다. 현대 각 분야의 핵심 문제 해결의 키워드나, 담론의 주제가 불교나 저변의 불교적 단어라 해도 과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기를 거부하는 현상이라고 본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확대해석하거나 호들갑을 떤다고 할 수 있으나 ‘불교문화’ 라는 단어를 기피한 것이 현실이기에 심각성이 있다. 현 불교의 내외적 여러 부정적인 상황이나 요인들이 이들로 하여금 불교를 필요( necessary)로 하면서 한편으로 불교를 거부케 한다. 여기서 부정적인 상황은 잊을 만하면 반복하는 폭력적 다툼, 사회적 역할의 부재, 현 한국불교(출가 중심인물들)가 추구하는 방향성의 상실 내지는 저급함에서 오는 거부감을 의미한다. 이런 부정정 요인들이 사회 저변에 각인돼 있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보여준다. 국내외의 문화 예술계 인사는 물론 각계각층이 광주 비엔날레를 참관 할 것이다. 광주비엔날레 안내책자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매일매일 증가한다. ‘선 사상’을 ‘젠 사상’이라 했었다. ‘선’을 ‘선/불교’라 해야 옳다하니 담당자의 한계로 교정키 힘들다는 의견을 보내 왔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곧 종단 집행부의 인사이동이 있을 것이라고 한다. 한국불교의 발전여부는 조계종의 몫이고 조계종의 발전 여부는 종무직 스님들의 역할론에 상당히 기대고 있다. 자리는 책임을 등가로 한다. 책임질 수 없다면 책임질 능력이 없다면 자리하지 말아야 옳다. 10개월만의 인사다. 여야 구분치 말고 능력과 도덕성 청렴성 등 인물론 만으로 종단을 발전시킬 인재 스님들을 채용했으면 한다. / 法應
광주비엔날레 유감…“2,000년 역사에 언급조차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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