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사장 개혁 비판정신 갖춰야
불교방송 사장 개혁 비판정신 갖춰야
  • 불교닷컴
  • 승인 2006.08.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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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재] 새 사장에 바란다…"가부장적 수구 척결을"

<기독교방송(CBS)>의 경인방송(iTV) 인수에 ‘찬성’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교계언론으로부터 퇴출됐던 이성언 전 불교방송 사장의 후임자 선출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 같다. 교계언론이 보도하는 바에 따르면 <불교방송> 사장 선임권을 쥔 대한불교진흥원은 지난 7월 25일 마감한 사장후보 공모에 응시한 13명을 대상으로 정밀 심사하여 7월 31일 이사회에서 4명의 면접대상자를 선임했다. 이 중 2명을 <불교방송> 이사회에 추천, 오는 8월 28일 최종 선정할 것이라 한다.

당연한 소양을 자격 요건으로 인식

<불교방송>의 새 사장 선임을 두고 교계 안팎에서 백가쟁명식 의견이 구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대세는 ‘방송경영능력 + 불교마인드’를 지닌 참신한 인물을 뽑자는 것이다. 특히 <불교방송> 내부에서는 ‘검증 안된 외부인물 영입보다는 방송에 대한 원력, 교계와의 친화력, 직원과의 융화 등을 명분으로 내부인물의 발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계 안팎에서 제기하고 있는 <불교방송> 새 사장이 지녀야 할 조건 등에 대한 얘기를 종합해보면 아직도 교계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불교방송>의 새 사장이 지녀야 할 조건 가운데 방송경영능력과 불교에 대한 신심을 새삼 거론할 가치가 아니다. 이는 불교언론 종사자가 지녀야 할 당연한 소양이지, 결코 기본적인 자격 요건이 될 성질은 아니다.

그런데도 교계는 이것이 무슨 큰 선임 조건인양 침소봉대하고 있다. 이는 <불교방송>이 그동안 그만큼 파행적으로 운용해 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하겠다. 현재 <불교방송> 새 사장이 지녀야 할 본질적인 자격 요건으로는 방송경영인으로서는 ‘개혁정신’과 언론인으로서는 ‘비판정신’이다.

먼저 방송경영인으로서 <불교방송> 새 사장은 무사안일한 복지부동식 공무원형 조직과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는 <불교방송>을 혁명적으로 개혁해 시장에서 자생적인 경쟁력을 갖춘 매체로 진화시킬 능력을 지녀야 한다. 현재의 <불교방송>이 처한 문제점은 명색이 사장이라는 사람이 타종교측의 지상파TV방송 인수를 공공연히 지지하고, 또 그가 ‘가톨릭 신자냐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는 것에서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장부터 이 모양 이 꼬락서니인데, 그 조직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미뤄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다음으로 언론인으로서 <불교방송>의 새 수장은 ‘비판정신’을 구현해야 한다. 그래야만 <불교방송>이 언론으로서 구실을 하고, 언론 구실을 바르게 할 때 비로소 언론 대접을 받으며, 언론발전을 꾀할 수 있다. 현재 교계언론은 이른바 ‘호국불교’라는 허위 이데올로기에서 파생된 가부장적인 ‘보수주의’ 아니, ‘수구’의 포로가 돼 있다. 무조건 문중의 어른은 존중받아야 하며, 그 행동이 어떠하던 간에 비판해서는 안된다는 이 망령은 조직의 발전과 불교의 융성을 저해하는 가장 큰 암적 요소다. 물론 개혁이라 하여 어른 아이 순서도 없이 무조건 뒤엎고 까부수라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무지한 폭력이지 결코 진보가 아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진리의 등불로 삼아 정법정언(正法正言)을 해하는 무리를 방지하는 것이 바로 비판정신이다.

가부장적 수구 척결이 불교의 본질

교계가 ‘화합’과 ‘안정’이라는 미명하에 불합리한 것을 침묵과 외면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그 모순을 널리 공론화시켜 문제의 본질을 해소하는 것이 진정한 불교의 정신이며, 언론이 지향하는 목적이다. 여기서 ‘불교적’이라 함은 치열한 자기완성을 위한 ‘구도정신’에서 비롯된다. 구도정신은 냉철하고 이지적인 ‘이성’이 바탕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물과 이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불교계가 <불교방송> 새 사장의 선임 조간으로 ‘방송경영능력 + 불교마인드’라는 당연한 사실을 문제의 본체인양 인식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불교언론의 내재적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불교방송>의 새 사장은 불교언론인으로서 반불교적인 현실을 척결하는 비판정신, 개혁을 통해 방송경영의 정상화를 달성할 개혁정신을 지닌 자가 선임돼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저널리즘에 대해 무지한 교계를 일깨워 줄 선구자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 김영재 불교닷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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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2006-08-20 20:39:12
김영재님 13명의 후보자 중에서 님이 생각하는 적합한 인물은 있습니까? 당신이 후보 지원서를 내시는게 나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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