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스님이 중국여행에서 돌아왔다. 불교닷컴의 원장스님 중국 여행 기사에 너무 했다는 댓글도 무성했다. 매년 해외여행을 즐기는 스님들의 숫자와 횟수는 증가하고 있다. 유독 중국 출입이 잦다. 거리상 가까우며 경비가 많이 들지 않고 도처에 불교 성지가 있어서 일 것이다. 조계종이 중국 선불교 맥을 이어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여행은 좀 달라야할 것이다. 여행의 목적이 뚜렷하고 그 목적은 우리의 불교 현실을 제대로 조명하는 학습으로서의 여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세속적 욕구 충족이나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중국 불교계는 최근 들어 부쩍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어 우리가 긴장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난 4월13~16일, ‘세계 화합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라는 주제로 공산화 이후 처음 세계불교포럼을 개최했다. 처음 치루는 국제 행사치고는 그 규모나 진행과정에 있어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그런데 이번에는 '중.인도 우호의 해'를 맞아 양국간 문화 활동 교류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서역길 재현에 나섰다. 서역길 재현은 1,377년전 현장법사가 걸었던 노선을 따라 약 4개월 동안 서유기에 나타난 대표적인 구간을 도보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부 구간에서는 문화교류 활동이 펼쳐지며 중국과 대만의 두 스님이 주인공이 되고 기업가, 문화예술인, 방송인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다. 그러면 중국은 왜 이렇게 불교에 공을 들일까. 어차피 종교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개방과 급속한 발전으로 인한 민족 계층간 갈등을 해소하고 유구한 역사는 물론 한국과 일본에 종주국 역할을 한 불교를 중점적으로 발전시키는 편이 미국의 입도 막고 국익에 도움되리라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목적은 빠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이 종교 문화면에서도 불교가 융성한 한국이나 일본을 제치고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중심에 서고자하는 것이다. 미국 등 각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티베트 불교도 중국불교의 수하로 끌어 들인다면 중국은 독보적인 불교 국가가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08년 북경올림픽을 비롯한 커다란 국제 행사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국제 행사를 통하여 중국 사회는 급속한 변화와 더불어 정치 경제는 물론 문화사회 면에서 세계의 중심 국가로서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최근 개통한 칭하이(靑海)성 거얼무(格爾木)에서 티베트자치구의 수도 라싸(拉薩)까지 칭장철도로 티베트는 물리 화학적으로 중국화가 가속할 것이다. 베이징~라싸(拉薩) 구간 4,064㎞는 이틀이면 다다른다. 이 칭장 철도의 연결은 티베트 사회에 급속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오게 되고 달라이 라마의 존재를 희석시킬 것이다. 티베트를 중화하는 역할로서의 칭장철도의 이면이다. 그리고 더 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은 한반도를 겨냥한 동북공정이다. 중국은 지난달 우리민족이 영산으로 추앙하는 백두산에서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고 백두산 청정수를 빼내어 팔고 있다. 일제의 쇠말뚝 사건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항의의 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중국은1977년에 설립한 중국사회과학원(中國社會科學院Chinese Academy of Social Science)에서 불교를 정책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한국 불교에 대하여 여러 루트를 통하여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각종 대형 국제 불교 행사와 개발을 통하여 대만은 물론 인도 티베트 그리고 한국과 일본 불교를 그들의 품안에 넣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머지않은 장래 ‘중국불교’는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국제사회에서 지존의 자리를 확보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종단의 중진들은 성지 순례도 좋으나 중국 불교의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다. 중국 여행의 목적이 선불교가 들어 온지 천년이 넘는 지금 당송시대의 선사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간화선의 종주국임을 확인 하자는 것인지? 당신들이 공산정권 시절 파괴한 선불교를 우리가 잘 보존 하고 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배워 가시요라 라고 할 것인가? 중국 선불교를 떠나 조계종을 말할 수는 없다. 중국불교가 지금과 같이 빠르게 발전한다면 우리 불교는 상대적으로 빈약해지고 주체성마저 찾기 힘들게 될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국경이나 인종의 차별이 없다지만 우리가 그저 지금처럼만 한다면 머지않은 장래 1,600년 역사의 우리 불교나 선사(先師)들은 폐쇄된 창고 속에서나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선종이 이 땅에 뿌리 내린지가 언제인데, 우리 큰스님들은 아직도 중국스님들을 인용하여 결해제 법문을 해야만 선(禪)맛이 나는지 궁금하다. 그 많은 우리 선사 국사들은 후학에게 가르침을 줄만한 것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인지! 그렇다면 도대체 1,600년의 우리 불교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이 우리 불교인지 찾아 봐야할 것이다. 원장스님은 여행 중 중국의 오대산과 백마사 운강석굴 백림선사 소림사 등 고찰을 둘러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비문이나 현판 등은 자료로 활용키 위해 메모도 했다. 예불에 참석해 조계종의 중흥과 한반도의 통일은 물론 세계 인류의 평화 공존을 기원하는 축원도 하고 동참 대중 중에는 감격의 눈시울을 적신 이도 있다고 한다. 거세게 몰아치는 중국 불교의 바람 속에 우리 불교를 내세우려면 돈 권력 명예 사사로움의 짐부터 벗어 던지고 천성산에라도 한번 오르는 것이 더 낳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장자종단의 수장으로서 이번 여행의 소감을 전 사부대중에게 공개 하셨으면 한다. / 法應
변화하는 중국불교 속에서 한국불교의 정체성 참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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