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하는 조계종이 되지 말자
또 당하는 조계종이 되지 말자
  • 법응 스님
  • 승인 2009.06.30 16: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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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7.2결의대회 어떠한 정치적 해석도 불허!

6월 29일자 인터넷 판 <불교신문>에 환경부가 자연공원법 개정과 관련하여 조계종과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한 구절이 눈에 띤다.

"자연공원법령 개정과 관련하여 조계종의 제시의견을 논의하기 위하여 조속한 시일 내에 조계종과 공동으로 협의체를 구성·운영할 것을 제안하고, 그 방안을 협의 중......"

정부와 종단 사이에 모종의 대화가 오고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와 불교계간 협의체 구성과 그 활동이 용두사미가 된 사례는 한두차례에 그치지 않았다. 여기서는 경각심을 고취하는 차원에서 대표적인 두 가지 예를 들고자 한다.

# 1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노선 재검토위원회 구성 합의 결과

2002년 12월 4일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을 방문해 총무원장 정대 스님에게 '불교정책 10대 공약'을 전달했다. 노 후보는 공약 중 첫 번째로 "전통사찰의 보존과 수행환경 보호를 위해 북한산국립공원 관통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부산고속철도노선 천성산 금정산 관통사업을 백지화하고 대안노선을 검토하겠습니다."라 밝혔다. 경기도 송추에 ‘철마선원’을 설치, 한창 스님들이 농성 중일 때 나온 공약이었다.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정부와 불교계는 2003년 4월 4일 ‘노선 재검토위원회’ 구성에 합의하고 4월 12일에 사패산 인근 수락산·불암산 공사를 잠정 중단했다. 그러나 노선 재검토위원회의 활동은 지지부진했고 이렇다 할 합의점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국내에서 단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를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노 대통령의 이 제안은 거부됐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22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해인사로 종정 예하를 예방하고 불교계의 ‘양해’를 구하는 모양새로 사태가 마무리됐다.

# 2 문화재 관람료 협의체 구성 결과

문화재 관람료 문제가 매일 저녁 9시 뉴스를 장식하던 2007년 1월 17일 총무원장 지관 스님, 이치범 환경부 장관, 유홍준 문화재청장, 박화강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회동하고 ‘문화재 관람료 협의체 구성’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후 활동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 또한 불교계가 정부에 크게 당한 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문제는 종단의 자세다. 6월 19일 자<불교포커스>는 “성시화운동·종교편향 그치지 않는데 범불교대책위 ‘유명무실’” “위원장 사의, 집행위원장 사무처장 줄줄이 사퇴”라는 뉴스를 내보냈다. 여기서 말하는 범불교대책위는 지난해 '8 .27 범불교도 대회'를 이끌고 종교차별에 대한 현장 대응을 위해 꾸려진 조직을 말한다. 활동이 흐지부지하더니 사무실과 인력, 예산이 모두 축소된 모양이다.
앞서 지적한 북한산이나 문화재관람료 문제에 대한 협의체 운영의 난황 역시 근본 원인은 종단에 있다. 발끈하다 이내 식어버리는 고질적 병폐가 정부로 하여금 불교계를 가볍게 보게 하는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7월 2일 행사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다양하다. 그 어떠한 정치적 배경이나 노림수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용납해서도 안 된다. 각자 바라보는 시각이야 어찌됐든 불교계가 현행법과 제도상의 문제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법과 제도를 고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종단은 동력을 잃지 말아야 하며 과거의 사례들을 교훈 삼아서 반드시 주장을 관철시켜야 한다. 7월 2일 운집할 전국의 본·말사 주지스님들의 자존심과 명예와도 관련된 문제이다.

이번 불교계가 요구하는 법과 행정제도의 개선은 첫째도 둘째도 종단과 교역직 종무원들의 의지와 노력에 달렸다. 물론 대중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현실을 심각하게 직시하고 종단과 일선에서 뛰는 종무원들을 응원하고 후원해야 할 의무는 물론 책임도 있다.

/ 법응 스님(불교지도자 넷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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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2009-06-30 21:02:20
공론조사 公論調査 Deliberative Poll
1980년대 미국의 제임스 피시킨 교수가 과학적 여론조사와 소집단 토론을 접합하여 공론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창안한 조사방법

우선 해당 공론의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표본집단을 구성한 뒤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1차 의견조사를 실시한다. 이어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대상자들에게 제공한 뒤 토론을 실시하고 의견이 정리된 대상자들을 상대로 2차 조사를 실시한다. 1994년 유럽 단일통화 가입과 관련하여 영국에서 최초로 실시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외곽순환도로의 북한산 관통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 시도하려 했다가 무산된 적이 있으며 2005년 8월에 부동산 종합대책에 관련한 공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공정하고 과학적 절차를 따르기 때문에 결론이 나오면 합의에 도달하기 쉽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확인 2009-06-30 21:00:00
환경부-조계종 ‘문화재 관람료 협의체’ 구성
기사입력 2007-01-18 10:44 | 최종수정 2007-01-18 10:44

이치범 환경부 장관, 유홍준 문화재청장, 박화강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과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문화재 관람료 문제와 관련, 17일 조계사에서 회동을 갖고 관련 기관들의 실무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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