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 받아 무허가음식점 영업이라니?
국고보조 받아 무허가음식점 영업이라니?
  • 이혜조 기자
  • 승인 2009.06.12 18:40
  •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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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1,5층 음식점 사업자등록증 없어
운영주체도 불분명, 유지재단 부랴부랴 정관 개정 돌입
▲ 불교문화사업단이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5층에 문을 연 사찰음식점 '바루'가 사업자등록증도 없이 무허가 영업을 강행, 현금만을 받고 있다.ⓒ2009 불교닷컴.
조계종이 국고를 보조받아 지은 건물에서 무허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단장 종훈 스님)은 지난 4월 21일 개관한 견지동 71번지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1층과 5층에 커피숍과 사찰음식전문점을 운영 중이다.

<불교닷컴>이 취재한 결과, 두 곳 모두 사업자등록증 없이 영업 중이다. 이미 일간지 방송사 기자는 물론 불교계 언론사 기자들을 초청, 공양 체험을 함에 따라 언론보도를 본 시민들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1층 커피솝인 '카페 로터스'는 신용카드 결제가 되지 않으며 현금영수증 처리를 해주지 않는다. 계산대 앞에는 "현재 전산오류로 현금영수증 발급이 어렵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 1층 카페 로터스 계산대 안내문에 "전산오류로 현금영수증을 받지 않는다"고 적어 놓았다. 실은 사업자등록증이 없어 취한 조치인데 고객들을 속이고 있다.ⓒ2009 불교닷컴.
불교문화사업단장 종훈 스님은 "사업자등록증을 내지 않아 취한 조치이다"고 밝혔다. 고객들에게 거짓 안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음료수 뿐 아니라 수만원짜리 불교문화상품도 판매 중이다. 신용카드 사용이 불가능하므로 현금으로 살 수밖에 없다.

5층에 운영 중인 사찰음식체험관 '바루'의 경우 음식 가격이 비싸 문제가 더 심각하다.

지난 10일 오후6시께 지인들을 접대하기 위해 '바루'를 찾았던 이모(43)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15가지 메뉴로 구성된 '15합' 5인분을 주문했다. 1인분에 5만3천원, 모두 26만5천원어치다. 이 때 종업원이 다가와 "현재 신용카드 사용은 물론 현금영수증 발행도 어렵다. 대신에 10%를 깍아주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황급히 화장실에 가서 지갑을 열어보니 20만원 밖에 없었다. 그는 일행들 몰래 계산대에서 1인당 3만6천원하는 '12합'으로 메뉴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10% 할인받아 16만2천원을 계산하면 나머지를 택시비로 남겨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1층에서 차를 한잔 더 하고 가자는 일행들의 요구를 뿌리치고 황급히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를 빠져 나올 수밖에 없었다. 1층에서도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종업원이 말해줬기 때문이다.

총무원 관계자는 "식당 운영을 비롯한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운영 전반에 관해 당연히 재무부가 관할해야 하지만 문화사업단이 진행하다 보디 빚어진 실수"라며 "현재 이 건물의 운영주체도 결정되지 않았고 사업자등록증도 없는데 돈을 받고 식당 영업을 하는 문제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문화사업단관계자는 "현재 사업자등록증이 없어 시식하는 행태로 5층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1층은 영업허가는 났으나 사업자등록증은 아직 내지 못했다"며 "5층 바루의 경우 정해진 음식 가격을 받지 않고 '보시'형태로 소정의 금액만 받고 있다. 전체 매출액은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 사찰음식체험관 '바루'와 커피전문점 '카페 로터스'를 이용한 고객이 불교닷컴에 전달한 영수증 사본. 붉은 색 밑줄 친 부분에 '대표자. 사업자등록번호, 부가세'등이 명시돼 있다. 사업자등록번호가 없어 111-11-1111으로 표기하면서도 부가세 정산은 별도로 하고 있어 편법이라는 지적이다.ⓒ2009 불교닷컴.
사실 확인을 위해 <불교닷컴>취재진이 음식을 주문하고 식사를 했으나 그 어떤 종업원도 형편에 따라 음식값을 내라거나 '보시'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 대신에 음식 주문과 동시에 '순매출, 부가세, 할인금액' 등이 적힌 '고객주문서'(계산서)를 취재진에게 제시했다. 물론 현금으로 계산할 것으로 요구했다. 불교닷컴이 영수증을 요구하자 "현금영수증은 안되고 간이영수증은 줄 수 있다"고 했다. 영수증에서는 '대표자 강경남(종훈 스님의 속명), 사업자번호 111-11-1111'라고 적혀있었다. 사업자등록증이 없다는 반증이다.

이 곳에는 최근 기자들 뿐아니라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과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한 집행부 스님들, 중앙신도회 등 불자와 시민들 상당수가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국고보조금으로 지어진 건물의 무허가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것이다. 불교단체 관계자도 "현금으로 계산했으며, 보시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불교닷컴>이 불교중앙박물관 출구에 사업자등록증 없이 편법적으로 꽃집을 운영하는 사실을 보도해 철거한 지 몇달이 지나지 않아 재발된 현상이다.

조계종 총무원은 최근에 문제점을 발견, 유지재단 정관에 수익사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을 넣는 개정 작업을 진행키로 했다. 오는 18일 유지재단 이사회에 정관 개정안이 상정되면 결과에 따라 운영주체를 결정하고, 사업자등록증을 내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종교집단에서 국고보조금으로 지은 건물에서 적어도 수개월은 무허가 음식점 영업을 하는 셈이다.

총무원 관계자는 "4월 21일 개관 이전에 정관 개정, 사업자등록 등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현재까지 이런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업무에 대한 방임이고, 직무유기라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사업단장 종훈 스님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 한 행위가 아니라는 점은 이해해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무허가식당 운영뿐 아니라 문화사업단 운영 전반에 걸쳐 사업단장이 자의적으로 운영하는 측면이 있다"며 "조계종유지재단 명의로 등기된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만 해도 운영주체, 신규 인력채용, 운영방식 등에 대해 재무부를 거쳐 종무회의에 제대로 논의하지 않고 사업단이 스스로 결정해 운영하다 벌어진 일이며 종무회의에서도 문제점이 여러차례 지적됐었다"라고 꼬집었다.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는 국고 40억원으로 조계사 소유의 토지(45억원으로 계상)에 지하 2층, 지상 5층(연면적 2천314㎡) 규모로 지난 4월 21일 개관했으며, 지난 1일 조계종유지재단으로 건물을 등기했다. 국고가 지원된만큼 무허가식당 영업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책임자 등에 대한 총무원이나 중앙종회 차원의 감사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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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2009-06-17 18:19:27
남이하면 불륜인 기사 쓰는 방식이 닷콩기자의 문제이지요.

불불자 2009-06-17 15:45:07
진정 불교를 위한다면 잘못된 것을 마땅히 드러내고 고칠 수 있어야 한다.
무조건 감싸고 덮어둔다고 불교를 위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겉은 멀쩡해 보여도 속은 썩어문드러져서 손써볼 도리조차 없게 된다면 정말 슬픈 일이다.
불교닷컴의 이런 보도는 불교의 자정능력을 키우고 건강한 종단으로 태어나게 하는 약이될 것이다.

불자 2009-06-17 14:16:49
야 닷컴 이렇게 자기 얼굴에 침 뱉어도 되는 거야! 너네도 불자아니니. 아무리 이해관계가 다르더라도... 이거 다음에 뜨고 개독들이 퍼 날르자나.. 최소한의 기본 양심 좀 있어야지... 아예 기냥 욕하구 다녀 괜시리 모두 욕 먹이지 말고.. 이게 다가 아니자나...

지나다 2009-06-17 02:25:14
벌레 같은 이들이 밥값을 운운 한다니까요! 대한민국 절의 모든 식당이 무허가 라고 기사를 차라리 쓰는것이 어떨지? 돌왕사 식당도 무허가 식당이라고 ㅋㅋㅋ

한심님 2009-06-16 21:14:57
종훈스님하고 불교닷컴은 같은 야당 아니었던가요?
문화사업단이 기자간담회에 불교닷컴 초청을 안했나보지...
이정도 기사에 템플스테이 망하면 문하사업단 존재 이유 없는 것 되는거지요.
자신들의 잘못을 불교닷컴에 돌리는 태도는 좀 민망하군요.
오히려 문화사업단에 실망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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