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前 의장인 강희남(89) 목사가 6일 오후 7시45분께 전북 전주시 삼천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강 목사는 자신의 방에 '이 목숨을 민족의 재단에'라는 씌인 붓글씨 1장과 "지금은 민중주체의 시대다"라는 글귀로 시작하는 A4 용지 1장의 유서를 남겼다.

그는 유서를 통해 "4.19와 6월 민중항쟁을 보라. 민중이 아니면 나라를 바로 잡을 주체가 없다"며 "제2의 6월 민중항쟁으로 살인마 리명박을 내치자"고 밝혔다.

강 목사의 부인은 경찰에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남편이) 아파트 보일러실에 끈으로 목을 매고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강 목사의 시신은 발견된 직후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진보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고 타살 흔적도 없어, 강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범민련 초대의장인 강 사는 1990년 고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범민련을 창설하는 등 평생 통일운동에 힘썼다. 1994년 범민련 남측대표 자격으로 김일성 주석 조문 시도사건으로 구속됐으며, 6.15 공동선언 실천연대 등과 우리민족연방제통일위원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강 목사의 빈소를 전북대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