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질적인 국제사회에서 전쟁을 막고 화해 협력을 이루기 위해서는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불교방송 이사장 영담 스님은 31일 대만 타이베이 불광대학에서 이어진 '불교의 국제교류' 분과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영담 스님은 "문화와 문명, 가치 체계가 서로 다른 국제사회에서 전쟁을 막고 화해와 협력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기본원칙이 존재해야 한다"며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에서 국제 사회에 두루 통하는 제반원칙들과 발전 방향들, 즉 화해와 협력의 기본틀을 발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화쟁(和諍)을 통해서 일심(一心)으로 돌아가고 무애(無碍)를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일심이란 모든 중생들의 근원인 동시에 다시 돌아갈 곳, 화해와 회통의 단초, 다툼과 시비를 넘어선 것이며 상대적 차별을 떠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를 통해 화합을 이루는 일심이야말로 인류의 보편적인 정신이라 할만하다"면서 "모든 것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무애는, <화엄경>에서는 이치와 사물현상간의 걸림이 없는 이사무애(理事無碍)와 사물과 사물간의 걸림이 없는 사사무애(事事無碍)의 경지를 강조한다"고 했다.
원효대사가 모든 집착에서 자유로운 무애인을 지향하고 중생과의 어울림을 통해 그러한 무애를 실천한 것은 같게 동화되지도 않고 다르게 이질화되지도 않으면서 서로 화합하고 통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영담 스님은 설명했다.
스님은 이러한 화쟁사상을 응용한 불교의 국제교류의 일례로 2007년 1월 거행한 김교각 지장보살 한국봉안 법회를 들었다. 이 행사는 한중수교 15년만의 뜻깊은 만남이었으며, 1,200여년 전 먼 타국 땅으로 만행을 떠난 교각 스님이 등신불로 화현해 다시 고향 품으로 돌아온 것은 얽키고설킨 천지 우주의 모든 것이 하나의 관계성 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영담 스님은 <열반경>의 한 구절인 "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 생멸멸이(生滅滅已) 적멸위락(寂滅爲樂)"을 옲은 뒤 "종교 인종 언어 이념을 초월한 화해와 평등의 세계로 결집되길 기원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불교의 국제교류' 분과토론장인 불광대학 국제회의장에서는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보선 스님, 사무처장 혜일, 중앙종회의원 진화 스님, 사회부장 세영 스님 등 한국 스님들과 스리랑카, 대만, 인도 스님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오후에는 천태종 경천 스님이 '위기의 시대, 불교의 책무와 대응'이라는 주제로 같은 분과에서 토론회를 진행했다.
우시에서 분과토론을 끝으로 중국 일정을 마친 제2차 세계불교포럼 참가자들은 지난 30일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 숙소를 정한 뒤 이날 오후6시30분부터 국제불광회 총회장 성운 스님, 엽소문 중국국가종교사무국 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만찬을 가졌다.
/ 대만 타이베이 = 이혜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