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은 13일 오후2시 244회 이사회가 일부 이사들의 불참으로 무산되자 유감을 표명하고 준비한 장문의 입장발표문을 읽었다.
스님은 '이사장 거취문제에 대한 입장발표'라는 제목의 글에서 "동국대의 문제가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전적으로 저의 불찰과 경솔함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추호도 부정하고 싶지 않다"며 "동국대이사회를 함께 해오신 임원님들 앞에, 그리고 학교구성원들과 종도들 앞에 깊은 참회를 올리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나 스님은 일부 이사들에게 대해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스님은 "본인 한사람의 인과에 의하여 종립대학인 학교가 혼란에 처하고 종단의 정치질서가 희화화되는 것은 누구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교부금 요청에 의해 대법원 형이 확정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사회 내부의 역학관계가 변하자 뜻을 함께 해오신 이사님들조차 저를 비난해 나서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고 했다.
스님은 "이런 이합집산이 종립대학의 운명을 벼랑으로 몰고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며 안정과 지속성이 훼손되지 않고, 화합과 공의라는 승가적 규범을 염두에 두고 풀어 줄 것을 간청했다.
스님은 이어 비장한 어투로 "오늘의 문제를 원만하게 수습하기 위해서는 제가 지켜야할 원칙이 있고, 결코 양보해서는 안되는 몇가지 사항이 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면 이사장직은 물론 이사직도 하루빨리 던져버리고 싶다"고 했다.
"학교조직이 단순한 종단권력의 종속변수로 대상화된다면 우리 모두의 미래를 불행하게 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밝힌 스님은 "이사회도 열리기 전에 '이사해임 및 이사장 선출'이라는 차기 이사회 소집요구안을 만들어 와서는 온갖 수사와 명분으로 질타했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어 "나아가 이사회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정치권에 압력을 넣고, 감독관청에 진정하여 '이사해임 및 임원승인 취소'까지 요청했다. 어디 그 뿐인가. 아마도 편을 가르고 패를 나누는 은밀함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 선동과 비난이 바다를 이뤘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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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 이사장으로 복귀한 영배 스님이 13일 이사회에 참석했다.ⓒ2009 불교닷컴. |
스님은 거취문제와 관련 "이사장 및 임원자격은 법적으로 유효하다"며 "다만 학교안정 종단발전을 위해 본인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에 백번 동의한다. 하지만 오늘의 동국대 문제를 추한 정쟁으로 만든 당사자가 있다면 저와 책임지고 이사직을 사퇴해야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스님은 이어 "마음을 열고 학교발전의 최선의 길, (사태를)추스르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이 보장되고 담보될 수 있다면 어떠한 책임 추궁이나 비난도 감수하고 이사 및 이사장직을 사퇴하겠다"며 "상식과 순리를 벗어나 오늘의 사태를 추한 정쟁으로 몰고 간 직접당사자와 함께 책임을 다하려는 것이 3년여간 이사장직에 있었던 저의 학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라고 덧붙였다.
영배 스님께서도 여러가지 마음 고생이 심하셨으니 이제는 몸과 마음을 추스려서 건강에 유의하시고, 그 동안 이끌어 오신 것처럼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기대가 됩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