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소재 미타암 주지 동진 스님과 같은 동네 불광사 주지 문수 스님은 도반(道伴)이다. 두 스님은 닮았다. 항상 어려운 곳을 향한다는 점과 주머니가 비어 있다는 점이다.
두 스님에게 일상적인 질문을 던졌다.
"왜 자꾸 어려운 이웃을 도우십니까?".
문수 스님이 답하길 "출가 승려가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아닌가요?".
동진 스님이 말하길 "있으면 그냥 줬삐리(준다라는 의미의 경상도 방언)".
두 스님 모두 통도사로 출가한 지 40년이 넘었다. 변변한 자동차도 없다. 두 스님은 울력(무보수로 남의 일을 도와주는 협동방식)하는데 이골이 났다. 손이 갈퀴 같다.
두 스님은 장애인과 저소득층, 북한이탈주민 등을 중심으로 자비를 베푼다. 표시 없이 자비 베풀어 온 세월이 족히 20년 넘는다.
25일 오후 동진 스님은 소외계층에 전달해 달라며 라면 1000상자를 양산시 웅상출장소에 전달했다.
뒤질세라 26일 문수 스님은 장애인들에게 놀이마당과 선물을 준비한다.
문수 스님은 "사람은 어울려 놀면 좋다. 어릴 때 이북 피난민 촌에 살았는데 피난민가족들이 만나면 화롯불 피워놓고 연기 나는 속에서 장구치고 노는 모습 보며 자라났다."고 했다.
이어 "내 주위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함께 어울려 놀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 이들을 위해 사찰이라는 공간을 통해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싶다. 산 속에서 수행할 수 없는 분들을 상대로 부처님제자가 이웃을 위해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말 수 없는 동진 스님은 중(스님)은 "재물(財物)의 위치이동을 잘 시켜야 한다며 자비가 별거 있나? 껍데기까지 홀딱 다 주는 것이 중(스님)이요 자비지."란다.
두 스님 모두 통도사 총무국장을 역임했다. 환갑진갑 넘은 두 스님은 "혹시 누가 아나? 죽으면 물 한 잔 부어줄지. 혹시나 하고 베풀고 사는 거야."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