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친일' '매국' 논란이 번지는 때, 한국불교태고종이 독립운동가들이 고초를 겪고 목숨을 잃던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망혼을 위무했다.
한국불교태고종 전국비구니회(회장 성지 스님)는 12일 서대문독립공원(옛 서대문 형무소)에서 제4회 순국선열 애국열사 강제징용희생자를 위한 한민족영산문화축제를 개최했다.
한민족영산문화축제는 2019년 현중 스님이 전국비구니회 회장 취임 첫해부터 시작했다. 스님은 태고종 비구니 결속과 순국선열 추모를 위해 사재를 털어 서대문형무소에서 영산재를 봉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하고 해마다 빠짐없이 행사가 열렸고, 전국비구니회 회원스님들은 뜻을 보탰다.
현중 스님은 "서대문형무소에는 내 나라를 내가 찾겠다고 나선 분들이 죽임과 고초를 당했던 곳이다. 전국비구니회 스님들이 서대문형무소 사형장, 구치감 곳곳을 돌며 순국선열을 모시고 재를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현중 스님은 영산재 가운데 '복청게'는 해마다 직접 올리며 정성을 다하고 있다.
올해 행사는 제1부 영산재, 제2부 역사를 둘러보는 안행, 제3부 추도식, 제4부 추모문화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역사를 둘러보는 안행'은 한민족영산문화축제의 주행사 가운데 하나이다. 태고종 비구니스님들은 제1회 행사부터 서대문 형무소를 찾아 감옥과 사형장 등 곳곳을 돌며 순국선열과 애국열사의 넋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태고종 종정 운경 스님은 법어에서 "우리 후손들은 일본을 추월하는 번영을 이룰 것이다. 이는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것이고 바로 선열들께 드리는 극일의 영광"이라고 했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우리가 이룬 모든 것은 선열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선열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는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데 함께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추도사를 했다.
영산재보존회장 현성 스님(봉원사 주지)은 "우리는 순국선열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고귀한 결단과 실천을 이어 받아 더욱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서대문불교사암연합회장 동허 스님(백련사 주지)은 "선조들의 헌신이 지켜낸 독립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다. 수많은 애국영령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개호 국회의원은 "추모제가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고, 윤석열 정부의 일본에 대한 굴욕적 외교를 규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행사에는 태고종 전국비구니회를 비롯한 1500여 육부대중이 참석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김양희 서대문구의회 의장, 김동주 헌정회의장 등은 추모사를 통해 태고종 전국비구니회 행사를 축하하고 호국영령을 추모했다.
앞서 전국비구니회 회장 현중 스님은 "하늘은 드높고 맑아 선열님들께 위령재를 올리는데 환희심 나는 참 기쁜날이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민족의 아픔을 기억하며 추모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국비구니회 수행자 모두는 순국선열의 거룩한 희생에 보은 올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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