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기념관 건립 자체 반대"한다는 태고종은?
조계종 태고종 등 불교계가 거세게 반대했던 이승만기념관이 송현공원이 아닌 용산에 세워지게 됐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전쟁기념관 등이 인접한 곳이다.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이사장 김황식)은 13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옆 부지를 기념관 후보지로 선정했다. 재단은 오는 2027년 완공 개관을 목표로 건축절차를 시작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4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 전화인터뷰를 통해서 "송현공원을 후보지로 심도있게 검토했었는데 불교계 반대가 좀 있었다"고 했다.
이어서 "(송현공원) 바로 옆에 태고종 본산이 있는데 태고종은 이승만 대통령이 태고종에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역사적 인식이 있어 상당히 거부감이 컸다. 이번에 용산으로 기념관 위치를 바꾸는데 하나의 이유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왕이면 빨리 착공해서 빨리 완공하는게 좋겠다는 판단을 (재단이) 한 것 같다. 그래서 장소를 용산으로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독립기념관장을 비롯해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등을 친일매국으로 읽힐 수 있는 뉴라이트 인사들로 채워 반감을 사고 있다. 광복회는 이에 반발해 15일 정부 주도 행사에 불참하고 제79주년 광복절 기념식을 자체 개최키로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정부는 독립기념관장 인사를 철회하고, (이승만이 나라를 세웠다는) 건국절 추진을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의 "이왕이면"은 윤석열 정부의 친일 인사 중용으로 불 붙고 있는 역사항쟁이 이승만기념관 건립 시비로 더 크게 번질까를 재단 측이 염려한 결과의 뜻으로 읽힌다. 이런 때, 불교계가 이승만기념관을 빌미로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불교를 갈라치기한 장본인이다. 불교계는 이승만기념관이 조계종과 태고종 총무원 지척에 세워질 것에 분노했다.
특히,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지난달 취임1주년 기자회견문 전체를 할애해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반대했다. 상진 스님은 "이승만기념관 건립 계획이 완전히 철회될 때까지 이승만기념관 건립 반대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앞서 기념재단 측이 총무원장 상진 스님을 예방하면서 뱉은 실언이 태고종을 크게 자극한 탓이다.
이승만기념재단의 이번 용산으로 건립부지 변경 발표에 불교계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cetan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