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경계하지 않아서 생기는 괴로운 결과"
"말을 경계하지 않아서 생기는 괴로운 결과"
  • 법진 스님
  • 승인 2024.08.1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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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백담사. 백담사는 만해 스님이 출가한 사찰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조선불교유신론》을 탈고했다. 사진 불교저널.
인제 백담사. 백담사는 만해 스님이 출가한 사찰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조선불교유신론》을 탈고했다. 사진 불교저널.

889. 부처님이 라훌라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일부러 거짓말하고도 부끄러움도 없고 후회도 없다면 이런 어리석은 사람은 사문법(沙門法)을 저버린 것이다. 세존이 그릇을 엎어 찌그러뜨려 땅에 놓으시고 라훌라에게 말씀하시었다. “너는 이 그릇이 찌그러진 것을 보았느냐? 만약 비구가 일부러 거짓말하면 사문법을 어긴 것과 같으니라.” - <<필추니비나야율(苾芻尼毘奈耶律)>>

890. 옛날에 한 자라가 가뭄을 만나 호수가 말라버려, 먹을 것이 있는 곳에 스스로 갈 수 없었다. 그때 큰 고니가 자라 옆에 모여 있었는데 자라가 좇아가 건네주기를 애원하였다. 고니가 옮겨 주고자 (자라를) 입에 물고 날아가는데 도시[都邑] 위를 날아갈 때 자라가 계속해서 “여기는 어디요?” 하며 묻기를 그치지 않았다. 고니가 문득 물음에 응답하니 그로 인해 입이 열려 자라가 땅에 떨어졌고 사람들이 자라를 잡아먹어 버렸다. 사람이 어리석고 완고하고 사려가 없어 입속의 혀를 놀리는 것을 삼가지 아니하면 이와 같게 되느니라. - <<구잡비유경(舊雜譬喻經)>>

891. 혀 속에 악한 독[惡毒]이 생기면 모든 사람이 믿지 않으니, 거짓말을 어찌 버리지 않으리오. -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

892. 거짓말[妄語]은 먼저 나를 속이고 이어 남을 속이니, 만약 거짓말을 버리지 않으면 나와 남이 같이 파괴되느니라. -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

893. 옛날에 어떤 사람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아버지의 덕을 찬탄하며 “나의 아버지는 자애롭고 인자하여[慈仁] (사람을) 해치지 않고 (물건을) 훔치지 않으며 진실한 말을 곧바로 하며 보시도 더불어 행한다.”라고 하였다. 그때 어리석은 사람이 이 말을 듣고 이런 말을 하였다. “나의 아버지의 덕행은 너의 아버지의 덕행보다 더 낫다.” 사람들이 “어찌 그런가?”, “청컨대 그 일을 말해 주시오”라고 하였다. “나의 아버지는 소싯적부터 음욕을 단절하여 염오(染污)(1)가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만약 음욕을 단절하였으면 어찌 당신을 낳을 수 있었겠는가?”라고 말하여 그때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지혜가 없는 세속적 유형의 사람[世間無智之流]은 사람의 덕을 찬탄코자 해도 그 진실을 알지 못한다면 오히려 헐뜯음에 이르게 되니, 마치 저 어리석은 이가 아버지를 좋아하여 찬탄하고자 하였으나 말을 잘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 <<백유경(百喻經)>>

894. 세상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입안[舌上]에 자연히 도끼를 만든다. 입으로 여러 악독한 것을 말하여 도리어 자신을 스스로 해치느니라. - <<기세인본경(起世因本經)>>(2)

895. 거짓말하는 사람[妄語言說者]는 모든 중생을 괴롭히니 그는 언제나 어둠과 같아 살아있으나 죽은 것과 같으니라. -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

896. 거짓말에 열 가지 죄가 있다. 첫째, 입에서 (역겨운) 냄새[口氣臭]가 난다. 둘째, 착한 신들이 (거짓말하는 이를) 멀리하고 (천신(天神)·용·아수라 등의) 비인(非人)(3)이 달라붙는다. 셋째, 비록 진실된 말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다. 넷째, 지혜로운 사람들의 계획과 논의[謀議]에 늘 참여할 수 없다. 다섯째, 늘 비방을 받아 추악한 소리가 천하에 가득 들린다. 여섯째,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해 비록 일에 관해 교칙(教勅)이 있더라도 사람들이 받아들여 행하지 않는다. 일곱째, 늘 우수(憂愁)가 가득하다. 여덟째, (남이 자신을 또는 자신이 남을) 비방하게 만드는 업인연(業因緣)을 심는다. 아홉째, 죽은 뒤 지옥에 떨어진다. 열째, 만약 사람으로 태어날지라도 늘 비방을 받는다. - <<대지도론(大智度論)>>

897. 부처님이 아난에게 말씀하시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人生世間]에서 재앙[禍]은 입에서 생겨나니 마땅히 입을 단속하기를 활활 타는 불길[猛火]보다 심하게 해야 한다. 활활 타는 불길은 세상의 재물을 태우지만 악한 입[惡口]에서 타오르는 불길은 7성재(七聖財)(4)를 태운다. 모든 중생의 재앙[禍]은 입에서 생겨나는 까닭에 입은 몸을 훼손하는 도끼요, 몸을 소멸하는 칼이니라. - <<보은경(報恩經)>>

898. 욕설[惡口]과 이간질 하는 말[兩舌]을 좋아하여 타인의 허물[過]을 들춰내면, 이러한 착하지 않은 사람은 악을 짓지 않음이 없느니라. - <<화수경(華手經)>>

[주]-----------------------------------------------------------------------

(1) 염오(범어: klista)는 ‘번뇌’의 다른 말로 잡염(雜染), 염(染)이라고도 한다. 

(2) 출전은 달마급다(達摩笈多) 역(616년)의 기세인본경(起世因本經)이 아닌, 사나굴다(闍那崛多) 등이 한역(600년)한 기세경(起世經)이다. 두 경전은 염부주품(閻浮洲品)으로 시작해 최승(最勝)품까지의 12품으로 구성되어 있는 동본이역이다. 

(3) 비인(非人)은 amanuṣya(梵語)의 번역으로 인류(人類)가 아닌 천룡8부(天龍八部), 야차(夜叉), 악귀, 수라(修羅), 지옥 등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귀신을 말한다. 

(4) 칠성재(七聖財)는 불도(佛道)를 성취하는 일곱 가지 거룩한 법, 즉 신(信), 계(戒), 참(慙), 괴(愧), 문(聞), 시(施), 혜(慧)로, 칠재(七財), 칠덕재(七德財), 칠법재(七法財)라고도 한다. 이것들이 성불(成佛)을 도우므로 재(財)라고 하는데, 신재(信財, śraddhā)는 정법을 믿고 받아들이는 것, 계재(戒財)는 계율(戒律)을 지니는 것, 참재(慙財)는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 모든 악을 짓지 아니하는 것, 괴재(愧財)는 선하지 않은 법에 대해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 문재(聞財)는 바른 가르침을 듣는 것, 시재(施財)는 모든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 정혜재(定慧財)는 마음을 다잡아 흩어지지 않게 하여 모든 법을 밝게 비추어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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