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도 폭염에도 관객 700여 명 산사의 추억 한가득
“자는 동안 그는 나에게 노래를 불러줬고, 꿈속에서 그는 내게 다가왔지, 그 목소리는 나를 부르며, 나의 이름을 말했지, 난 다시 꿈을 꾸는 것인가, 지금에야 난 깨달았네. 오페라의 유령은 내 마음 안에 존재한다는걸~”
지리산 깊은 계곡의 여름밤, 화엄사에는 팬텀 오브 오페라(The Phantom of the Opera)의 테마곡이 기타 드럼 건반 등 반주에 바이올린 선율로 울려 퍼졌다. KoN(콘)이 한국 전통 불교문화의 꽃이 찬란한 화엄사 화엄원에서 서구의 대표 뮤지컬의 곡들을 설명하고 노래하며 연주했다. Friends(콘앤프렌즈)가 KoN의 연주와 노래를 도왔다. KoN(콘)은 한국 최초의 집시바이올리니스트이자 뮤지컬 배우, 싱어송라이터, 작곡가, 화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 중인 멀티 아티스트다. KoN(콘)은 Korean on the Note(음표위의 한국인)의 줄임말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유럽, 미국, 중국 등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앨범 발매와 드라마 출연, 콘서트 활동 등을 통해 K-Classic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해 왔다. KoN(콘)이 직접 작곡, 연주한 Kiss of Gypsy나 Fatal Invitation 등의 곡은 tvN드라마 ‘또 오해영’이나 SBS ‘유혹’ 등에서 쓰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고 KBS 열린음악회, 예술의 전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천년의 빛 나를 비추다’를 주제로 3일 저녁 7시 30분부터 100분 동안 열린 2024 제4회 화엄사 모기장 영화음악회에는 무대가 마련된 화엄사 ‘화엄원’에는 700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다. , 화엄사 화엄원 특설 초청 예약 500명을 넘어 700여 명의 관객이 몰려 대성황이었다. 이날 구례 지역은 섭씨 37도의 폭염이 찾아왔지만, 모기장 음악회를 찾은 관객은 화엄사가 준비한 모기장을 채우고도 모자라 수백 개의 의자를 배치할 정도였다.
모기장 음악회는 모기장 영화제에서 시작했다. 봄날 홍매화 사진 콘테스트에 이어 여름밤 화엄사에서 열리는 대표 행사이다. 모기장 영화음악회는 1500년 역사 문화의 공간에서 시민이 직접 참여해 공감과 체험으로 역사 문화의 숨결과 함께하는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올해 모기장 음악회는 전통 산사에서 서구의 대표적인 뮤지컬 곡들을 몸과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더욱이 화엄사는 초청 대상자 500명 중 지역주민과 삶을 같이하고 지역주민의 문화적 갈증을 다소나마 해소시키는 의미로 구례군민과 마산면 지역주민들, 해외 이주민, 구례 지역 청소년 학생, 구례군 마산면 의용소방대, 구례군 체육회, 지리산 상가 주민 등을 우선 초청했다. 화엄사가 지역주민을 위한 전통사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를 말해주듯 음악회에는 지역 주요 인사들이 대거 동참했다. 부주지 우석 스님, 권향엽 국회의원, 김순호 구례 군수, 장길선 구례군 의장 등 구례군을 이끄는 대표 인사들이 모두 동참해 모기장 음악회를 폐막까지 시민과 즐겼다.
주지 덕문 스님은 “오늘 음악회는 화엄사의 천년의 빛을 여름밤 여러분과 나누는 감사의 시간”이라며 “더운 날이지만 여름밤을 만끽하시길 바란다. 멀고 가까운 데서 오신 모든 분과 국민께 감사드린다. 음악감독과 출연진, 스태프들이 마련한 음악회를 즐겨달라.”고 했다.
권향협 국회의원(전남 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은 “오늘 유난히도 뜨거운 그런 날이지만, 덥다 생각 마시고 이 시간을 즐겨 주시고, 여러분 모두에게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하고 길이길이 기억되는 그런 좋은 시간 되길 바란다. 모든 분께 부처님의 가피가 있기를 기원한다.”라고 했다.
“이젠 잊어봐 낮의 현란한 빛을 이젠 더 이상 기억하지 마, 이젠 느껴 밤의 노래를, 눈을 감고 어둠 속 꿈에 빠지면 잊으리, 지난 모든 기억~ 이 어둠의 빛, 밤의 노래여, 원하던 모든 꿈을 갖게 되리라. 새로운 세상 또 다른 삶을 네 영혼 나를 원하는 이 순간 마침내 내 것이 될 순간~”
KoN(콘)과 콘앤프렌즈의 연주에 이어 팬텀 오브 오페라의 여주인공인 ‘크리스틴’으로 분한 뮤지컬배우 박혜민이 무대에 올라 ‘유령’으로 분한 KoN(콘)과 오페라의 유령에서 가장 감미롭고 유혹적인 ‘Music of the Nigh(밤의 노래)’를 선사했다. 어두운 지리산 전통 산사의 공간을 박혜민의 몽환적 노래가 폭염에 지친 낮의 일상을 잊게 하고 평안한 밤의 분위기로 바꾸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KoN(콘)과 박혜민은 ‘오페라의 유령’의 대표 곡을 모두 선물했다. KoN(콘)은 곡 사이마다 영상과 함께 노래의 배경과 의미를 친절하게 설명해 관객들의 이해를 높였다.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유럽과 미국의 유명 뮤지컬 곡들도 노래했다. 박혜민은 독일의 뮤지컬 엘리자벳 중에서 ‘나는 나만의 것’과 미국 뮤지컬 위키드의 ‘Defying Gravity(중력을 거스르다)’을 노래했다. 박혜민의 노래는 편견을 극복하는 도전과 자유의 길에 나서는 위키드의 주인공 엘파바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는 듯했다.
뮤지컬 음악 콘서트답게 관객에게 ‘지킬 앤 하이드’, ‘레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프랑켄슈타인’ 등 우리에게 익숙한 뮤지컬 명곡들이 쉴 새 없이 몰아쳤다. KoN(콘)과 콘앤프렌즈는 파가니니의 곡을 연주하며 무대를 폐막으로 이끌었다.
관객은 출연진을 놓지 않았다. 관객의 앙코르 요청에 KoN(콘)과 콘앤프렌즈, 윤형렬과 박혜민은 다시 무대에 올라 영화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를 불렀고,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더 유명해진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로 2024 제4회 모기장 영화음악회를 성대하게 폐막했다.
화엄사 신도회와 포교사회는 이날 참가한 관객에게 찐 옥수수, 감자, 생수를 보온 가방에 넣어 추억을 되새기도록 도왔다. 폐막 후 관객 모두에게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주)올곧과 콜라보 한 ‘화엄사 냉동 김밥’을 한 줄씩 선물했다.
화엄사 홍보기획 위원회는 “2025년에도 더 즐겁고 신나고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성기홍 홍보위원장은 “무더위를 이겨낸 환한 얼굴과 문화적 에너지를 충전하고 돌아가시길 바란다”면서 “계단이 많은 화엄사 밤길을 안전하게 내려가시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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