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 안봉모
  • 승인 2024.07.1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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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사의 無碍歌舞行 되살린
채희완류 마당극 부산서 재공연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재공연이 7월14일 오전11시 부산의 신명천지소극장에서 펼쳐진다. (051-515-7314). 지난 6월27~29일 공연에 이어 이번 공연은 민족음악인 최태현선생께 올리는 헌정마당극이자, 극단자갈치 마당극운동 50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하다. 민족미학연구소장이자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명예교수인 채희완이 연출하여 지난 1996년 경주에서 열린 <원효문예대제전> 마당판에서 초연한 바 있는 작품.

문헌상으로 617년생인 신라승려 원효가 44세에 여덟살 아래 승려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나서, 지금의 경기도 평택 어디쯤 야산에서 자다 밤에 목이 말라 달게 마신 물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해골바가지에 담긴 것임을 알고 케엑 토하다, 문득 깨우쳤다는 행적은 어릴적 책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린 것,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심(一心)의 마음자리를 오롯이 지키지 못하고 수시로 변덕부리는 탓에 중생들은 희로애락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깨달은 원효는 그날 신새벽 깨침으로 굳이 유학갈 거 없이 온 길을 거슬러 경주로 돌아온다. 

원효의 오도송을 채희완 연출가는  작품 설명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마음이 일어남에 온갖 것이 생겨나고/
마음이 없어지니 토감(썩은 물)과 고분(고운 물)이 둘이 아니다./
삼계가 오직 한마음이요, 만법이 오직 인식이라,/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어찌 따로 구하랴."

이리해서 마당극 제목을 <신새벽(원효),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라고 정하게 되었다. 분황사 초연 당시 이런 제목을 정하게 된 연유를 주지스님께 밝히고 양해를 청하였더니 선선히 받아주셨다고 한다.







작품 제목의 '신새벽 술 토하고' 의미는
이해된 듯 하다면, '없는 길을 떠나다'는
어떻게 알아채야 하나. 없는 길을 우째 떠나노. 이 뭐꼬...

지극한 화쟁과 회통의 경지를 이룬 원효가  대덕고승에게 주어지는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누더기행색으로 시장통 밑바닥 중생들과 어울렸을 때 뭇사람들은 그의 행적을 기행으로 여겨 의아해하거나 당대의 교만한 고관대작들은 비웃었을 법도 하겠다. 밑바닥이 거룩함을 깨달은 원효는 거침없이 탁 트인 한마음자리에서 잔뜩 눌려있던 땅밑의 마그마가 마구 솟구쳐 터져 나오듯이 신명나게 무애가무행無碍歌舞行을 해내었다. 무애가무행은 사사로움을 떨쳐내고. 만민이 동등하게 어깨동무하여 너울너울 춤추는 경사스러운 세상, 벽사진경(辟邪進慶)으로 다함께 나아가려는 실천이자 참된 구도로 나아가는 길이다. 승려 원효가 해골바가지 물로 깨달은 바는 산중의 승려에 머물지말고, 저잣거리에서 신분의 귀천을 의식함이 없이, 사람 차별하지 않고 어울려 알기 쉽고 추기 쉬운 노래와 춤 놀이로 헐벗은 민중들에게 부처를 알게해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천행이었다. 내 혼자만 깨닫는 자리에 머물지 않고 더나아가 저잣거리의 배우지못하고 억눌려사는 중생들에게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개유불성(皆有佛性)의 이치를 깨우치는 이타행을 원효는 떨거지 광대를 자청하여 실행한 것이다.
길 없는 길은 미리 정해 놓고 가는 길이 아니라 온갖 욕심 내려놓은 한마음으로 무작정 가노라면 바른 길을 찾아가게 되므로, 없는 길이라기 보다는 없는 듯 있는 그런 길이다.<반야심경>에 나오는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니 두려움이 없어 뒤바뀐 헛된 망상을 떨쳐내어 마침내 열반에 이르게되는' 그 길.

원효가 깨달음을 증득하고 실천행에 나선지 무려 1335년만인 1996년5월17일 채희완은 크게 발심하여 원효가 31세에 출가했던 경주 황룡사지 야외무대에서 원효대사를 청하여 마당극으로 되살리는 장엄한 불사를 이뤄냈다. 채희완이 일천삼백여 년전의 원효대사를 마당극 공연을 통해 오늘의 대중에게 전파함에 대하여 자칫 무모한 시도에 그칠라, 하는 우려도 있었겠지만 '딴따라판의 교주' 채희완은 해냈고, 불교계도 놀람과 찬사를 동시에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번 공연 포스터에 '채희완류 마당극' 이라고 당당하게 딱 박을만 하다.

채희완은 작품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는 제목이 얼핏 던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어른이 보는  어린이극' 같은 노래춤극입니다.등장인물 15명 중  거의 절반인 6명이 초등 1년생이에요. 
고즈넉한 경주 교외 산골 산사에 사는 7살 선재가 자신이 사는 절집으로  소풍 오는 날 사고치고 나서 싸이클 선수가 되겠다고 속다짐하는 것이 중심내용입니다."
 

채희완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싸이클은 자전거인데, 은륜, 전륜이라고도 하지요. 이 마당극은 굴렁쇠처럼 세상을 굴리는 바퀴살, 몸뚱아리를 굴려서 온세상을 자전하며 싸돌아다니는  차 바퀴, 없는 길 찾아 떠나는 첫 걸음,  첫 덤블링입니다."
선재는 불교에서 <화엄경> 풀이에 등장하는 동자로서 문수보살의 교도에 따라 여러 성현들을 두루 편력하여 보살도를 학습하고 보현보살의 가르침에 따라 마침내 깨달아 법계에 들어간다.
이번 마당극은 연출자 스스로가 "민족음악인 최태현선생께 헌정하는 마당극답게, 조금 섬세하게 다듬은, 요즘 보기드문  노래춤굿"이라 자평하였다.
최태현선생은 중앙대 한국음악과 교수를 지냈고, 민속학회 시나위를 창립했으며
지영희류 해금산조의 대가이다.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재공연이 7월14일 오전11시 부산의 신명천지소극장에서 펼쳐진다. (051-515-7314). 지난 6월27~29일 공연에 이어 이번 공연은 민족음악인 최태현선생께 올리는 헌정마당극이자, 극단자갈치 마당극운동 50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하다. 민족미학연구소장이자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명예교수인 채희완이 연출하여 지난 1996년 경주에서 열린 <원효문예대제전> 마당판에서 초연한 바 있는 작품.

문헌상으로 617년생인 신라승려 원효가 44세에 여덟살 아래 승려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나서, 지금의 경기도 평택 어디쯤 야산에서 자다 밤에 목이 말라 달게 마신 물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해골바가지에 담긴 것임을 알고 케엑 토하다, 문득 깨우쳤다는 행적은 어릴적 책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린 것,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심(一心)의 마음자리를 오롯이 지키지 못하고 수시로 변덕부리는 탓에 중생들은 희로애락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깨달은 원효는 그날 신새벽 깨침으로 굳이 유학갈 거 없이 온 길을 거슬러 경주로 돌아온다. 

원효의 오도송을 채희완 연출가는  작품 설명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마음이 일어남에 온갖 것이 생겨나고/
마음이 없어지니 토감(썩은 물)과 고분(고운 물)이 둘이 아니다./
삼계가 오직 한마음이요, 만법이 오직 인식이라,/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어찌 따로 구하랴."

이리해서 마당극 제목을 <신새벽(원효),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라고 정하게 되었다. 분황사 초연 당시 이런 제목을 정하게 된 연유를 주지스님께 밝히고 양해를 청하였더니 선선히 받아주셨다고 한다.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재공연이 7월14일 오전11시 부산의 신명천지소극장에서 펼쳐진다. (051-515-7314). 지난 6월27~29일 공연에 이어 이번 공연은 민족음악인 최태현선생께 올리는 헌정마당극이자, 극단자갈치 마당극운동 50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하다. 민족미학연구소장이자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명예교수인 채희완이 연출하여 지난 1996년 경주에서 열린 <원효문예대제전> 마당판에서 초연한 바 있는 작품.

문헌상으로 617년생인 신라승려 원효가 44세에 여덟살 아래 승려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나서, 지금의 경기도 평택 어디쯤 야산에서 자다 밤에 목이 말라 달게 마신 물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해골바가지에 담긴 것임을 알고 케엑 토하다, 문득 깨우쳤다는 행적은 어릴적 책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린 것,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심(一心)의 마음자리를 오롯이 지키지 못하고 수시로 변덕부리는 탓에 중생들은 희로애락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깨달은 원효는 그날 신새벽 깨침으로 굳이 유학갈 거 없이 온 길을 거슬러 경주로 돌아온다. 

원효의 오도송을 채희완 연출가는  작품 설명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마음이 일어남에 온갖 것이 생겨나고/
마음이 없어지니 토감(썩은 물)과 고분(고운 물)이 둘이 아니다./
삼계가 오직 한마음이요, 만법이 오직 인식이라,/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어찌 따로 구하랴."

이리해서 마당극 제목을 <신새벽(원효),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라고 정하게 되었다. 분황사 초연 당시 이런 제목을 정하게 된 연유를 주지스님께 밝히고 양해를 청하였더니 선선히 받아주셨다고 한다.







작품 제목의 '신새벽 술 토하고' 의미는
이해된 듯 하다면, '없는 길을 떠나다'는
어떻게 알아채야 하나. 없는 길을 우째 떠나노. 이 뭐꼬...

지극한 화쟁과 회통의 경지를 이룬 원효가  대덕고승에게 주어지는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누더기행색으로 시장통 밑바닥 중생들과 어울렸을 때 뭇사람들은 그의 행적을 기행으로 여겨 의아해하거나 당대의 교만한 고관대작들은 비웃었을 법도 하겠다. 밑바닥이 거룩함을 깨달은 원효는 거침없이 탁 트인 한마음자리에서 잔뜩 눌려있던 땅밑의 마그마가 마구 솟구쳐 터져 나오듯이 신명나게 무애가무행無碍歌舞行을 해내었다. 무애가무행은 사사로움을 떨쳐내고. 만민이 동등하게 어깨동무하여 너울너울 춤추는 경사스러운 세상, 벽사진경(辟邪進慶)으로 다함께 나아가려는 실천이자 참된 구도로 나아가는 길이다. 승려 원효가 해골바가지 물로 깨달은 바는 산중의 승려에 머물지말고, 저잣거리에서 신분의 귀천을 의식함이 없이, 사람 차별하지 않고 어울려 알기 쉽고 추기 쉬운 노래와 춤 놀이로 헐벗은 민중들에게 부처를 알게해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천행이었다. 내 혼자만 깨닫는 자리에 머물지 않고 더나아가 저잣거리의 배우지못하고 억눌려사는 중생들에게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개유불성(皆有佛性)의 이치를 깨우치는 이타행을 원효는 떨거지 광대를 자청하여 실행한 것이다.
길 없는 길은 미리 정해 놓고 가는 길이 아니라 온갖 욕심 내려놓은 한마음으로 무작정 가노라면 바른 길을 찾아가게 되므로, 없는 길이라기 보다는 없는 듯 있는 그런 길이다.<반야심경>에 나오는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니 두려움이 없어 뒤바뀐 헛된 망상을 떨쳐내어 마침내 열반에 이르게되는' 그 길.

원효가 깨달음을 증득하고 실천행에 나선지 무려 1335년만인 1996년5월17일 채희완은 크게 발심하여 원효가 31세에 출가했던 경주 황룡사지 야외무대에서 원효대사를 청하여 마당극으로 되살리는 장엄한 불사를 이뤄냈다. 채희완이 일천삼백여 년전의 원효대사를 마당극 공연을 통해 오늘의 대중에게 전파함에 대하여 자칫 무모한 시도에 그칠라, 하는 우려도 있었겠지만 '딴따라판의 교주' 채희완은 해냈고, 불교계도 놀람과 찬사를 동시에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번 공연 포스터에 '채희완류 마당극' 이라고 당당하게 딱 박을만 하다.

채희완은 작품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는 제목이 얼핏 던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어른이 보는  어린이극' 같은 노래춤극입니다.등장인물 15명 중  거의 절반인 6명이 초등 1년생이에요. 
고즈넉한 경주 교외 산골 산사에 사는 7살 선재가 자신이 사는 절집으로  소풍 오는 날 사고치고 나서 싸이클 선수가 되겠다고 속다짐하는 것이 중심내용입니다."
 

채희완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싸이클은 자전거인데, 은륜, 전륜이라고도 하지요. 이 마당극은 굴렁쇠처럼 세상을 굴리는 바퀴살, 몸뚱아리를 굴려서 온세상을 자전하며 싸돌아다니는  차 바퀴, 없는 길 찾아 떠나는 첫 걸음,  첫 덤블링입니다."
선재는 불교에서 <화엄경> 풀이에 등장하는 동자로서 문수보살의 교도에 따라 여러 성현들을 두루 편력하여 보살도를 학습하고 보현보살의 가르침에 따라 마침내 깨달아 법계에 들어간다.
이번 마당극은 연출자 스스로가 "민족음악인 최태현선생께 헌정하는 마당극답게, 조금 섬세하게 다듬은, 요즘 보기드문  노래춤굿"이라 자평하였다.
최태현선생은 중앙대 한국음악과 교수를 지냈고, 민속학회 시나위를 창립했으며
지영희류 해금산조의 대가이다.

작품 제목의 '신새벽 술 토하고' 의미는
이해된 듯 하다면, '없는 길을 떠나다'는
어떻게 알아채야 하나. 없는 길을 우째 떠나노. 이 뭐꼬...

지극한 화쟁과 회통의 경지를 이룬 원효가  대덕고승에게 주어지는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누더기행색으로 시장통 밑바닥 중생들과 어울렸을 때 뭇사람들은 그의 행적을 기행으로 여겨 의아해하거나 당대의 교만한 고관대작들은 비웃었을 법도 하겠다. 밑바닥이 거룩함을 깨달은 원효는 거침없이 탁 트인 한마음자리에서 잔뜩 눌려있던 땅밑의 마그마가 마구 솟구쳐 터져 나오듯이 신명나게 무애가무행無碍歌舞行을 해내었다. 무애가무행은 사사로움을 떨쳐내고. 만민이 동등하게 어깨동무하여 너울너울 춤추는 경사스러운 세상, 벽사진경(辟邪進慶)으로 다함께 나아가려는 실천이자 참된 구도로 나아가는 길이다. 승려 원효가 해골바가지 물로 깨달은 바는 산중의 승려에 머물지말고, 저잣거리에서 신분의 귀천을 의식함이 없이, 사람 차별하지 않고 어울려 알기 쉽고 추기 쉬운 노래와 춤 놀이로 헐벗은 민중들에게 부처를 알게해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천행이었다. 내 혼자만 깨닫는 자리에 머물지 않고 더나아가 저잣거리의 배우지못하고 억눌려사는 중생들에게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개유불성(皆有佛性)의 이치를 깨우치는 이타행을 원효는 떨거지 광대를 자청하여 실행한 것이다.
길 없는 길은 미리 정해 놓고 가는 길이 아니라 온갖 욕심 내려놓은 한마음으로 무작정 가노라면 바른 길을 찾아가게 되므로, 없는 길이라기 보다는 없는 듯 있는 그런 길이다.<반야심경>에 나오는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니 두려움이 없어 뒤바뀐 헛된 망상을 떨쳐내어 마침내 열반에 이르게되는' 그 길.

원효가 깨달음을 증득하고 실천행에 나선지 무려 1335년만인 1996년5월17일 채희완은 크게 발심하여 원효가 31세에 출가했던 경주 황룡사지 야외무대에서 원효대사를 청하여 마당극으로 되살리는 장엄한 불사를 이뤄냈다. 채희완이 일천삼백여 년전의 원효대사를 마당극 공연을 통해 오늘의 대중에게 전파함에 대하여 자칫 무모한 시도에 그칠라, 하는 우려도 있었겠지만 '딴따라판의 교주' 채희완은 해냈고, 불교계도 놀람과 찬사를 동시에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번 공연 포스터에 '채희완류 마당극' 이라고 당당하게 딱 박을만 하다.

채희완은 작품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는 제목이 얼핏 던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어른이 보는  어린이극' 같은 노래춤극입니다.등장인물 15명 중  거의 절반인 6명이 초등 1년생이에요. 
고즈넉한 경주 교외 산골 산사에 사는 7살 선재가 자신이 사는 절집으로  소풍 오는 날 사고치고 나서 싸이클 선수가 되겠다고 속다짐하는 것이 중심내용입니다."

 

채희완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싸이클은 자전거인데, 은륜, 전륜이라고도 하지요. 이 마당극은 굴렁쇠처럼 세상을 굴리는 바퀴살, 몸뚱아리를 굴려서 온세상을 자전하며 싸돌아다니는  차 바퀴, 없는 길 찾아 떠나는 첫 걸음,  첫 덤블링입니다."
선재는 불교에서 <화엄경> 풀이에 등장하는 동자로서 문수보살의 교도에 따라 여러 성현들을 두루 편력하여 보살도를 학습하고 보현보살의 가르침에 따라 마침내 깨달아 법계에 들어간다.
이번 마당극은 연출자 스스로가 "민족음악인 최태현선생께 헌정하는 마당극답게, 조금 섬세하게 다듬은, 요즘 보기드문  노래춤굿"이라 자평하였다.
최태현선생은 중앙대 한국음악과 교수를 지냈고, 민속학회 시나위를 창립했으며
지영희류 해금산조의 대가이다.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재공연이 7월14일 오전11시 부산의 신명천지소극장에서 펼쳐진다. (051-515-7314). 지난 6월27~29일 공연에 이어 이번 공연은 민족음악인 최태현선생께 올리는 헌정마당극이자, 극단자갈치 마당극운동 50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하다. 민족미학연구소장이자 부산대 예술문화영상학과 명예교수인 채희완이 연출하여 지난 1996년 경주에서 열린 <원효문예대제전> 마당판에서 초연한 바 있는 작품.

문헌상으로 617년생인 신라승려 원효가 44세에 여덟살 아래 승려 의상과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나서, 지금의 경기도 평택 어디쯤 야산에서 자다 밤에 목이 말라 달게 마신 물이. 아침에 일어나보니 해골바가지에 담긴 것임을 알고 케엑 토하다, 문득 깨우쳤다는 행적은 어릴적 책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린 것,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심(一心)의 마음자리를 오롯이 지키지 못하고 수시로 변덕부리는 탓에 중생들은 희로애락의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깨달은 원효는 그날 신새벽 깨침으로 굳이 유학갈 거 없이 온 길을 거슬러 경주로 돌아온다. 

원효의 오도송을 채희완 연출가는  작품 설명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마음이 일어남에 온갖 것이 생겨나고/
마음이 없어지니 토감(썩은 물)과 고분(고운 물)이 둘이 아니다./
삼계가 오직 한마음이요, 만법이 오직 인식이라,/
마음 밖에 법이 없으니 어찌 따로 구하랴."

이리해서 마당극 제목을 <신새벽(원효),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라고 정하게 되었다. 분황사 초연 당시 이런 제목을 정하게 된 연유를 주지스님께 밝히고 양해를 청하였더니 선선히 받아주셨다고 한다.







작품 제목의 '신새벽 술 토하고' 의미는
이해된 듯 하다면, '없는 길을 떠나다'는
어떻게 알아채야 하나. 없는 길을 우째 떠나노. 이 뭐꼬...

지극한 화쟁과 회통의 경지를 이룬 원효가  대덕고승에게 주어지는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누더기행색으로 시장통 밑바닥 중생들과 어울렸을 때 뭇사람들은 그의 행적을 기행으로 여겨 의아해하거나 당대의 교만한 고관대작들은 비웃었을 법도 하겠다. 밑바닥이 거룩함을 깨달은 원효는 거침없이 탁 트인 한마음자리에서 잔뜩 눌려있던 땅밑의 마그마가 마구 솟구쳐 터져 나오듯이 신명나게 무애가무행無碍歌舞行을 해내었다. 무애가무행은 사사로움을 떨쳐내고. 만민이 동등하게 어깨동무하여 너울너울 춤추는 경사스러운 세상, 벽사진경(辟邪進慶)으로 다함께 나아가려는 실천이자 참된 구도로 나아가는 길이다. 승려 원효가 해골바가지 물로 깨달은 바는 산중의 승려에 머물지말고, 저잣거리에서 신분의 귀천을 의식함이 없이, 사람 차별하지 않고 어울려 알기 쉽고 추기 쉬운 노래와 춤 놀이로 헐벗은 민중들에게 부처를 알게해준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천행이었다. 내 혼자만 깨닫는 자리에 머물지 않고 더나아가 저잣거리의 배우지못하고 억눌려사는 중생들에게 모든 사람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개유불성(皆有佛性)의 이치를 깨우치는 이타행을 원효는 떨거지 광대를 자청하여 실행한 것이다.
길 없는 길은 미리 정해 놓고 가는 길이 아니라 온갖 욕심 내려놓은 한마음으로 무작정 가노라면 바른 길을 찾아가게 되므로, 없는 길이라기 보다는 없는 듯 있는 그런 길이다.<반야심경>에 나오는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니 두려움이 없어 뒤바뀐 헛된 망상을 떨쳐내어 마침내 열반에 이르게되는' 그 길.

원효가 깨달음을 증득하고 실천행에 나선지 무려 1335년만인 1996년5월17일 채희완은 크게 발심하여 원효가 31세에 출가했던 경주 황룡사지 야외무대에서 원효대사를 청하여 마당극으로 되살리는 장엄한 불사를 이뤄냈다. 채희완이 일천삼백여 년전의 원효대사를 마당극 공연을 통해 오늘의 대중에게 전파함에 대하여 자칫 무모한 시도에 그칠라, 하는 우려도 있었겠지만 '딴따라판의 교주' 채희완은 해냈고, 불교계도 놀람과 찬사를 동시에 보내기에 이르렀다. 이번 공연 포스터에 '채희완류 마당극' 이라고 당당하게 딱 박을만 하다.

채희완은 작품에 관해 이렇게 말한다.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는 제목이 얼핏 던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어른이 보는  어린이극' 같은 노래춤극입니다.등장인물 15명 중  거의 절반인 6명이 초등 1년생이에요. 
고즈넉한 경주 교외 산골 산사에 사는 7살 선재가 자신이 사는 절집으로  소풍 오는 날 사고치고 나서 싸이클 선수가 되겠다고 속다짐하는 것이 중심내용입니다."
 

채희완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싸이클은 자전거인데, 은륜, 전륜이라고도 하지요. 이 마당극은 굴렁쇠처럼 세상을 굴리는 바퀴살, 몸뚱아리를 굴려서 온세상을 자전하며 싸돌아다니는  차 바퀴, 없는 길 찾아 떠나는 첫 걸음,  첫 덤블링입니다."
선재는 불교에서 <화엄경> 풀이에 등장하는 동자로서 문수보살의 교도에 따라 여러 성현들을 두루 편력하여 보살도를 학습하고 보현보살의 가르침에 따라 마침내 깨달아 법계에 들어간다.
이번 마당극은 연출자 스스로가 "민족음악인 최태현선생께 헌정하는 마당극답게, 조금 섬세하게 다듬은, 요즘 보기드문  노래춤굿"이라 자평하였다.
최태현선생은 중앙대 한국음악과 교수를 지냈고, 민속학회 시나위를 창립했으며
지영희류 해금산조의 대가이다.

공연작의 구성은 <프롤로그ㅡ신새벽, 무애가무행>에 이어, <선재를 찾아서/나는 없다/산다는 거/없는 길 떠나다>의 네 마당으로 구성됐다.
극 중에 어린이노래 3곡과 어른노래 2곡이 나오는데 모두 최태현선생이 작곡하였고, 곡마다 채희완이 가사를 썼다. 프롤로그 춤 12분을 위해서도 최태현선생이  곡을 만들고, 해금을 직접 연주하였다. 마당극하는 사람들은 이를 기려  '우리음악을 위해 한살매를 사신 최태현선생님께 이번 공연을 헌정마당극으로 올려드리는 것'이라고 의미를 풀었다. 공연작의 격조를 높인 최선생의 음악들은 지난 96년 초연 마당극에서 처음 선보였다. 그해 3월 작곡한 것을 4월 김벌레스튜디오에서 녹음하고 5월17일 공연에 띄운 것.

이 작품 공연에는 여러 예인들이 힘을 보탰다. 탈제작은 이석금, 기획 홍순연, 안무 허경미, 무대 황지선, 특별연주 김충환 등이다. 정승천을 비롯하여 초연 당시 출연ㆍ제작진도 여럿 참여했는데, 이들은 이십대, 삼십대 나이에서 이젠 사오십대 후반 중년이 되어 문화예술판의 주역으로 활동중이다.

채희완이 쓴 <없는 길 떠난다> 가사. 

"신새벽 길 떠난다 없는 길 찾아서
나무나무 떠나간다 없는 길 떠난다
술술 술 토하고 나는 떠나간다
(중략)
어허 님이신가...이 몸 올려서 비오니
아 그날은 언제나 오나
그리운 우리님 어디서 오나"

가도가도 그 자리, 와도와도 본래자리인 길 없는 길을 신새벽 우리 모두 
술을 토하고 한번 떠나봄이 어떠하리.

안봉모(전 민족미학연구소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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