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기념관 목숨 걸고 반대'한다는 태고종 성명
한국불교태고종이 전체 종도 명의로 이승만기념관 (송현공원 내) 건립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이 "목숨을 걸고 반대한다"고 천명한 지 보름여 만, 조계종 중앙종회가 오세훈 서울시장 공식 사과를 촉구한 지 1주일 만이다.
한국불교태고종은 4일 성명서를 통해 (송현공원 내)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 계획 폐기와, 서울시의 이승만기념관 건립 동조 중단을 촉구했다.
태고종은 "이승만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과 특정 종교의 교세 확장과 편향을 위해 국가권력을 동원해 불교를 억압"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송현녹지광장은 근세 불교의 명맥을 이었던 금강산 유점사의 경성포교소로 불이성 법륜사와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사가 자리잡고 있고, 조계종 총무원도 이웃하고 있어 불교계의 상징적 의미가 큰 장소"라고 했다.
덧붙여 "송현공원은 4.19혁명 당시 무력에 의한 총상으로 희생당한 꽃다운 여중생들의 모교인 덕성여자중학교가 위치했던 곳으로 수많은 민주열사가 희생당한 통한과 아픔이 서린 공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장소에 이승만기념관을 짓는다는 것은 불교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을 기망하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했다.
다음은 한국불교태고종의 성명 전문이다.
성 명 서
한국불교는 호국불교이자 민중불교로서 우리 민족의 정신적 지주 역할과 함께 우리의 고유한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이끌어 왔다. 그러나 이승만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교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7차에 걸친 유시 발표로 불교계의 법난을 촉발시켰으며, 이로 인해 한국불교는 극심한 분열과 갈등으로 내몰려 오랜 내홍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특히 자신의 정치적 목적과 특정 종교의 교세 확장과 편향을 위해 국가권력을 동원해 불교를 억압한 이승만 전 대통령은 불교 정신에 입각하여 친일불교 청산과 근대불교의 새로운 태동을 위한 한국불교의 자정의 노력을 무산시켰고 우리 불교사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남겼다.
송현녹지광장은 근세 불교의 명맥을 이었던 금강산 유점사의 경성포교소로 불이성 법륜사와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사가 자리잡고 있고, 이웃 불교종단 총무원도 함께 이웃하고 있어 불교계의 상징적 의미가 큰 장소이다. 또한 송현녹지광장 일대는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항거해 일어난 4.19혁명 당시 무력에 의한 총상으로 희생당한 꽃다운 여중생들의 모교인 덕성여자중학교가 위치했던 곳이며, 수많은 민주열사가 희생당한 통한과 아픔이 서린 공간이다. 이런 장소에 이승만기념관을 짓는다는 것은 비단 불교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을 기망하는 반민족적 행위이다.
돌이켜보면 그간 불교를 향한 왜곡과 폄훼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러나 부당한 대우와 차별 속에서도 우리 불교는 그저 자비와 포용으로 묵묵히 인내하고 견뎌왔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도 지탄받는 이번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우리 불교계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불교 역사의 왜곡을 넘어 우리 사회에 종교와 사회갈등을 조장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드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불교도는 승가대중의 결의를 모아 파사현정의 기치를 높이 세워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단호히 배격하고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헌법 정신과 민주 질서를 파괴한 이승만기념관 건립 추진 계획을 즉각 폐기하라.
-하나. 서울시는 불교 정신을 훼손하고 종교간 갈등을 조장하는 이승만기념관 건립 동조를 즉각 중단하라.
불기 2568년 7월 4일
한국불교태고종 종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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