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년 개혁, 조계종 '선거법' 도입 후 30년 만...다음달 2일 산중총회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본사 불국사가 다음달 2일 산중총회에서 주지 선거를 경선으로 치루게 됐다. 528년(신라 법흥왕 15) 개산 1500여 년, '선거법'을 도입한 94년 조계종 개혁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불국사는 21일 차기 주지 선거에 입후보한 지정·각천·정오 스님 등의 후보등록 서류를 정상 접수했다고 알렸다.
하루 전 이 스님들은 주지 후보 등록을 시도했지만 불국사 측이 접수를 거부했다. 스님들은 "종헌종법 위에 불국사 설계자가 있다"고 성토했다. 또, 불국사가 후보 등록을 거부한 채 특정 단일 후보로 주지 선출을 강행할 경우 선출 무효 가처분 등 파사현정을 위해 끝까지 다투겠다고 했다.
지정·정오 스님은 실랑이 끝에 종무소에 후보등록 서류를 두고 나왔고, 각천 스님은 서류를 갖고 나와서 오후에 내용증명으로 불국사에 후보등록 서류를 발송했다.
불국사는 교구발전위원회가 단일 주지후보를 추대하는 전통을 고수해 왔다. 2년 넘게 주지를 뽑지 못해 주지 직무대행 체제로 교구본사를 운영하면서도, 지난 2022년 8월 27일을 시작으로 지난달 23일에 이어 이달 20일까지 세번이나 복수 주지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급기야 지난달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태성 스님)는 불국사 교구선거관리위원회의 기형적 운영을 지적하고, 복수 후보 등록을 거부한 사실 관련 호법부에 제소키로 했다. 불국사의 선거 종무 행태가 민주적 선거를 보장하는 조계종 종헌종법을 유린한다는 이유에서다.
불국사 교구선거관리위원회의 늦었지만 지극히 당연한 주지후보 서류 접수로 다음달 2일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는 최대 5인 후보로 경선을 치루게 됐다.
기호 1번은 교구발전위원회가 추대한 종천 스님, 기호 2번 지정 스님, 기호 3번 정오 스님, 기호 4번 각천 스님이다. 지난번 후보등록을 시도했던 무유 스님마저 등록을 마치면 기호 5번을 받는다.
조계종 중앙선관위는 오는 28일 후보스님들의 자격 심사를 한다.
각천 정오 스님 등 각고 끝에 주지후보 등록을 한 스님들은 불국사 선거관리위원회의 '주지 후보등록 서류 정상 접수'를 환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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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똑 바로 선거하여 새 불국사를 열 수 있는 사람으로 뽑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