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법안 스님 “MZ세대 전법, 청년 고민 해결에 달려”
태고종 법안 스님 “MZ세대 전법, 청년 고민 해결에 달려”
  • 조현성 기자
  • 승인 2024.05.1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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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축특집2] “부처님오신날은 우리가 새로운 마음을 낼 수 있는 날”
“안심정사가 한국불교 미래 주역, 출가자 늘이려면 뜻 펼칠 기회를”
태고종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은 신도들에게 "정말 잘돼"를 강조한다



한국불교태고종 안심정사는 ‘정말 잘돼’를 슬로건으로 도심포교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사찰이다. 회주 법안 스님은 논산 본찰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창원 제주 등 전국에 6개 분원을 두고 전법교화에 매진하고 있다. 안심정사는 해마다 군법당에 초코과자 수백만 개, 200여 톤의 쌀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고 있다. WFB 상임이사회 개최 등 국제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불기2568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법 40주년인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에게 한국불교의 미래 등을 물었다.


“MZ세대는 자기 인생에 관심이 많다. 진로 등에 고민이 크다 보니 철학관, 점집 등을 많이 찾는다. 타로점이라도 보러 다닌다. 불교의 중흥기가 오고 있다.”

법안 스님은 “점을 보러 다니고 그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 저절로 불교에 관심을 둔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서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이 억울하다는데 생각이 미치면 운명을 고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부처님 가르침을 찾는다. 젊은 친구들과 대화하는 거 다른 어떤 것으로도 안된다. 그들 인생을 주제로 대화를 하면 된다”고 했다.


법안 스님은 출가 전 대학시절 요양을 위해 찾았던 절에서 세상 이치를 깨달았다. 어려서부터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던 스님은 부친의 뜻에 따라 고려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던 터였다. 그랬던 스님이 절에 가서 새벽예불을 하다가 사람을 보면 고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됐다.

경제학도지만 경제학 서적으로는 밤샌 적이 없었던 스님은 불서를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스님에게 가장 큰 감명을 준 것은 <육조단경>이었다. <육조단경>을 통해 스님은 또 한번 가피를 입었고, 더 큰 신통력을 얻었다. “신통은 마장”이라며 경계하고 없애려 노력하던 차, <능엄경>에서 그것도 수행의 과정임을 알았다.

대학졸업 무렵, 스님은 세속적인 욕심이 모두 사라졌다. 오로지 “절을 짓고 살고 싶다”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꼭 40년 전이었다.

1억원을 모아서 논산 안심정사에 터를 잡은 것은 34년 전, 스님은 400평 토지를 6000만원에 매입해 조립식으로 절을 지었다. 안심정사의 시작이다


스님은 “애들이 한 번 나를 만나면 모두 내 팬이 된다. ‘너는 성격이 이런데 이 성격은 이렇게 고치면 훨씬 더 좋지’하고 조언을 해준다. 그들이 마음속에 담고 있던 고민 진로 등을 이야기해 주면 저절로 신뢰가 쌓인다. 그다음부터 고민이 생기면 청년들은 나를 찾는다”고 했다.

지난해 안심정사는 제1회 단기출가 행사를 개최했다. 청년 20여 명이 참가했고, 이 가운데 2명이 출가를 했다.

“중노릇하려 출가했는데 종노릇해서야”

안심정사는 단일사찰로서는 드물게 도제양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안심정사는 출가를 희망하는 이에게 개별공간을 주는 등 의식주를 모두 해결해준다. 국내 학자는 물론 티베트 등 해외에서 스님을 모셔와 그들의 지식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나누는 결집도 진행 중이다.

법안 스님은 “출가한 젊은이가 친구들과 (생활 수준을) 비교할 때 부끄러워해서야 되겠나. 중노릇 하겠다고 출가해서는 종노릇이나 해서 되겠나. 스님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초발심을 지키고 수행교화에 전념하며 생활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다른 사찰에서는) 출가를 해도 환속하는 경우가 많다. 출가를 받고선 교육도 제대로 않고 생계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초발심만 갖고 스님 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 안심정사가 전국 곳곳의 지역사찰을 매입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공동체를 만들어 출가한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모델을 지금 만드는 중이다”고 했다.
 



안심정사에는 법안 스님 초청으로 머무는 티베트스님들이 있다. 스님은 이들 스님의 공부를 돕고 티베트불교 문화와 지식을 한국불교에 접목하고 있다



“경전을 외워라. 외우면 나를 바꾼다”

청년 등 안심정사 신도들은 회주 법안 스님과 함께 공부하며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 ‘거사’ ‘보살’이라 불리는 신도들이 안심정사에서 ‘법우’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안심정사에서는 여러 수행법 가운데 ‘독경’을 가장 중시한다. 읽고 외우다 보면 저절로 인과법을 깨치게 되고 내용을 하나씩 터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님은 “부처님 당시에도 지금 동남아나 티베트에서도 기도나 수행 자체가 독경이다. 생활 자체가 독경”이라며 “계속 (경전을) 외우다보면 내 마음이 바뀐다”고 했다.

법안 스님은 <밀라레파의 10만송> 가운데 “마음에 맞지 않는 환경이 그대 마음 어지럽히면 자신을 지켜보며 깨어있을지니 분노의 위험이 길 가운데 있도다”, “나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방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나는 나의 일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함을 확신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아침기도문> 구절 등을 늘 염송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함을 확신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구절 하나가 내 인생을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그래서 신도들에게 외우라고 권한다. 안심정사에서는 <지장경> 등 경전과 함께 기도문을 20번, 2시간씩 외우고 있다”고 했다.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과 주지 혜신 법사. 행사 때면 스님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이 아니어도 늘 합장을 하고 있다



“기복불교가 왜 나빠?”

법안 스님이 자신이 ‘기문둔갑’(음양 변화에 따라 길흉을 따지는 역학의 하나) 만큼은 최고라고 했다. 13년 동안 10만명 이상의 사주를 통계로 찾아낸 자신만의 비법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대중 법문을 나보다 잘한다고 하는 스님도 ‘기문둔갑’ 등으로 신도 고민상담을 해주는 것만큼은 나를 못 따라온다”고 했다.

스님은 논산 본찰을 비롯해 전국 안심도량 6개 분원을 쉴새 없이 돌며 신도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듣고 조언해주고 있다.

일각에서 신도 상담해주는 것을 ‘기복불교’라고 폄훼하는 것에 스님은 반발했다. “기복불교가 왜 나쁘냐”는 반문이 이어졌다.

스님은 “남방불교, 티베트 등에서도 기복불교를 한다. 스님이 미래를 맞추고 운명의 길흉화복을 알려주는 것을 ‘기복불교’라고 폄훼하는 것은 스님들이 공부나 수행하지 않는 것을 가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신도들이 모두 부자가 돼서 잘살아야 절에 시주도 하고 이웃도 돕고 할 것 아니냐. 당장 내 코가 석자라서 먹고 사는 것부터가 고민인데 보리심이 어디서 생기고 무슨 대비심이 생기겠느냐. 풍요가 풍요를 부른다”고 했다.

이어서 중국 시진핑 주석이 주석 자리에 오르기 전, 태국을 방문 했을 때 승왕이 “(시진핑을 가리키며) 저 사람에게 황제의 기운이 있으니 잘 모시라”고 했고, 주석 자리에 오른 시진핑이 처음 방문한 곳이 태국이었다는 일화를 이야기했다.

스님은 “부처님 당시에도 국왕, 재력가 등이 부처님을 찾아 인생을 물었다. 기복이 잘못됐다는데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고 했다. 스님은 스리랑카 바스나고다 라훌라 스님이 초기경전 가운데 뽑아 쓴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길>, 태국 파유토 스님이 <붓다담마> 구절을 간추려 뽑은 <경제 코칭> 등을 본보기로 들었다.

그러면서 “불자들 가운데 ‘나는 업이 두터워서 안돼’ ‘내 업 때문이야’하면서 자포자기 하는 경우가 많다. 기복이라 폄훼되는 상담을 통해 자신을 알면 기도와 수행을 통해 자기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에 큰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법안 스님이 안심정사 13층 약사대보탑을 모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안심정사는 최근에는 태국 왕실이 관리하던 부처님 진신사리 64과를 모셨다 (이전 기사 참고)





법안 스님이 스님을 만나기 위해 안심정사를 찾은 93세 노보살과 이야기하고 있다



“나를 위해선 물 사먹기도 아까워”

법안 스님은 한국불교의 가장 큰 문제를 지도자들의 도덕성이라고 꼽았다.

스님은 “세계화 시대이다. 불교도 세계와 교류하고 신도들은 성지순례를 통해 해외 불교를 모두 보고 온다. 신도들이 대만 중국 남방불교 등을 둘러보고 오니, 앞으로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신도들이 바람직한 승가상을 요구할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서 “대중의 요구에 승가가 부응하지 못하면 꼬삼비의 비구들처럼 결국 몰락할 수밖에 없다. 가장 무서운 것은 스님들이 불자들에게 신뢰를 읽는 것이다. 백성이 믿어주지 않는 정권은 존립할 수 없다. 하물며 신뢰 받지 못한다면 종교인이 종교단체가 존재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법안 스님은 대부분 절에서 공양을 한다. 밖에 나갈 때면 따로 공양을 챙긴다. 스님이 오신채와 육식을 않는 까닭도 있지만 “나를 위해서는 물 사먹는 돈도 아깝다”는 이유에서다.

스님은 “나를 위해선 아까워서 아무 것도 못한다. 그래서 밖에 나가서 아무것도 음식 자체를 안 먹다. 그런데 부처님 법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안심정사가 해마다 군법당에 초코과자 1만 상자 이상을 돕고, 지역행사 지원을 비롯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크고 작은 나눔을 할 수 있는 이유이다.

스님의 ‘무주상보시’는 더 크게 돌아왔다. 지난해 잼버리 때 갈곳이 없어 어려움에 처한 태국 잼버리단을 도왔다. 이 소식을 듣고 태국 왕실에서 황금불상을 왕실용 티크 목재로 짠 불단까지 갖춰 보내온 것이 그 예이다.  

안심정사는 지난주에도 14개국 80여 명을 초청해 WFB(세계불교도우회의) 상임이사회를 개최했다. 스님은 “안심정사에 인프라가 모두 갖춰지면 WFB 총회를 유치할 것”이라고 했다.

“논리와 과학적인 불교라야 전법 성공”

법안 스님은 육부대중으로 태고종단을 구성하고 있는 전법사의 활성화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계종 포교사단은 지구상에서 가장 열정적인 단체이지만 무보수 봉사로 그 자체가 한계라고 안타까워했다.

스님은 “일본에는 고유신앙 신도, 중국 대만에는 도교가 불교와 융합해 자리 잡았다. 대만 불광산사 성운 스님은 도교를 ‘세미 불교’라고 말했다”면서 “태고종 전법사에 한국불교 정체와 쇠퇴를 극복할 열쇠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많은 종교단체가 어려움을 크게 겪었다. 자가발전하며 자립했던 곳은 태고종 사찰뿐이었다”고 했다.

스님은  “선명상이 세계 조류상 필요한 부분은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명상도 기계화가 진행되고 사업으로 자리잡았다”고 했다.이어서 “유럽 등에서는 일본 불교가 선으로 잠시 흥했다가 망하고 티베트 불교 등이 유행하고 있다. 서양인에게 막연하고 신비한 선종의 가르침은 통하지 않는다. 교리의 정확한 체계성, 논리성, 과학성에 바탕한 불교라야한다”고 했다.

 



안심정사 1층 북카페에 걸린 스님의 글씨. 스님은 '정말 잘돼' 등 글씨를 직접 써서 액자에 담아 신도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안심정사 논산 본찰 전경
태고종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은 신도들에게 "정말 잘돼"를 강조한다

한국불교태고종 안심정사는 ‘정말 잘돼’를 슬로건으로 도심포교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사찰이다. 회주 법안 스님은 논산 본찰을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창원 제주 등 전국에 6개 분원을 두고 전법교화에 매진하고 있다. 안심정사는 해마다 군법당에 초코과자 수백만 개, 200여 톤의 쌀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고 있다. WFB 상임이사회 개최 등 국제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다. 불기2568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법 40주년인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에게 한국불교의 미래 등을 물었다.

“MZ세대는 자기 인생에 관심이 많다. 진로 등에 고민이 크다 보니 철학관, 점집 등을 많이 찾는다. 타로점이라도 보러 다닌다. 불교의 중흥기가 오고 있다.”

법안 스님은 “점을 보러 다니고 그것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 저절로 불교에 관심을 둔다. 그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서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이 억울하다는데 생각이 미치면 운명을 고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부처님 가르침을 찾는다. 젊은 친구들과 대화하는 거 다른 어떤 것으로도 안된다. 그들 인생을 주제로 대화를 하면 된다”고 했다.

법안 스님은 출가 전 대학시절 요양을 위해 찾았던 절에서 세상 이치를 깨달았다. 어려서부터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던 스님은 부친의 뜻에 따라 고려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던 터였다. 그랬던 스님이 절에 가서 새벽예불을 하다가 사람을 보면 고민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됐다.

경제학도지만 경제학 서적으로는 밤샌 적이 없었던 스님은 불서를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스님에게 가장 큰 감명을 준 것은 <육조단경>이었다. <육조단경>을 통해 스님은 또 한번 가피를 입었고, 더 큰 신통력을 얻었다. “신통은 마장”이라며 경계하고 없애려 노력하던 차, <능엄경>에서 그것도 수행의 과정임을 알았다.

대학졸업 무렵, 스님은 세속적인 욕심이 모두 사라졌다. 오로지 “절을 짓고 살고 싶다”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꼭 40년 전이었다.

1억원을 모아서 논산 안심정사에 터를 잡은 것은 34년 전, 스님은 400평 토지를 6000만원에 매입해 조립식으로 절을 지었다. 안심정사의 시작이다

스님은 “애들이 한 번 나를 만나면 모두 내 팬이 된다. ‘너는 성격이 이런데 이 성격은 이렇게 고치면 훨씬 더 좋지’하고 조언을 해준다. 그들이 마음속에 담고 있던 고민 진로 등을 이야기해 주면 저절로 신뢰가 쌓인다. 그다음부터 고민이 생기면 청년들은 나를 찾는다”고 했다.

지난해 안심정사는 제1회 단기출가 행사를 개최했다. 청년 20여 명이 참가했고, 이 가운데 2명이 출가를 했다.

“중노릇하려 출가했는데 종노릇해서야”

안심정사는 단일사찰로서는 드물게 도제양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안심정사는 출가를 희망하는 이에게 개별공간을 주는 등 의식주를 모두 해결해준다. 국내 학자는 물론 티베트 등 해외에서 스님을 모셔와 그들의 지식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나누는 결집도 진행 중이다.

법안 스님은 “출가한 젊은이가 친구들과 (생활 수준을) 비교할 때 부끄러워해서야 되겠나. 중노릇 하겠다고 출가해서는 종노릇이나 해서 되겠나. 스님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초발심을 지키고 수행교화에 전념하며 생활할 수 있게 돕고 있다”고 했다.

이어서 “(다른 사찰에서는) 출가를 해도 환속하는 경우가 많다. 출가를 받고선 교육도 제대로 않고 생계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초발심만 갖고 스님 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 안심정사가 전국 곳곳의 지역사찰을 매입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공동체를 만들어 출가한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모델을 지금 만드는 중이다”고 했다.
 

안심정사에는 법안 스님 초청으로 머무는 티베트스님들이 있다. 스님은 이들 스님의 공부를 돕고 티베트불교 문화와 지식을 한국불교에 접목하고 있다
안심정사에는 법안 스님 초청으로 머무는 티베트스님들이 있다. 스님은 이들 스님의 공부를 돕고 티베트불교 문화와 지식을 한국불교에 접목하고 있다

“경전을 외워라. 외우면 나를 바꾼다”

청년 등 안심정사 신도들은 회주 법안 스님과 함께 공부하며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 ‘거사’ ‘보살’이라 불리는 신도들이 안심정사에서 ‘법우’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안심정사에서는 여러 수행법 가운데 ‘독경’을 가장 중시한다. 읽고 외우다 보면 저절로 인과법을 깨치게 되고 내용을 하나씩 터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님은 “부처님 당시에도 지금 동남아나 티베트에서도 기도나 수행 자체가 독경이다. 생활 자체가 독경”이라며 “계속 (경전을) 외우다보면 내 마음이 바뀐다”고 했다.

법안 스님은 <밀라레파의 10만송> 가운데 “마음에 맞지 않는 환경이 그대 마음 어지럽히면 자신을 지켜보며 깨어있을지니 분노의 위험이 길 가운데 있도다”, “나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방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나는 나의 일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함을 확신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아침기도문> 구절 등을 늘 염송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함을 확신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 구절 하나가 내 인생을 완벽하게 바꿔놓았다. 그래서 신도들에게 외우라고 권한다. 안심정사에서는 <지장경> 등 경전과 함께 기도문을 20번, 2시간씩 외우고 있다”고 했다.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과 주지 혜신 법사. 행사 때면 스님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이 아니어도 늘 합장을 하고 있다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과 주지 혜신 법사. 행사 때면 스님은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이 아니어도 늘 합장을 하고 있다

“기복불교가 왜 나빠?”

법안 스님이 자신이 ‘기문둔갑’(음양 변화에 따라 길흉을 따지는 역학의 하나) 만큼은 최고라고 했다. 13년 동안 10만명 이상의 사주를 통계로 찾아낸 자신만의 비법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러면서 “대중 법문을 나보다 잘한다고 하는 스님도 ‘기문둔갑’ 등으로 신도 고민상담을 해주는 것만큼은 나를 못 따라온다”고 했다.

스님은 논산 본찰을 비롯해 전국 안심도량 6개 분원을 쉴새 없이 돌며 신도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듣고 조언해주고 있다.

일각에서 신도 상담해주는 것을 ‘기복불교’라고 폄훼하는 것에 스님은 반발했다. “기복불교가 왜 나쁘냐”는 반문이 이어졌다.

스님은 “남방불교, 티베트 등에서도 기복불교를 한다. 스님이 미래를 맞추고 운명의 길흉화복을 알려주는 것을 ‘기복불교’라고 폄훼하는 것은 스님들이 공부나 수행하지 않는 것을 가리려는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신도들이 모두 부자가 돼서 잘살아야 절에 시주도 하고 이웃도 돕고 할 것 아니냐. 당장 내 코가 석자라서 먹고 사는 것부터가 고민인데 보리심이 어디서 생기고 무슨 대비심이 생기겠느냐. 풍요가 풍요를 부른다”고 했다.

이어서 중국 시진핑 주석이 주석 자리에 오르기 전, 태국을 방문 했을 때 승왕이 “(시진핑을 가리키며) 저 사람에게 황제의 기운이 있으니 잘 모시라”고 했고, 주석 자리에 오른 시진핑이 처음 방문한 곳이 태국이었다는 일화를 이야기했다.

스님은 “부처님 당시에도 국왕, 재력가 등이 부처님을 찾아 인생을 물었다. 기복이 잘못됐다는데 나는 이해를 못하겠다”고 했다. 스님은 스리랑카 바스나고다 라훌라 스님이 초기경전 가운데 뽑아 쓴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길>, 태국 파유토 스님이 <붓다담마> 구절을 간추려 뽑은 <경제 코칭> 등을 본보기로 들었다.

그러면서 “불자들 가운데 ‘나는 업이 두터워서 안돼’ ‘내 업 때문이야’하면서 자포자기 하는 경우가 많다. 기복이라 폄훼되는 상담을 통해 자신을 알면 기도와 수행을 통해 자기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노력에 큰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법안 스님이 안심정사 13층 약사대보탑을 모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안심정사는 최근에는 태국 왕실이 관리하던 부처님 진신사리 64과를 모셨다 (이전 기사 참고)
법안 스님이 안심정사 13층 약사대보탑을 모신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안심정사는 최근에는 태국 왕실이 관리하던 부처님 진신사리 64과를 모셨다 (이전 기사 참고)
법안 스님이 스님을 만나기 위해 "마지막일 것 같다"며 안심정사를 찾은 93세 노보살과 이야기하고 있다
법안 스님이 스님을 만나기 위해 안심정사를 찾은 93세 노보살과 이야기하고 있다

“나를 위해선 물 사먹기도 아까워”

법안 스님은 한국불교의 가장 큰 문제를 지도자들의 도덕성이라고 꼽았다.

스님은 “세계화 시대이다. 불교도 세계와 교류하고 신도들은 성지순례를 통해 해외 불교를 모두 보고 온다. 신도들이 대만 중국 남방불교 등을 둘러보고 오니, 앞으로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신도들이 바람직한 승가상을 요구할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서 “대중의 요구에 승가가 부응하지 못하면 꼬삼비의 비구들처럼 결국 몰락할 수밖에 없다. 가장 무서운 것은 스님들이 불자들에게 신뢰를 읽는 것이다. 백성이 믿어주지 않는 정권은 존립할 수 없다. 하물며 신뢰 받지 못한다면 종교인이 종교단체가 존재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법안 스님은 대부분 절에서 공양을 한다. 밖에 나갈 때면 따로 공양을 챙긴다. 스님이 오신채와 육식을 않는 까닭도 있지만 “나를 위해서는 물 사먹는 돈도 아깝다”는 이유에서다.

스님은 “나를 위해선 아까워서 아무 것도 못한다. 그래서 밖에 나가서 아무것도 음식 자체를 안 먹다. 그런데 부처님 법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안심정사가 해마다 군법당에 초코과자 1만 상자 이상을 돕고, 지역행사 지원을 비롯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크고 작은 나눔을 할 수 있는 이유이다.

스님의 ‘무주상보시’는 더 크게 돌아왔다. 지난해 잼버리 때 갈곳이 없어 어려움에 처한 태국 잼버리단을 도왔다. 이 소식을 듣고 태국 왕실에서 황금불상을 왕실용 티크 목재로 짠 불단까지 갖춰 보내온 것이 그 예이다.  

안심정사는 지난주에도 14개국 80여 명을 초청해 WFB(세계불교도우회의) 상임이사회를 개최했다. 스님은 “안심정사에 인프라가 모두 갖춰지면 WFB 총회를 유치할 것”이라고 했다.

“논리와 과학적인 불교라야 전법 성공”

법안 스님은 육부대중으로 태고종단을 구성하고 있는 전법사의 활성화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계종 포교사단은 지구상에서 가장 열정적인 단체이지만 무보수 봉사로 그 자체가 한계라고 안타까워했다.

스님은 “일본에는 고유신앙 신도, 중국 대만에는 도교가 불교와 융합해 자리 잡았다. 대만 불광산사 성운 스님은 도교를 ‘세미 불교’라고 말했다”면서 “태고종 전법사에 한국불교 정체와 쇠퇴를 극복할 열쇠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많은 종교단체가 어려움을 크게 겪었다. 자가발전하며 자립했던 곳은 태고종 사찰뿐이었다”고 했다.

스님은  “선명상이 세계 조류상 필요한 부분은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명상도 기계화가 진행되고 사업으로 자리잡았다”고 했다.이어서 “유럽 등에서는 일본 불교가 선으로 잠시 흥했다가 망하고 티베트 불교 등이 유행하고 있다. 서양인에게 막연하고 신비한 선종의 가르침은 통하지 않는다. 교리의 정확한 체계성, 논리성, 과학성에 바탕한 불교라야한다”고 했다.

 

안심정사 1층 북카페에 걸린 스님의 글씨
안심정사 1층 북카페에 걸린 스님의 글씨. 스님은 '정말 잘돼' 등 글씨를 직접 써서 액자에 담아 신도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안심정사 논산 본찰 전경
안심정사 논산 본찰 전경

AI 시대, 탐진치 여읜 인류만 살아남을 것

법안 스님은 “AI가 나오면서 불교가 발전할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고 했다.“인간이 AI를 통해서 탐진치를 추구하게 되면 멸망의 길을 가지만, 거꾸로 계정혜를 추구한다면 인간이 AI 도움으로 신적인 존재로 발전할 수가 있다. AI가 인간의 성불을 도울 것이고 결국 불교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스님은 한 본보기를 들었다. AI를 통해서 돈을 벌고 싶은 사람이 내가 돈 버는 데 방해되는 사람 다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돈 벌고 싶은 사람들이 서로서로 AI를 통해 죽게 됐을 때, 탐진치가 옅은, 욕심 없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힘들어도 잠시뿐, 용기 가지면 길 열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후 더 악화된 경기 상황으로 고통을 겪는 이들이 많다. 일찍 세상과 등지는 사람도 늘고 있다.법안 스님은 “어려움에 처해 고민하다보면 혼자서는 해결이 안된다. 나 역시 안심정사를 처음 시작할 때 관음보살님 점안을 해야 하는데 주머니에 10만원 밖에 없어 전전긍긍하던 때가 있었다. 당시는 속가 형님에게 돈 빌릴 생각도 못했고 끙끙대기만 했다”고 했다

이어서 “사람이 진짜 죽을 만큼 힘들어서 죽는 게 아니다. 많지 않은 돈에 사람이 목숨을 버리는 세상이다. 순간적으로 잠깐 잘못 생각해서 그런 것이다. 살다 보면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때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스님은 “어렵고 힘들수록 고민을 나눠야한다. 고민이 있을 때는 꼭 절과 스님을 찾지 않더라도 남과 이야기하다 보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처님 가르침과 기도를 통해서 복을 늘리고 화는 감할 수 있다. 안심정사에서는 부처님 가르침과 기도를 통해 누구나 자기 운명을 개척한다”고 했다.

법안 스님은 “기후위기, 전쟁, AI 등 지구문명과 인류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모두가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을 내려놓고 새로운 마음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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