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행렬 앞서 흥 돋우는 연희누리 율동 발표…관불의식도
“지금부터 불기2568년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며 연등행렬 참가 사부대중이 마음을 모아 어울림마당 연등법회를 시작하겠습니다!”
불기2568(2024)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가 11일 서울 동국대학교 대운동장에서 2024 연등회 개회를 알리는 연등법회를 시작으로 12일까지 봉행된다.
11일 동국대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어울림마당에 앞서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율동리더 리허설, 합창단 연습, 연희단 청년율동단 리허설, 사회자 리허설 등 행사 준비를 마쳤다.
오후 3시 30분께 조계사 주지 담화 스님 등은 무대 중앙에 마련한 아기부처님 관불을 봉안했다. 4시 40분 어울림 마당이 시작됐다.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 등 내빈이 등단하고, 연희누리가 시작됐다. 어린이 율동단과 청소년율동단, 청년율동단 등이 ‘오늘은 좋은 날이야’, ‘연등켜세’, ‘연등 들고 춤을’ 등 음악에 맞춰 율동을 발표했다.
이어 행렬등 경연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연등지계상에는 화계사, 삼성암, 진각종,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법안정사부부불자회가 수상했다. 연등인욕상은 도선사, 봉은사, 동대불대, 호압사, 불광사, 소림사, 옥천암, 구룡사가, 연등정진상은 봉국사, 대불련, 충정사, 조계사, 관음종이, 연등선정상은 진관사, 금륜사, 삼천사, 승가사가 수상했다.
어울림마당의 환희와 즐거움은 이날 내린 폭우에서 그치질 않았다. 선두 3, 4등단이 ‘밝혀주세요’ 노래에 율동을 선보였고, 5, 1, 2등단이 ‘환희의 노래’에 맞춰 율동을 발표했다. ‘연등마음’ 노래에 전체 참가 율동단이 다 함께 춤추며 노래했다.
오후 5시 30분부터 연등법회가 봉행됐다. 관음종 총무원장 법명 스님이 연등법회 시작을 알렸고, 삼귀의 반야심경에 이어 선명상 영상을 시청했다.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연등회보존위원장)은 봉행사를 통해 “우리가 밝히는 등은 마음의 평화를 통해 내 삶의 주인공으로 바로 서서 세상을 이롭게 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서원”이라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내 마음의 지혜를 찾아가는 선명상을 통해 어둠이 짙은 곳에 등을 밝혀 그림자를 걷어내고 밝은 빛은 함께 누려 행복을 나누며 고통과 아픔이 있는 곳에 자비의 손길로 함께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우 스님은 “사부대중 여러분,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시니 기쁨과 환희가 넘치는 날, 행복으로 가득한 날마다 좋은 날”이라며 “뭇 생명의 평온을 위해 기도하는 진실한 사부대중으로 마음의 평화, 행복한 세상을 염원하는 축제의 장에 함께 해주어 감사하다. 부처님의 가피 속에서 늘 정진해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이루길 간절히 축원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붓다차리타>의 “여래(如來)가 이 세상에 출현하심은 해탈의 길을 열기 위해서이니, 중생의 결박을 능히 풀어 주시고 나고 죽는 괴로움을 없애주시네. 중생이 괴로움의 바다에 빠져 갖가지 병을 물거품 삼고, 쇠하고 늙음을 큰 물살 삼으며, 죽음을 바다의 큰 물결 삼을 때, 부처님은 지혜의 배 타고 오셔서 온갖 괴로움에서 건져 주시네.” 구절을 봉독하면서, 부처님오심의 뜻을 되새겼다.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는 발원문을 통해 ““자비하신 부처님! 실수와 실패는 성공과 성취로 가는 또 다른 길임을 알아차려 용기와 신념을 갖추고, 서로 다른 모습과 신념의 차이를 존중해 편견과 차별로 대립하여 갈등하지 않겠다.”면서 “너와 내가 사라지고 모든 생명이 한 몸임을 깨달아 자비를 실천하고, 오늘 함께한 모든 사부대중이 지극한 마음으로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정토세상을 만들겠다.”고 서원했다.
총지종 통리원장 우진 정사는 “오늘 저희 불제자들의 밝힌 연등 불빛이 스스로의 허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불빛으로 비춰질 수 있기를 기원하며, 사바의 무명을 걷어내고 진리의 빛이 되기를 기원한다.”면서 “지혜와 복덕을 구족하신 부처님! 지난 천년의 부처님의 영화를 바로 세우고 앞으로의 새로운 천년이 온전하게 부처님 세상이 될 수 있도록 오늘 저 환한 연등처럼 꺼지지 않는 진리의 불빛으로 우리를 인도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원했다.
이날 연등법회 참가자들은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은 참가자를 대신해 평화기원 메시지를 통해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로 세상의 평화를 밝혀 나가자.”며 “대립과 반목이 없는 화합의 세상, 차별과 소외가 없는 소통하는 세상, 모든 생명의 존귀함을 바로 알아 내 마음의 평화와 세상의 행복을 만들어 가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가 밝히는 등은 그늘진 곳을 밝히는 광명의 등이며 상생과 공존을 실현하는 평화의 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돈관 스님은 “인류를 구원하신 부처님 같이 진리의 등불을 들고 세상을 밝히러 나아가고자 한다.”면서 마음과 세상을 밝히는 연등행렬의 시작을 선언했다.
해진 선언에 아기부처님이 선두로 이동했고, 내빈-중앙승가대-동국대 석림회-합창단-종립학교-스카우트불교연맹-복지재단-3등단-4등단-5등단-1등단-2등단 순으로 행렬준비에 들어갔다.
연등법회에는 봉축위원장 진우 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 총지종 통리원장 우인정사,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등 한국불교종단협의회 각 종단 대표들과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자광 대종사와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 호계원장 보광 스님, 중앙종무기관 부·실장스님, 사부대중 1만 여명이 참석해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을 행하고 연등행렬의 의미를 밝히며 온 인류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했다.
연등회는 인종, 세대, 종교의 경계를 넘어 기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즐거움을 나누고, 삶의 고난을 넘어설 수 있도록 힘을 북돋우는 축제이다. 오랜 옛날부터 역동의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그 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연등회는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2020년에는 전 세계인이 지키고 보호해 나가야 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올해 연등회는 우리 사회의 미래세대인 어린이, 청소년, 청년과 함께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한국불교와 전통문화를 새롭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으로 열리고 있다.
연등회의 하이라이트인 연등행렬은 오늘(5월 11일) 저녁 7시부터 흥인지문과 종로거리를 거쳐 종각사거리, 조계사 앞까지 행진한다.
이에 따라 종로일대는 교통이 통제된다. 11일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동국대학교 앞 장충단로부터 흥인지문까지 양방향 전차로가 전면 통제된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익일 새벽 3시까지 흥인지문에서 종각네거리까지 전면 통제되고,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종가 양방향, 안국사거리부터 종각 네거리 양방향이 전면 통제된다. 12일 연등회 둘째 날에는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우정국로 안국사거리부터 종각 네거리까지 양방향 전면 통제된다.
11일 연등행렬이 끝나도 밤 축제는 계속다. 종각사거리 보신각 앞에 마련되는 특설무대에서 화려한 LED 트론 댄스를 펼치는 미디어 퍼포먼스 그룹 ‘생동감크루’, 국악밴드 ‘경성구락부’, 독특한 무대의상과 분장으로 행복한 웃음을 선사하는 2인조 그룹 ‘노라조’가 축하공연을 선보이고, 꽃비를 맞으며 강강술래로 모두 하나 되는 대동한마당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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