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아 온 어청수 경찰청장이 17일 불교계에 사과의 뜻을 밝혔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17일 오후 1시 20분 조계종 총무원을 방문,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과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과 조계종 기획실장 장적, 호법부장 정만 스 등이 배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어 청장은 종단협 회장단 스님들과 조계종 집행부 스님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러가지로 저희들 경찰의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서 (빚으진 문제에 대해)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어청장은 이어 "좀 일찍 찾아와서 사과를 올렸어야 하는데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경찰 수장이 무르면 물르다 그러고 강하면 강하다 그런다. 그 직책이 여러운 줄 알고 있다"며 "총무원장 차량을 검문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저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 총무원장 차량이라고 (검문을)할 수도 있는 것이지 못할 것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관스님은 "본의아니게 갈등이 있었고 근자에 와서는 심하게 표출됐었는데 빨리 끝나지 못했다"며 "청장님이 동화사까지 오셨는데 그때 (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해 마음으로 많이 미안했다"고 했다.
지관스님은 "이제는 다 없던 걸로 하고 맡은 바 책임을 다 해주셔서 국민들 편안하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해 어청장의 사과를 사실상 수용했다.
어 청장은 "동화사 방문할 때도 진심으로 우러난 마음으로 찾았다"며 "그때하고 다른 것이 오늘 대웅전에 들러 삼배를 올렸는데 동화사를 방문했을때보다 불자들께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했다"고 말했다.
어 청장은 이어 "각별히 유의해서 정부도 경찰도 종교적인 문제에 대한 오해가 빚어지지 않도록 세차례 지시했다"며 "앞으로 경찰대학이나 중앙경찰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도 교육을 통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어청수 청장의 불교계 방문과 사과는 오후 1시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단 회의 말미에 인사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오후 2시에 방문키로 했으나 40분 앞당겨 방문했다. 이날 어 청장은 박재진 경찰청 불자회장을 비롯 3명의 불자 경찰 고위직 간부들을 대동, 총무원장 지관 스님에게 모두 소개했다.
어 청장은 지관 스님을 예방한 직후 포교원장 혜총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경승실장을 맡고 계신 혜총 스님께서 마음 고생이 가장 심했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어 청장은 추가로 할 말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할말을 다했다"며 "진정한 사과 수용여부도 총무원에서 결정할 일이다"며 황급히 조계종 총무원을 떠났다.
뭐지. 뭐지.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