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ㆍ경북지역 사부대중 여러분.
오늘 우리는 8.27에 이어 또 다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불조의 혜명을 계승하고 종단의 항구적 발전을 도모하며, 한국사회의 평화와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 불자들의 마음을 모으는 자리입니다. 1700년 한국불교사의 일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천만 불자들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법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종단을 사랑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자비는 방관이 아닙니다. 무연대비의 실천은 말보다 행동에 있습니다. 평화와 이타적 자비를 중시하는 불교이지만 인내와 관용만이 최선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잘못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야하고 또한 우리들도 자신에 엄격하여 잘못이 있으면 가차 없이 참회하여야 할 것입니다. 불교적 가치를 구현하는 당당한 불교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출가한 스님은 인천의 사표로서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책무를 다해야 할 것이며, 재가불자님들은 승단을 외호하고 불교적 삶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함께 행복을 향유할 수 있는 기풍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종교의 자유를 헌법이 보장하고 있으며, 공직을 이용한 종교의 편향적 태도는 분명한 잘못임에도 불구하고, 욕망에 눈이 멀어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의를 대변해야할 사람들이 집단이기주의 내지 종파주의에 사로잡혀 국가의 명운을 위태롭게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관념적 우상숭배라고 비판하는 종교차별과 갈등을 획책하는 무리들도 없지 않습니다. 이는 소아적 영웅주의에 물들어 민족과 국가의 항구적 발전을 저해하는 자들이며, 국민대통합을 저해하는 어리석은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은 반문명적인 행태를 방관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대구ㆍ경북지역의 불자 여러분.
이젠 전 불자들은 대동단결해야 합니다.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넘기 위해 여러분들의 결사(結社)가 필요하며, 불조의 혜명으로 세상을 밝히고, 헌법과 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정진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입니다. 이웃을 존중해야하고 나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아시타비(我是他非)의 망견은 버려야 합니다. 우리민족의 숭고한 역사와 전통문화,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여러분들의 굳건한 의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사부대중 여러분.
오늘의 대법회는 파사현정의 깃발을 세우는 대장정의 출발입니다. 파사(破邪)의 과정에서 참회하는 사람들은 백 번 천 번 용서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불의와 불법이 사라질 때까지 조상이 물려준 전통문화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 정의가 올곧게 살아 숨 쉴 때 까지 우리들은 결단의 마음을 지녀야 할 것입니다. 지나온 역사 속에서 무수한 도전을 극복했듯이 결단코 나만이 옳다고 배타하는 자를 절복순화(折伏純化) 시키고 말겠다는 위법망구(爲法忘軀)의 결의로 대장정의 목표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하루 빨리 공직자의 종교편향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법률을 제정함으로써, 다시는 헌법을 파괴하고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공직자가 출현하지 않도록 재삼 정부에 촉구하는 바입니다.
불기 2552(2008)년 11월 1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