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선암사를 두고 조계종이 대법원 판결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하고 위헌심판을 냈지만 모두 각하됐다. 순천 선암사는 태고종 사찰로 재확인됐다. 조계종이 선암사를 두고 당장 할 수 있는 법적조치를 다한 결과이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재판장 양영희·김진환·황진희)는 25일 '태고종 선암사가 조계종 선암사를 상대로 낸 등기 명의인 표시 변경·등기 말소 소송'에서 조계종이 낸 재심 청구와 위헌심판 제청을 모두 각하했다.
태고총림 선암사는 태고종 스님들이 점유하면서도 조계종과 70여 년 동안 소유권을 다퉜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소송이 시작됐고, 이는 설운 호명 시각 스님 등 주지가 3번 바뀌는 동안 계속됐다. 2022년 11월 17일 대법원 최종판결로 태고종단이 선암사 소유를 인정 받았다. 지난 4월 3일자로 등기의 소유권자가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로 등재됐다.
조계종은 이를 불복해 재심청구와 위헌심판 제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각하했다.
앞선 4월 22일 선암사는 대웅전 앞마당에서 '개금불사 회향 및 만등불사'에서 '태고총림조계산선암사 주권회복 선언문'을 발표했다.
당시 주지 시각 스님은 "지난 70여 년 동안 선암사는 법난의 격랑에 휘말려 도량을 빼앗으려는 외부세력의 모질고 무도한 도전에 직면해야만 했다. 지극히 상식적이면서도 당연한 결과라고 해야겠지만, 선대로부터 이어받은 자랑스러운 선암사를 보다 온전하게 후대에 물려줄 수 있어 실로 감격스럽다. 태고종 일원으로서 한국 전통불교 보존과 계승, 발전의 소임을 다 하겠다"고 했다.
당선인이던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길고도 어두운 시간동안 오직 법맥수호의 의지와 전통 계승의 주인의식으로 지키고 되찾은 태고종 선암사의 주권은 지금을 사는 우리보다 앞으로 이어질 후학의 자긍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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