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과 동국대 이사장 등을 지내며 평생 수행과 전법에 진력했던 녹원 스님(1928~2017)을 추모하는 책 <허공에 가득한 깨달음 영허녹원> 이 최근 발간됐다.
책은 녹원 스님의 평생 도반 도원 스님(전 조계종 원로의장)과 혜창 스님(김룡사 회주) 등이 말하는 '수행자 녹원 스님' 이야기이다.
녹원 스님은 수행가이자 행정가로 일생을 진력했다. 스님은 동국대 이사장을 가장 오래 지내면서 동국대병원을 설립했다. 직지사 주지를 지내면서는 27동 건물을 불사하고 5개동 해체불사, 6개동을 해체 이전하는 등 오늘의 직지사를 일군 장본인이다.
법등 스님(도리사 회주)은 최근 조계사 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녹원 스님은 김천에서 서울을 7시간씩 기차를 타고 다니시면서도 늘 꼿꼿하셨던 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불사 등을 할 때 항상 30년 후에라도 책 잡히지 않도록 늘 명분을 잃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공사 구분이 엄격했던 분이었다"고 했다.
장명 스님(직지사 주지)은 "30여 년 전 녹원 스님 시봉때 일이다. 큰스님 출타 후 몰래 큰스님이 쓰시던 해우소를 사용하다 걸렸다. 당신 방에 보시던 책이 삐뚤어진게 생각나서 바로 놓으려 한 게 돌아오셨던 이유였다"고 했다.
스님은 "녹원 스님은 매일 새벽 진흙뻘이던 지금의 만덕전 자리를 걸으며 불사를 구상하셨다. 그렇게 만덕전 불사를 했고 지금은 직지사가 조계종단 수계교육도량이 됐다"고 했다.
녹원 스님의 유발상좌인 주호영 국회의원(국민의힘)은 "1975년 능인고 재학 중 이사장이던 녹원 스님을 처음 뵈었다. 1995~1998년 김천지원 판사일 때는 직지사를 오가며 스님께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악산 무산오현 스님은 각계각층의 인사를 유발상좌로 뒀다. 나를 두고서는 '주 의원은 주인이 따로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손상좌인 묘장 스님(조계종사회복지재단 대표)은 "큰스님 시봉을 했다. 좋은 책이 있어서 사다 드리면 늘 책값을 두둑하게 주셨던 일이 생각난다. 지나고 나니 내가 큰스님으로부터 돌봄을 받았다"고 했다.
직지사 주지 장명 스님은 "녹원 스님의 교육불사 유지를 이어 직지사와 문도회는 인재불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직지사에는 종단 상설행자교육원을 둬 상설행자교육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책에서는 "반듯하고 반듯했던 수행자"(밀운 스님, 전 조계종 원로의장) "수행자의 이정표를 보여주신 어른"(일면 스님, 조계종 원로의원), "사표가 되어 주신 어른 중의 어른"(법산 스님, 조계종 법계위원장), "가을 날씨처럼 맑고 깨끗하신 어른스님"(정우 스님, 구룡사 회주) 등 녹원 스님과 함께 수행했던 어른스님들과 스님의 상좌들을 만날 수 있다.
허공에 가득한 깨달음 영허녹원┃유철주 지음┃조계종출판사┃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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