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에 이어 중앙일간지 사장이 특정종교를 찬양하는 메모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15일 서울신문 노진환 사장이 이상득 의원에게 지난 3월 초 '아부성' 자필 메모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사실은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지부장 김성수)와 사주조합(조합장 박재범)이 14일자로 발간한 노보에 실린 '노 사장은 전 사원게 진실 밝혀라"는 제목의 글에서 드러났다.
<미디어오늘>은 서울신문 노보와 노조관계자들의 말을 빌어 노 사장은 서울진문 3월 1일자 '이상득 옹호론'이란 이용원 당시 수석논설위원(현 편집국 수석부국장)의 칼럼을 복사한 뒤 그 밑에 "이 부의장님, 동경에서(오쿠라호텔) 잠시 뵈었던 서울신문 노진환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환란·핍박 이겨내시고 꼭 승리하시길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노진환 배상"이라고 적어 팩시밀리로 이 의원에게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상득 옹호론' 칼럼은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내에서 불거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공천 불가 의견에 대해 “부당한 측면이 적잖다”며 이 의원을 옹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지난 7일 노조와 사주조합 관계자들을 만나 이 같은 메모를 보낸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서울신문 사장 노진환’이 아닌 ‘서울신문 노진환’으로 썼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조와 사주조합 대표들은 <미디어오늘>에“편지를 보낸 3월 초에는 정권이 바뀌고 공공기관 장들의 교체가 예상되는 시기였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중간평가가 예상되던 시기이기도 했다”며 “이러한 민감한 시기에 여권 최고실력자이자 대통령의 친형에게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신문의 지면을 빌려 좋게 보이려 했던 것은 회사의 이익 여부를 떠나 언론사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비판했다.
노 사장은 지난 2월 서울신문과 자매결연을 맺은 ‘주니치신문’을 방문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으며, 마침 일본에 머물고 있던 이상득 의원과 같은 호텔에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한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노 사장이 직접 이상득 의원과 만났다는 얘기를 했다. 이 의원에게 서울신문을 도와달라고 했고, 이 의원이 자기 말을 귀 기울여 들었다고 본인이 밝혔다”고 했다.
결국 노 사장은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신문지면을 빌어 최고실력자에 좋게 보이려했을 뿐 아니라 종교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중앙일간지 사장으로서 특정 종교 예찬을 서슴지 않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