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3년여 만에 일상을 회복한 뒤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석가모니 부처님이 사바세계에 나투신 참 의미를 되새기는 봉축 법요식이 5월 27일 오전 중앙선원을 비롯한 재단법인 선학원 전국 분원과 포교원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재단법인 선학원 중앙선원은 이날 오전 10시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2층 법당에서 봉축 법요식을 봉행했다.
한국불교선리연구원 원장 법진 스님은 이날 중앙선원 불자들을 대상으로 설한 봉축 법어에서 “부처님께서는 진리의 등, 지혜의 등, 광명의 등을 높이 들고 사바세계 중생들 앞에 나타나셔서, 우리 주변의 어두움과 중생들의 무명과 무지를 깨뜨리고 기쁨과 광명의 세상을 열어 주셨다”며, “오늘은 우리가 신의 피조물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스스로 존귀함을 깨닫는 날이며, 우리 모두가 부처님이 되어 섬김을 받는 날”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오늘은 모든 중생이 괴로움을 여의고 3년 간 이어진 코로나19 펜데믹을 극복하고 이 땅을 행복한 정토세계로 만드는 날”이라며, “연등을 밝히며 올리는 간절한 발원으로 우주 삼라만상은 모두 하나의 생명체이며, 일체의 생명체는 모두 불성을 지닌 존재임을 깨달아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전쟁의 화마가 종식되고, 자연재해로 고통 받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발원한다”고 말했다.
봉축법요에 동참한 불자들은 아기부처님을 씻겨 드리는 관불의식을 행하면서 부처님이 중생의 이익과 복락을 위해 사바세계에 몸을 나투신 참뜻을 되새겼다.
한편, 봉축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조계사에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봉행했다.
법요식에서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은 원로회의 의장 자광 스님이 대독한 봉축법어를 통해 “이 세상 고통은 사랑과 자비의 헌신 없이는 줄어들지 않고, 중생의 고통을 제 몸에 담는 비원(悲願) 없이는 구제되지 않는다”며 “오늘 우리가 밝힌 자비의 등불은 좌절의 상처를 입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오만해진 사람들에게는 회심의 눈을 뜨고 자기를 낮추게 하는 하심의 등불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봉축법요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 표어는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이라며, “부처님 세상은 바로 공동체와 이웃을 위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은 성경에서 기초했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인권 존중과 약자 보호, 세계 평화의 국정철학은 바로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법요식에는 예년과 달리 사회적 약자를 초청하지 않았고, 대신 어린이·청소년, 청년, 장년, 어르신 등 연령별 신도 2명씩 나와 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