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 총무원장처럼 하면 지금도 종단 살림에는 아무 문제없다. 독지가 지원을 받아 종단 살림 규모를 키우겠다. (쪼들리지 않고) 여법하게 종단을 운영하고 행사를 개최하겠다. 자신있다." (총무원장 후보 기호1번 상진 스님)
한국불교태고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구산 스님)과 제주교구종무원(종무원장 성천 스님)은 13일 제주불교회관에서 제28대 총무원장 후보자 기호1번 상진 스님 정견 발표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20여 제주교구 태고종 스님들이 참석해 상진 스님을 환영했다. 앞선 1일 기호2번 성오 스님 발표에 호법원장 혜일 스님이 참석한 것과 달리, 기호1번 상진 스님 발표에는 중앙종회의장 법담 스님이 참석했다.
기호1번 상진 스님은 가사와 장삼을 수하고 불전에 삼배를 올리는 것으로 정견발표를 시작했다. 스님은 "1700년 한국불교 역사의 적자종단으로 자부하는 태고종이 전임 몇몇 총무원장 파행으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 새로운 천년의 기틀을 마련할 차기 총무원장에게는 종단 통합과 종도 화합을 이끌 능력과 확고한 종단관과 종무행정 경험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했다.
이어서 "태고종립 동방불교대학 소임을 시작으로 출가 생활의 대부분을 종단행정에 몸 담아왔다. 최근까지 천년고찰 청련사 불사를 진두지휘하면서 청련사를 종단 굴지의 사찰로 가꿨다"고 했다.
스님은 "교육과 문화를 종단 큰 과제로 삼아, 태고종을 무형문화재 최대 보유 종단, 최고 교육종단으로 우뚝 세우겠다. 총무원 운영만큼은 종도에 의지하지 않고 총무원장이 책임 운영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한달 여 소납의 이러한 소신과 신념에 종도들의 과분한 공감과 지지가 있었다. 항상 하루라도 깨달음이 더딜까 두려워하는 구도의 마음으로 종도 여러분의 선택을 기다리겠다.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스님은 ▷사찰문화재 발굴과 국가지정문화재 등록 추진 ▷민원 처리 이양을 포함한 지방교구 활성화 ▷동방불교대학의 사이버대학 전환 ▷요양원 다비장 등 승려복지제도 구체화 ▷지방초심원을 포함한 징계 3심제 등을 설명했다.
성천·휴완·해륜 스님 등은 기호1번 상진 스님 공약에 담긴 여러 사업 진행을 위한 재정 충당 방안을 질문했다.
상진 스님은 "제27대 호명 집행부처럼만 살림해도 문제가 없지만 2명의 독지가로부터 지원 약속을 받았다. 이들의 후원을 받고 그들과 종단 수익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스님은 "4년 총무원장 임기 동안 6가지 분야의 공약을 실천한다는게 어려운 일인 것은 맞다. (당선되면) 내가 잠을 줄여서라도 최대한 우리 종단이 변화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꼭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6가지 분야를 모두 내가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교육분야의 경우를 예로 이제까지 자리만 차지하던 교육원장을 교육분야 변혁을 이끌 적임자로 모시겠다"고 했다.
비구니 현서 스님은 "출가자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갈 곳 없는 소외된 출가자도 많다. 이들의 고충을 수렴하고 구제할 민원기구 설립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또 "종단 여러 사안 관련해 종도들이 아이디어를 공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상진 스님은 "출가자 감소와 출가자뿐 아니라 신도 고령화는 종교계 전반의 문제이다. 갈 곳 없는 종도가 대중생활을 여법하게 할 수 있는가는 선암사 봉원사 청련사 등 종단 공찰에서 구제하는 것과 별도"라고 했다.
스님은 "전국 각 지역교구를 다녀보니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보여주는 경우 등 종단에 숨은 인재가 많았다. 종도 아이디어 공모와 민원기구 설립 제안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다.
종회의장 법담 스님은 "11일 중앙종회 토론회에서 두 후보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이라면서 "동방불교대학 사이버대학 전환을 공약했는데 전국에 사이버대학이 몇개냐? 사이버대학 전환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고 했다.
상진 스님은 "전국 사이버대학은 7개이다. 국가에서 전임강사 등 인건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서 "사이버대학 강사 충족기준 6명과 행정인력 등 인건비만 연간 7억8000만원 지출이 예상된다. 학생당 등록금은 250만원 선이다. 학생이 500명이면 1년에 10억원을 만들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강사비 등 인건비 지출은 7억 8000만원이지만, 경상비 등 기타 비용을 포함하면 10억원 수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법담 스님은 "막연하게 사이버대학을 말한 것이 아니고 (상진 스님이) 구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한다. 당선되면 동방불교대학의 사이버대학 전환을 잘 추진해 달라"고 했다.
종단 징계자 구제를 포함한 종도 화합 실천 요구도 있었다.
상진 스님은 "(당선된다면) 종단 입법 사법 행정기관장이 합의하고 특별사면법을 만들겠다. 어떻게 하면 가장 아름다운 화합을 할 수 있을지 연구하겠다"고 답했다.
스님은 "총무원에서 소임을 보는 동안 제일 싫은 모습이 있었다. 지방교구에서 해결하지 못한 사안을 총무원으로 가져오면 해결해 주는 모습이었다. 이래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 각 지방교구종무원장이 총무원에 불만이 없다면 저절로 종단 화합이 이뤄진다. 이제까지 징계자들도 지방교구종무원장의 배려(사면 추천)가 있다면 총무원이 사면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방교구 종도는 각 지방교구종무원이 책임지면 된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제주교구를 끝으로 공식 정견발표회는 모두 끝났다고 했다. 태고종 제28대 총무원장 선거는 오는 18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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