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 스님들이 점유하고 있으면서도 조계종과 소유권 다툼에 휘말려 소유권 등을 인정 받지 못했던 전통사찰 선암사(세계문화유산)가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 소유로 등기부등본에 등재됐다.

태고총림 선암사 주지 시각 스님은 4일 제28대 총무원장 정견 발표에 앞선 인사말에서 "어제(3일자) 선암사 등기부등본에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가 소유자로 등재됐다"고 알렸다.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가 소유자로 등재된 지번은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죽학리 802번지'이다. 선암사 대웅전과 팔상전, 일주문, 성보박물관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선암사 경내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대한불교조계종 측이 제기한 '등기인명의표시변경등기말소' '차 체험관 건물철거 등' 소송을 모두 기각해 태고종 선암사를 인정했다."대한불교조계종 선암사는 실체가 없다"는게 법원 판단이었다.

주지 시각 스님은 "불교재산관리법 발효 후 69년 6개월 만에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로 선암사 부동산 등기가 어제 날짜로 발급됐다. 참 많은 세월이 흘렀다"고 했다. 

이어서 "방장 지암 스님이 눈물을 펑펑 쏟으신 것을 비롯해 선암사 대중 모두 감격스러웠다. 제불보살과 가피와 선조사들이 피땀흘려 지키고 모든 종도가 힘을 모아준 덕분이다. 세세생생 면면히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를 태고총림으로서 위상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제28대 총무원장 후보 기호1번 상진 스님은 정견 발표를 시작하면서 "기쁜 소식 전해 들어 영광이다.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 등기 이전을 축하한다. 종도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고 고맙고 행복하다"고 했다.

기호2번 성오 스님은 "(법원 판결에 이은 등기 등재는) 선암사의 광복이다. 강원시절 선암사 가람수호를 했던 기억이 난다. 법원의 태고종 소유권 인정 판결은 태고종이 선암사를 잘 가꾸고 태고종단을 한국불교 장자종단으로 일으켜 세우라는 격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태고총림 선암사는 오는 22일 오후 2시 개금불사 회향 및 만등불사를 봉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선암사 소유권을 되찾아온 것에 이은 선암사 대중과 태고종도의 선언문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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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