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으로 불자들이 분노한 가운데 한 기독교 단체가 청와대 불상을 경주로 돌려보낼 것을 요구, 종교간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대통령을 위한 기도 시민연대(PUP)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청와대 관저 뒤 100m 지점에 있는 불상은 특정종교의 상징물로서 불교계 편향적임으로 원위치인 경주로 보내져야 한다"며 "만약 유지를 원한다면 종교평등 입장에서 천주교의 성모상이나 개신교의 십자가 예수상도 함께 들어 와야 한다고 믿는데 이에 대한 불교계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PUP는 문화재관람료와 관련 "사찰 관리비가 과다하게 책정되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유용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후감사도 받지 않아 문제가 되었고, 많은 사찰이 산림의 상당한 면적을 점유, 훼손했다"며 "국립공원 사찰은 국고소유 문화재로서,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국립문화재 사찰은 불교계 관리에서 정부 관리로 이관되는 것이 바람직하게 보여 지는 데 이에 대한 불교계의 입장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PUP는 성명서에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 예산에 따르면 일반회계 275억8천만 원 중 '종교문화 기반 구축' 용도로 227억 원이 책정됐다"며 "이 가운데 불교계에는 전체 93%인 212억2천만원이 지원됐다. 최근 5년간 종교계 지원 정부예산의 77%가 불교계에 편향지원 됐다"고 국민일보 9월 18일자 기자를 인용했다.

이들은 "정부가 올해 종교단체 예산 중 불교계에 93%나 편향지원 한 것에 대한 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5만 한국교회와 1,200만 기독시민들이 함께 불교편향 지원금이 시정되도록 하는 데 시청 앞 집회 등 불교계 편향이 시정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엄중힘 경고한다"며 협박조로 성명서를 매듭지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 가운데 상당수는 기본적이 사실조차 왜곡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 국민 중 종교를 가진 인구는 53.9%다. 이것을 전체 종교인 백분율로 환산하면 기독교도는 54.2%이고 불교도는 42.3%로서 2008년 정부예산도 기독교에 122억, 불교에 98억이 각각 지원되어야 한다"며 이상한 통계치를 들이댔다.

이에 대해 김용국 PUP대표는 "2005년 통계청 조사결과를 인용하되, 기독교는 개신교와 가톨릭을 합친 인원이다"고 밝혔다.

불교계 예산의 대부분이 문화재관리비용임을 감안할 때, 불교와 기독교의 문화재 보유현황에 대한 단순 비교조차도 하지 않는 등 모순과 자가당착에 빠진 성명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용국 대표는 "문화재를 국가에서 관리한다는 전제로 얘기한 것이며, 이 성명서가 종교간 다툼으로 비화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도 "오는 11월 1일 불교도대회를 또 다시 개최한다는 발표를 보고, 기독교계의 반박을 성명서로 작성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찰 문화재나 기독교 문화재를 해당 종교에서 관리해야 문화재와 숭배대상으로서의 가치를 더 잘 발휘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불교닷컴> 취재진의 질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렇다면 종무실의 예산 항목을 종교가 아니라 문화재 예산으로 바꿔야 오해의 소지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혜조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