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종 총무원장 선거 1] 상진 스님 측 "종단 헌신 포상 못할 망정"
한국불교태고종 제28대 총무원장 선거가 후보등록 전부터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총무원 측은 "SNS 등을 활용한 특정 후보 비방이 도가 넘었다. 종법에 따라 엄중 대처하겠다"고 했다.
태고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구산 스님)는 오는 13~15일 제28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을 한다. 후보등록을 앞두고 미리 출마를 시사한 스님을 상대로 자격시비 논란이 일고 있다.
유력한 차기 총무원장으로 꼽히는 상진 스님(청련사 전 주지)은 종단 분규 당시 폭행 시비에 휘말려 실형을 선고 받았다. 이를 두고 '파렴치범' 여부가 논란이다.
도산 전 총무원장 당시 비대위 종연 스님 측과 폭력사태가 2015년 있었다. 당시 총무원장 도산 스님 징역 1년 6월, 비대위원장 종연 스님 징역 1년 2월, 총무부장 대각 스님과 비대위 정호 스님 각각 징역 1년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다. 당시 상진 스님은 교무부장으로 도산 집행부로 폭력사태에 엮여 집행유예의 실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판사9단독(재판장 강성훈)은 이 사건 판결을 내리면서 "사회가 종교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호수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이 증발될지언정 사막으로 나아가 자신을 불태우는 것이 아닌가 감히 생각 한다"고 했다.
강성훈 판사는 "피고인 한 명이 성명서에서 '해불양수(海不讓水, 바다는 어떠한 물도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라고 했다. 피고인들이 종교인으로서 수년간 보여 온 갈등과 재판에 임한 자세 등을 볼 때 과연 넓은 바다를 지향하고 있는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안다"고 했다.
이어서 "(스님들은) 사찰 지도자로서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져야 한다 만약 이 재판을 학생들이 보고 피고인들(스님)이 왜 재판을 받는지 묻는다면 재판장으로서 말문이 막혔을 것이다. 종교지도자 이전에 다 큰 어른들 행태로 보기에 너무나 부끄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들은) 법정에서 자신들 행동을 축소하고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는 등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누군가 한명이라도 책임을 통감하고 3보1배든 단식이든 고행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판사의 호된 꾸짖음으로 끝났을지 모를 이 판결은 태고종 종무원 결격 사유 가운데 '파렴치범'을 적시한 조항 때문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태고종 종무원법은 종무원 결격사유 가운데 하나로 "국가법령에 의해 파렴치범으로 처벌 받은 전과 사실이 있는 자'(태고종 종무원법 제8조 7항)라고 정하고 있다.
의혹을 제기한 측은 "판사의 '부끄럽다' 발언은 '파렴치범'을 뜻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상진 스님 측은 "종단 정상화를 위한 헌신을 포상하지는 못할 망정 '파렴치범'을 만드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국어사전>은 '파렴치'를 "염치를 모르고 뻔뻔스러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파렴치범'은 "도덕에 어긋나는 동기나 원인으로 인해 성립하는 범죄. 또는 그런 범인. 살인죄 강간죄 따위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시 도산 집행부 측에서 폭력사태에 가담한 구산 스님(당시 초심원장)은 이번 총무원장선거를 관리ㆍ감독할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다. '파렴치범' 논란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자격시비로 번질 우려도 있다.
상진 스님 측은 "오는 13~15일 후보등록 기간 중 후보 등록 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총무원장 출마를 견제하기 위해 쏟아진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진 스님에게) 불만을 가진 스님들이 있다. 그들이 투서를 하고 음해를 하는 것이다. 청련사의 무고함을 밝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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