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탈핵실크로드[29] 네팔 그리고 룸비니(Lumbini)에 도착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29] 네팔 그리고 룸비니(Lumbini)에 도착하다
  • 이원영
  • 승인 2023.02.21 13: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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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오만을 경고하는 지진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는 네팔에 있다. 어느덧 그 국경을 넘어가는 날이 왔다. 인도에서만 대략 900km 연속해서 걸었기에 며칠간 휴식을 한다. 쉬는 동안 교통편으로 네팔 수도 카트만두를 다녀오기로 했다. 네팔은 인구의 80%가 힌두교인인 나라답게 곳곳에 힌두교 사당이 있다. 과거 무슬림에 의한 파괴가 거의 없었던 나라답게 오래된 힌두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편이다.

불교8대성지를 골고루 걷다 보면 네팔국경을 넘게 된다.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는 네팔에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국경 근처 숙소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공항까지 약 4km를 걸어가는 중 '안녕하세요' 라고 말을 걸어오는 청년들을 만났다. 한국어를 배운지 두 달 된다고 하는 청년들이다. 반가웠다. 그들은 여섯 달 배운 후 한국어 시험을 볼 예정이라고 한다.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다가온 네팔청년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공항대합실에 있는 포스터를 보면 네팔인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인과 겉모습이 비슷하다. 그래서 인도에서 걸을 때 사람들이 필자에게 네팔 사람이냐고 묻는 경우도 많았다.  몽골처럼 친근감이 드는 네팔 사람들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공항에서 만난 한국체류 기술자. 한국어가 유창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공항에서 만난 이 청년은 한국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데 잠시 휴가 나왔다고 한다. 유창한 한국어로 말하는 그는 처음에는 부산에서 조선업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대전에서 열차 엔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기술자다. 2018년 당시 한국에는 네팔인이 5만명 정도 있다고 한다. 요즘 한국에 많이 가는 이유가 일본과 임금차이가 없는데 비해 입국요건이 한국은 한국어시험만 잘 보면 되기 때문에 쉽다고 한다.


오랜 기간 필자와 함께 실천해온 동지 무심거사 이상훈 교수가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한국에서 실크로드 일을 돕고 있는 이상훈 수원대 (전)교수가 왔다. 이상훈 교수는 일전에서 소개했지만  필자와 함께 '운하반대투쟁'부터 '수원대 사학비리 투쟁'까지 함께 하고 있다. 필자처럼 2014년에 해직된 후, 복직하지 못한 채 정년퇴임을 맞았다가, 이후 법원에서 승소하면서 권리는 모두 회복되었다. 게다가 이번 순례의 생명탈핵실크로드 영문홈페이지의 번역과 감수를 함께 해왔다.

이 자리에서 영문명으로 New Silk Road for Life & No-Nukes의 영문홈페이지를 소개하면,

https://liferoad.org/

여기는 필자의 사진일지가 하루하루 모두 영어로 번역되어 게재되어 있다. 순례도중 만나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이 사이트를 소개해준다. 이상훈 교수는 그런 노고를 해온 인연으로 일본순례 참여에 이어 네팔순례도  참여하기로 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2015년의 큰 지진으로 무너진 유적들을 3년째 보수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카트만두의 유적 안내문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5년 카트만두는 큰 지진이 있었다. 진도 7.8 에 8천여명이 사망했다. 그때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인 이곳 유적들도 파괴되어 지금 보수가 진행 중이다. 이 지역은 큰 지진이 자주 난다. 

원래 인도대륙은 수억년에 걸쳐 바다에서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교차하는 두개의 대륙판이 밀려올라가서 히말라야산맥과 같은 거대한 산악지형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불안정한 지형변화가 지속되고 있는 곳이어서인지 지진이 잦다. 1934년에도 네팔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8.1의 지진으로 인도 비하르 주 북부와 네팔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당시 사망자 및 실종자 수는 약 1만여명으로 알려졌다.


인도대륙판 충돌과 네팔일대의  지진 @ 한겨레


 


지진으로 훼손된 유적들이 복원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걷고 있던 2018년 초 당시 대만동부에서도 큰 지진이 났다. 이 글을 쓰기 직전 튀르키에와 시리아에서 큰 지진이 났다. 사상자수가 수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진원지로부터 직선거리 약350km지점의 튀르키예 남쪽 바닷가에 완공을 앞두고 있는 Akkuyu 핵발전소가 아직 가동되기 전이라는 것. 만약 가동되고 있었다면 어떤 위험이 닥쳤을지 알 수 없다. 


이번 터키 진앙지인 카흐라만마라스와 멀지 않은 가동전인 Akkuyu 핵발전소 @구글 지도


원래 튀르키예와 같이 4개의 지각판이 요동치는 곳에는 원전이 건설되면 안된다. 2011년 3월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도 쓰나미가 닥치기 전에 벌써 동일본지진에 의해 폭발이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후쿠시마 핵재난도 지진때문인 것이다. 핵발전소가 핵무기보다 위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고가 나면 그 일대와 주변 모두 방사능으로 오염되어 사람이 살 수 없고 넓은 면적에 걸쳐 농사를 짓지 못한다. 대만이 원전을 폐기한 것도 빈발하는 지진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런 위험을 모를리 없을 일본이, 열도전체가 지진지대에 속하는 걸 알면서도 54개나 원전을 지어 온 것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의 생산이 원전을 통해서만 합법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문제는 하나뿐인 이 지구에 이런 플루토늄 생산공장이자 방사능폐기물 생산공장이 450개나 있다. 전자는 자멸의 도구이고 후자는 수만년간 후손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존재다. 게다가 후손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본보기를 보이는 짓'까지 하면서 양심조차 파괴하고 있다. 자각도 못하고 있다.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룸비니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도중 시내를 활보하는 코끼리를 만났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치트완 지방을 경유하다가 어느 결혼식에서 아름다운 네팔 여인들을 담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함께 얘기를 나누었던 네팔 여인들의 기념사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 야생의 공간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코끼리가 공원을 관리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로 걸어가는 마지막 11km구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제 휴식을 마치고 마지막 룸비니로 향하는 순례에 접어든다. 이 무렵 무심거사 이상훈교수가 기록한 네팔방문기의 한 대목을 소개한다.

생명탈핵실크로드 | 네팔 방문기 (5) (2018.2.2~2.13) - Daum 카페

"병산(竝山, 필자의 호)은 순례단장으로서 모든 일정을 스스로 결정한다. 숙소를 찾는 일, 식당을 찾는 일, 교통편을 찾는 일 등 크고 작은 선택을 혼자서 결정한다. 사전 정보가 없어도 핸드폰을 이용하여 순례 노선을 변경하기도 하고 숙박과 식사를 해결한다. 신라 시대에 혜초가 인도에 다녀온 후에 왕오천축국전이라는 기행문을 썼다. 그 시대에는 도로도 열악하고 오로지 두 다리에 의존하여 순례길을 혼자서 가느라고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걷다가 잠시 쉬는 시간에 내가 병산에게 물어보았다.

“지금이야 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수 있고 인터넷을 이용하여 여행 정보를 미리 알아볼 수 있으니 순례가 한결 수월하지요. 그런데 옛날 혜초가 순례하던 시절에는 말도 통하지 않고 사나운 짐승이나 강도를 만날 수도 있는데 어떻게 무사히 4년을 여행했는지 궁금합니다. 병산이 혜초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나라면 고위 관리를 만나서 왕에게 바칠 귀한 선물을 동방의 신라국에서 가지고 왔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관리가 알아서 경호를 해주고 숙식을 해결해 주지 않겠어요?”

역시, 21세기의 실크 로드 순례단장다운 멋진 답변이었다."


네팔의 농촌. 농토와 가축을 식구들이 함께 돌보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걷는 도중 아이들과 친해져서 함께 걸었다. 무심거사 이상훈 교수와 하라상도 섞여 걷는다. 이런 생명탈핵순례의 모습이 지구촌 곳곳에 재현될 날을 그린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 유적지는 아주 넓은 곳이다. 각변의 길이가 1.6km×5km 장방형의 면적은 8km2 이라고 한다. @구글지도


룸비니 유적지에 도착했다. 최근에 발견된 부처님 탄생의 유적을 중심으로 네팔정부와 유네스코 그리고 지구촌의 불교계가 합심하여 조성한 거대한 정원이다.

네팔은 남쪽으로는 인도와 인접해 있지만 북쪽으로는 티베트와 접경을 이루고 있어서 티베트의 라마교가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게 되었다. 그런데 기원전 3세기에 아쇼카 왕이 룸비니에 세운 석주가 1896년에 발견되었다. 룸비니는 1967년까지만 해도 황폐한 모습의 유적지였다.  당시 이곳을 방문했던 미얀마 출신 우탄트 (전) 유엔사무총장이 룸비니의 재건을 호소하였고, 세계 불교인들이 호응하여 룸비니를 불교 성지로 가꾸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네팔 정부에서는 룸비니 북쪽 지역을 국제사원단지로 지정하여 룸비니 일대를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룸비니 한가운데 있는 아기부처상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여기서 아기부처님을 만났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는 2017년 5월3일 부처님오신날 출발했다. 이제 거의 4천km를 걸어서 탄생지에 도착하여 아기부처상을 만나니 감개가 무량하다.


아기부처상 뒷모습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 정원의 중앙수로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에는 각나라의 불교계에서 지은 많은 절이 있다. 독일과 프랑스 쪽에서 지은 절도 있다. 한참을 걸어서 한국에서 지은 사찰 '대성석가사'에 도착했다. 룸비니에서 손꼽히는 큰 절이다. 이 절에서 나흘을 머물렀다.


룸비니 한국사찰 대성석가사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성석가사는 3.1혁명 및 독립투쟁의 불교계 기둥이셨던 '백용성 조사'의 뜻을 이어받은 후인들이 2000년부터 이곳에 세운 사찰이다. 사찰은 숙박의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며칠동안 머물면서 순례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대성석가사에 머물면서 친해진 원인스님이 환영해주셨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절집에 머무는 모든 이들에게 순례소식을 알리고 함께 기념사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불교8대성지를 골고루 걷다 보면 네팔국경을 넘게 된다.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는 네팔에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국경 근처 숙소에서 카트만두로 가는 공항까지 약 4km를 걸어가는 중 '안녕하세요' 라고 말을 걸어오는 청년들을 만났다. 한국어를 배운지 두 달 된다고 하는 청년들이다. 반가웠다. 그들은 여섯 달 배운 후 한국어 시험을 볼 예정이라고 한다.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다가온 네팔청년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안녕하세요라는 말로 다가온 네팔청년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공항대합실에 있는 포스터를 보면 네팔인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인과 겉모습이 비슷하다. 그래서 인도에서 걸을 때 사람들이 필자에게 네팔 사람이냐고 묻는 경우도 많았다.  몽골처럼 친근감이 드는 네팔 사람들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공항대합실에 있는 포스터를 보면 네팔인 가운데 상당수는 한국인과 겉모습이 비슷하다. 그래서 인도에서 걸을 때 사람들이 필자에게 네팔 사람이냐고 묻는 경우도 많았다.  몽골처럼 친근감이 드는 네팔 사람들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공항에서 만난 한국체류 기술자. 한국어가 유창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공항에서 만난 한국체류 기술자. 한국어가 유창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공항에서 만난 이 청년은 한국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데 잠시 휴가 나왔다고 한다. 유창한 한국어로 말하는 그는 처음에는 부산에서 조선업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대전에서 열차 엔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기술자다. 2018년 당시 한국에는 네팔인이 5만명 정도 있다고 한다. 요즘 한국에 많이 가는 이유가 일본과 임금차이가 없는데 비해 입국요건이 한국은 한국어시험만 잘 보면 되기 때문에 쉽다고 한다.

오랜 기간 필자와 함께 실천해온 동지 무심거사 이상훈 교수가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오랜 기간 필자와 함께 실천해온 동지 무심거사 이상훈 교수가 네팔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카트만두에 도착하니 한국에서 실크로드 일을 돕고 있는 이상훈 수원대 (전)교수가 왔다. 이상훈 교수는 일전에서 소개했지만  필자와 함께 '운하반대투쟁'부터 '수원대 사학비리 투쟁'까지 함께 하고 있다. 필자처럼 2014년에 해직된 후, 복직하지 못한 채 정년퇴임을 맞았다가, 이후 법원에서 승소하면서 권리는 모두 회복되었다. 게다가 이번 순례의 생명탈핵실크로드 영문홈페이지의 번역과 감수를 함께 해왔다.

이 자리에서 영문명으로 New Silk Road for Life & No-Nukes의 영문홈페이지를 소개하면,

https://liferoad.org/

여기는 필자의 사진일지가 하루하루 모두 영어로 번역되어 게재되어 있다. 순례도중 만나는 지구촌 사람들에게 이 사이트를 소개해준다. 이상훈 교수는 그런 노고를 해온 인연으로 일본순례 참여에 이어 네팔순례도  참여하기로 했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2015년의 큰 지진으로 무너진 유적들을 3년째 보수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2015년의 큰 지진으로 무너진 유적들을 3년째 보수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카트만두의 유적 안내문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카트만두의 유적 안내문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2015년 카트만두는 큰 지진이 있었다. 진도 7.8 에 8천여명이 사망했다. 그때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인 이곳 유적들도 파괴되어 지금 보수가 진행 중이다. 이 지역은 큰 지진이 자주 난다. 

원래 인도대륙은 수억년에 걸쳐 바다에서 내륙으로 이동하면서 교차하는 두개의 대륙판이 밀려올라가서 히말라야산맥과 같은 거대한 산악지형이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불안정한 지형변화가 지속되고 있는 곳이어서인지 지진이 잦다. 1934년에도 네팔 동부에서 발생한 규모 8.1의 지진으로 인도 비하르 주 북부와 네팔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당시 사망자 및 실종자 수는 약 1만여명으로 알려졌다.

인도대륙판 충돌과 네팔일대의  지진 @ 한겨레
인도대륙판 충돌과 네팔일대의  지진 @ 한겨레

 

지진으로 훼손된 유적들이 복원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지진으로 훼손된 유적들이 복원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걷고 있던 2018년 초 당시 대만동부에서도 큰 지진이 났다. 이 글을 쓰기 직전 튀르키에와 시리아에서 큰 지진이 났다. 사상자수가 수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진원지로부터 직선거리 약350km지점의 튀르키예 남쪽 바닷가에 완공을 앞두고 있는 Akkuyu 핵발전소가 아직 가동되기 전이라는 것. 만약 가동되고 있었다면 어떤 위험이 닥쳤을지 알 수 없다. 

이번 터키 진앙지인 카흐라만마라스와 멀지 않은 가동전인 Akkuyu 핵발전소 @구글 지도
이번 터키 진앙지인 카흐라만마라스와 멀지 않은 가동전인 Akkuyu 핵발전소 @구글 지도

원래 튀르키예와 같이 4개의 지각판이 요동치는 곳에는 원전이 건설되면 안된다. 2011년 3월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도 쓰나미가 닥치기 전에 벌써 동일본지진에 의해 폭발이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후쿠시마 핵재난도 지진때문인 것이다. 핵발전소가 핵무기보다 위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사고가 나면 그 일대와 주변 모두 방사능으로 오염되어 사람이 살 수 없고 넓은 면적에 걸쳐 농사를 짓지 못한다. 대만이 원전을 폐기한 것도 빈발하는 지진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런 위험을 모를리 없을 일본이, 열도전체가 지진지대에 속하는 걸 알면서도 54개나 원전을 지어 온 것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의 생산이 원전을 통해서만 합법적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문제는 하나뿐인 이 지구에 이런 플루토늄 생산공장이자 방사능폐기물 생산공장이 450개나 있다. 전자는 자멸의 도구이고 후자는 수만년간 후손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존재다. 게다가 후손에게 고통을 강요하는 '본보기를 보이는 짓'까지 하면서 양심조차 파괴하고 있다. 자각도 못하고 있다. 인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룸비니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도중 시내를 활보하는 코끼리를 만났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로 가는 버스를 타러 가는 도중 시내를 활보하는 코끼리를 만났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치트완 지방을 경유하다가 어느 결혼식에서 아름다운 네팔 여인들을 담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치트완 지방을 경유하다가 어느 결혼식에서 아름다운 네팔 여인들을 담았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함께 얘기를 나누었던 네팔 여인들의 기념사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함께 얘기를 나누었던 네팔 여인들의 기념사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 야생의 공간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 야생의 공간이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코끼리가 공원을 관리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 치트완 국립공원에서 코끼리가 공원을 관리하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로 걸어가는 마지막 11km구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로 걸어가는 마지막 11km구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이제 휴식을 마치고 마지막 룸비니로 향하는 순례에 접어든다. 이 무렵 무심거사 이상훈교수가 기록한 네팔방문기의 한 대목을 소개한다.

생명탈핵실크로드 | 네팔 방문기 (5) (2018.2.2~2.13) - Daum 카페

"병산(竝山, 필자의 호)은 순례단장으로서 모든 일정을 스스로 결정한다. 숙소를 찾는 일, 식당을 찾는 일, 교통편을 찾는 일 등 크고 작은 선택을 혼자서 결정한다. 사전 정보가 없어도 핸드폰을 이용하여 순례 노선을 변경하기도 하고 숙박과 식사를 해결한다. 신라 시대에 혜초가 인도에 다녀온 후에 왕오천축국전이라는 기행문을 썼다. 그 시대에는 도로도 열악하고 오로지 두 다리에 의존하여 순례길을 혼자서 가느라고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걷다가 잠시 쉬는 시간에 내가 병산에게 물어보았다.

“지금이야 버스나 기차를 이용할 수 있고 인터넷을 이용하여 여행 정보를 미리 알아볼 수 있으니 순례가 한결 수월하지요. 그런데 옛날 혜초가 순례하던 시절에는 말도 통하지 않고 사나운 짐승이나 강도를 만날 수도 있는데 어떻게 무사히 4년을 여행했는지 궁금합니다. 병산이 혜초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나라면 고위 관리를 만나서 왕에게 바칠 귀한 선물을 동방의 신라국에서 가지고 왔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관리가 알아서 경호를 해주고 숙식을 해결해 주지 않겠어요?”

역시, 21세기의 실크 로드 순례단장다운 멋진 답변이었다."

네팔의 농촌. 농토와 가축을 식구들이 함께 돌보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네팔의 농촌. 농토와 가축을 식구들이 함께 돌보고 있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걷는 도중 아이들과 친해져서 함께 걸었다. 무심거사 이상훈 교수와 하라상도 섞여 걷는다. 이런 생명탈핵순례의 모습이 지구촌 곳곳에 재현될 날을 그린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걷는 도중 아이들과 친해져서 함께 걸었다. 무심거사 이상훈 교수와 하라상도 섞여 걷는다. 이런 생명탈핵순례의 모습이 지구촌 곳곳에 재현될 날을 그린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 유적지는 아주 넓은 곳이다. 각변의 길이가 1.6km×5km 장방형의 면적은 8km2 이라고 한다. @구글지도
룸비니 유적지는 아주 넓은 곳이다. 각변의 길이가 1.6km×5km 장방형의 면적은 8km2 이라고 한다. @구글지도

룸비니 유적지에 도착했다. 최근에 발견된 부처님 탄생의 유적을 중심으로 네팔정부와 유네스코 그리고 지구촌의 불교계가 합심하여 조성한 거대한 정원이다.

네팔은 남쪽으로는 인도와 인접해 있지만 북쪽으로는 티베트와 접경을 이루고 있어서 티베트의 라마교가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게 되었다. 그런데 기원전 3세기에 아쇼카 왕이 룸비니에 세운 석주가 1896년에 발견되었다. 룸비니는 1967년까지만 해도 황폐한 모습의 유적지였다.  당시 이곳을 방문했던 미얀마 출신 우탄트 (전) 유엔사무총장이 룸비니의 재건을 호소하였고, 세계 불교인들이 호응하여 룸비니를 불교 성지로 가꾸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네팔 정부에서는 룸비니 북쪽 지역을 국제사원단지로 지정하여 룸비니 일대를 대대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룸비니 한가운데 있는 아기부처상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 한가운데 있는 아기부처상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여기서 아기부처님을 만났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는 2017년 5월3일 부처님오신날 출발했다. 이제 거의 4천km를 걸어서 탄생지에 도착하여 아기부처상을 만나니 감개가 무량하다.

아기부처상 뒷모습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아기부처상 뒷모습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 정원의 중앙수로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 정원의 중앙수로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에는 각나라의 불교계에서 지은 많은 절이 있다. 독일과 프랑스 쪽에서 지은 절도 있다. 한참을 걸어서 한국에서 지은 사찰 '대성석가사'에 도착했다. 룸비니에서 손꼽히는 큰 절이다. 이 절에서 나흘을 머물렀다.

룸비니 한국사찰 대성석가사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룸비니 한국사찰 대성석가사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성석가사는 3.1혁명 및 독립투쟁의 불교계 기둥이셨던 '백용성 조사'의 뜻을 이어받은 후인들이 2000년부터 이곳에 세운 사찰이다. 사찰은 숙박의 시스템이 잘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 며칠동안 머물면서 순례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대성석가사에 머물면서 친해진 원인스님이 환영해주셨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대성석가사에 머물면서 친해진 원인스님이 환영해주셨다.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절집에 머무는 모든 이들에게 순례소식을 알리고 함께 기념사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절집에 머무는 모든 이들에게 순례소식을 알리고 함께 기념사진. @생명탈핵실크로드 순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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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교수님 2023-02-21 21:00:18
큰교수님의 순례야말로 순례 본연의 목적에 맞는 진정한 크신 순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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