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시무식에서 찬송가를 부른 것 관련해 불교계에 6일 사과했다.
앞서 같은 날,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 스님)는 성명을 내고 공식석상에서 찬송가를 부른 김진욱 공수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진욱 처장은 지난 2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시무식에서 독일 히틀러 정권에서 반 나치 운동을 펼치다 처형 당한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1906~1945)의 시 '선한 능력으로'를 소개하면서, 그 시로 만든 '찬송가'를 불렀다. 독실한 개신교인으로 알려진 김 처장은 '찬송가'를 부르면서 검찰공화국이라 불리는 윤석열 정권에서 공수처가 처한 현실에 감정이 북받쳤는지 눈물을 훔쳤다. 일부 언론은 김 처장이 꺽꺽 울었다고 보도했다. (앞선 기사 바로가기: 시무식서 '찬송가' 부른 김진욱 공수처장)
김 처장은 입장문을 통해서 “공수처 구성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자는 취지로 말했다. 이유 불문하고 공직자이자 수사기관장으로서 특정 종교 편향적으로 비칠 수 있는 언행을 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이어서 "제 언행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마음을 불편하게 한 데 대해 심심한 사과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면서 정치적 종교적으로 한치의 치우침 없는 자세를 견지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처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불교계 반발을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이 지난 대선 정국에서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을 비판하는 전국승려대회를 개최하는 등 윤석열 정부 출범에 힘을 실어준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공수처가 윤석열 정부 보복 정치에 도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공수처장 교체를 앞당길 이번 기회를 순순히 보낼 리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진욱 처장의 임기는 1년 남았다.
한편, 김 처장이 인용한 시를 쓴 본회퍼 목사는 '미친 자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는 말을 한 주인공이다. 그가 말한 '미친 자'는 보수 독재정권의 히틀러였다. 그가 보수 독재정권인 나치를 지적하면서 한 말 '미친 자에게 운전대를 맡길 수 없다'는 한국에서는 보수 우파 개신교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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